“함께 일하고 싶은 사역자 길러내는 신대원 되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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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하고 싶은 사역자 길러내는 신대원 되어 달라”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6.06.08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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⑬ 목회자들이 바라는 신학교육

일반 기업이나 기관에서는 인재를 채용할 때 곧바로 업무를 맡길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이런 이유에서 대학들마다 기업들과 함께 공동 교육과정을 개발해, 학생들이 곧바로 업무환경에 적응하고 일할 수 육성하고 있다. 더불어 기업과 학교의 산학협력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해지고 있다. 기업들은 좋은 인재를 발굴해 기를 수 있기 때문에 기회비용을 살릴 수 있고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 현명한 투자임에 틀림없다.

신학대학원에서도 이러한 접근이 검토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신대원을 기업처럼 운영하자는 말이 아니다. 신학교육이 수치적으로 환산할 수 있는 교육이 돼야 한다는 것은 더욱 아니다. 사역 현장에 필요한 목회자를 길러내기 위해 신대원 교육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거룩한빛광성교회 정성진 목사는 “목회자 양성교육은 더 현장에 가까워야 한다. 한 명의 좋은 목회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현장과 실천현장의 지혜로운 조화와 역할분담이 필요하다”며 신대원 교육의 변화를 요청했다. 이 일을 교회가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 목사뿐 아니라 수많은 목회자들은 현장에 필요한 사역자를 신학대학원이 배출해주었으면 한다고 한결같은 바람을 전한다. 신대원들은 이런 변화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목회자들이 바라는 신학교육과 인재상은 무엇인지 직접 들어보았다. 

“현장목회,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
한국교회가 성장하면서 사역 현장도 그만큼 다양해졌다. 사회가 다변화되고 교회가 감당하고 있는 사역의 종류가 많아짐에 따라 신학교육에 대한 기대도 남달라지고 있다. 교회 규모에 따라 목회자의 역할이 다르고 독특한 목회 형태도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한 목회 인력 육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런데 선배 목회자들은 아쉽다. 동역하기를 원하는 후배 사역자들이 조금 더 현장성을 갖추고 있길 공통적으로 기대하지만 그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목회자들은 신대원생 혹은 신대원 졸업생들의 소명의식이 자신들이 신대원에 재학할 때보다 약한 것 같다고 이야기 하곤 한다. 이제는 기성세대가 된 선배들의 일종의 꼰대적(?) 발상일까? 

한국교회가 신대원생 혹은 신대원을 막 졸업한 교역자들에 대한 처우에 있어 구조적 병폐가 적지 않은 것도 있지만, 이들 목회자들 주장이 직접 경험한 사례들을 근거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의 깊게 살펴볼 대목임에 틀림없다. 

광주 도림교회 김승원 목사는 “신대원생들을 만나보면 소명의식이 부족한 것을 자주 느낀다. 이 부분은 시대적인 분위기와 맞닿아 있는 것 같다”며 “예전에는 사례비를 크게 고려하지 않고 소명의식을 좇아 열심히 봉사하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열정도에 있어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개척목회를 꾸준히 감당해온 목회자이기 때문에 더 설득력 있게 전해지는 말이다. 

서광성결교회 이상대 목사 역시 “교육파트 사역자로 여러 신대원생들이 지원을 해 만나보면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단지 신학생이기 때문에 교육파트를 맡는다는 생각을 하고, 거쳐 가는 곳이라 인식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며 사명의식이 과거보다 크게 약화된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이 목사는 “현장 목회자 입장에서 이론과 실제가 많이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며 “사회적 수준이 크게 올라간 것을 보면, 신대원생들이 신앙과 영성뿐 아니라 사역에 있어서도 더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주민교회 이훈삼 목사는 현장성이 부족한 원인을 기본에서 찾았다. 기본이 현장이라는 것이다. 

이 목사는 “교회는 신대원생이 평생 목회자로 수업받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해야 하고, 학생은 최선을 다해 공부해 이론적 틀을 완성하고 체계화를 이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신앙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펼칠지를 가르쳐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훈삼 목사는 “신학생들이 과학적, 분석적 관찰을 바탕으로 목회 현장을 최대한 이해하는 계기를 스스로 만들어야 하며, 교회는 신대원생을 유급직원으로만 여지지 말고 함께 육성해야 하는 공적책임이 있음을 고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문목회 분야, 1학년 때 알았더라면”

교회 목회 외에도 기관목회 등 다양한 현장 사역자들을 위한 신학교육도 신대원에 요청됐다. 
예장 통합 총회문화법인 손은희 사무국장은 지난해 장신대 신대원 신앙사경회에 참석해 3학년생을 대상으로 기관목회 사역을 설명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손 목사는 문화목회를 소개하고 가능성을 전했을 때 많은 학생들이 1학년 때부터 알았더라면 더 전문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신대원이 전문목회를 더 일찍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손 목사는 “최근에는 카페교회, 공연장 교회, 기관 목회 등 새로운 목회현장에 대한 수요가 많지만, 신대원 교육과정에 관련 과목이 개설되지 않는 경우가 상당하다. 실제로 신대원생들이 현장에 나오면 어떻게 할지를 모르는 경우를 많이 본다. 기관목회를 하려면 행정도 좀 알아야 하지만 배울 기회도 매우 적다. 학교와 현장을 연결시키는 과정이 지금보다 더 늘어야 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목사는 기관에서 활동할 수 있는 종교 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가톨릭이나 원불교 등 타종교 사례도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봉사단체인 한국교회봉사단 천영철 사무총장은 “국제 무대로 진출할 인재도 신대원에서 미리 양성하면 좋다”고 귀뜸했다.

천영철 사무총장은 “신대원을 졸업하면 국제무대에 진출할 수 있고 사회봉사와 복지기관에서도 일할 사람이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신학교육은 교회 목회를 중심으로 하고 있고, 신대원생들도 그러한 성공을 좇는 경향이 크다”고 아쉬워하고 전문분야 사역에 대한 가능성에 눈을 떠야한다고 전했다. 

실제 본지가 주요 11개 신대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졸업 이후 진로’에 대해 ‘목회자’라고 응답한 비율은 53.3%에 불과했다. 선교사 13.7%, 특수사역 7.7%, 교수 4.7%, 선교단체와 NGO 3.7% 등 신대원생들이 생각하는 진로는 일반적인 생각보다 폭이 넓었다. 

“가치관 세계관 교육, 신대원이 중요”

근래 복음주의권 내에서 기독교 시민사회운동을 두드러지게 펼치고 있는 희망정치시민연합 최은상 목사는 “목회자들이 사역을 할 때. 자신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녹여내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며 “복음적인 통일선교, 화해, 용서 등에 대한 신대원 교육이 제대로 이뤄져야 목회를 하는 현장에서 긍정적 배경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설명했다. 

최은상 목사는 하나님 나라, 사회선교 운동에도 마찬가지로 “신대원이 사회정의와 정직, 의로움에 대해 수시로 가르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대원의 커리큘럼에 필수과목으로 반영하기 어렵다면 교양강좌나 특강, 채플 등을 적극 활용해서라도 신대원생들이 지평을 넓힐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전했다. 

탈북자 출신의 감리교 1호 목회자인 새터교회 강철호 목사는 탈북자 등 특수사역을 위한 사역자 육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주문하기도 했다. 강철호 목사는 “직접 개척목회를 하면서 기도와 눈물이 아니면 목양사역을 이끌어가기 힘들다”며 뒤늦게 공부하고 있는 60여명 탈북자 출신 신학생들이 더 겸손하게 배우고, 신대원은 다른 사람을 더 잘 섬기고 기도하는 신앙인이 될 수 있도록 영성교육에 힘써야 한다고 요청했다. 

특히 그는 교단과 교회 간 경쟁식으로 목회하려는 지금의 목회 현장 풍토가 안타깝다면서 협력하는 목회를 펼칠 수 있도록 신학교육 단계에서부터 협업과 공동사역의 중요성을 가르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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