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차려주신 식탁, 눈으로 맛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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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차려주신 식탁, 눈으로 맛보다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6.06.07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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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이화기독미술인회展, ‘하나님의 식탁 100호展’ 개최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 기름을 내 머리에 부으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다윗은 시편 23편에서 하나님은 나의 보호자이시며, 공급자가 되신다고 말한다. 우리의 상황과 문제를 초월해 가장 좋은 것을 주시는 분이 바로 여호와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그런 하나님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차려주시는 식탁은 어떠한 모습일까.

이화기독미술인회(E.C.A.A)는 제2회 이화기독미술인회展을 ‘하나님의 식탁 100호展-시편 23편’을 중심으로’를 열고 하나님이 차려주신 식탁의 풍성함을 재현했다.

▲ 이화기독미술인회 원경자 회장은 “앞으로 기독교 문화사역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신미선 총무, 김경은 부회장, 원경자 회장, 장두옥 작가.

지난달 26일부터 6월 7일까지 서울 강남구 일원동 밀알미술관에서 열린 전시회에서는 19명의 작가가 말씀을 묵상하면서 느꼈던 은혜와 감성을 자신만의 조형언어로 표현한 다채로운 작품들이 출품됐다. 또 예수님과 십자가를 주제로 그린 25여점의 소품이 추가로 전시됐다.

E.C.A.A 원경자 회장은 “이번 전시는 시편 23편에 흐르는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하나님의 식탁(God is my Chef)’이라는 테마로 표현하고자 했다”며 “하나님의 나라와 주님을 흠모하는 마음을 작품에 녹여낸 작가와 그것의 의미를 살펴보는 감상자들이 동질의 은혜를 체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하나님 한 분만으로 내 잔이 넘친다는 다윗의 고백은 일반 성도들이 하나님의 메시지를 가장 쉽게 접할 수 있고, 일반인들에게도 다가가기 쉬운 말씀”이라며, “하나님은 우리의 육적인 양식뿐 아니라, 영적인 양식을 채우신다는 의미에서 ‘하나님의 식탁’을 주제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화여대자대학교 동문으로 구성된 E.C.A.A는 ‘미술’이라는 달란트를 통해 복음을 전파하는 사회선교의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 기독 작가의 역할이며, 이화여대의 설립 목적임을 알리기 위해 지난해 창립됐다. 현재 30여명의 이화여대 동문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회에는 총 19명의 작가가 19개의 작품을 출품했다. 이화여대 미술대학 1회 졸업생으로 아흔을 넘긴 신금례 작가에서부터 30대 김찬미 작가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원 회장은 ‘하나님의 식탁’이라는 자신의 작품에서 “진흙으로 빚어진 인간이 이 세상에서 제 각기 열심히 살아가지만, 결국은 벌거벗은 몸으로 하나님께 돌아간다. 그리고 식탁에 영적인 상징성을 부여해 영원한 우리의 공급자 되시는 하나님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전시된 작품은 대체적으로 따뜻하다는 느낌을 준다. 19명의 작가가 표현한 하나님의 식탁은 새들이 머무는 나무로, 아름다운 꽃으로, 꿈꾸는 여인의 미소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에 따라 연출됐다. 이 중에서도 노랑, 초록, 파랑 삼색의 아크릴 물감이 조화를 이룬 가운데, 한 여인의 머리 위에 폭포수가 흐르고 있는 그림이 인상적이다.

‘내 잔이 넘치나이다’라는 주제로 그림을 출품한 장두옥 작가는 “시편 23편의 내용이 다 들어갔다. 은혜가 충만한 모습을 긴 머리의 여성으로 표현했고, 폭포수는 위로부터 오는 하나님의 생명수가 차고 넘쳐 흘러가는 모습을 폭포가 되어 흘러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한 “식탁의 상징인 레이스 식탁보를 콜라주 했으며, 원수의 목전에서 상을 베푸신다는 의미로 십자가 창틀의 창 밖에서 ‘원수의 눈’이 쳐다보고 있는 것을 그렸다”고 말했다.

#문화선교에 교회가 더욱 관심 갖길

사실 작가들이 언어, 색채, 이야기 등을 통해 자기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하는 ‘조형언어’를 하나님의 말씀과 연관 지어 그림을 그리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기독작가’들의 역량이 더욱 커지길 바란다”고 밝힌 신미선 총무는 “우리는 작품을 통해 영적 메시지를 전하는 특별한 하나님의 소명을 받은 자들”이라며, “예술성과 영적 세계를 잇는 것이 기독 작가의 역할이며, 앞으로도 이를 더욱 확장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가 갖는 사회적 파장력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복음 전도를 위해서 문화를 더 이상 도외시 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신 총무는 “영적인 메시지를 담은 문화 작품이 더욱 활발히 일어나기를 기대한다”면서 “영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전문 기독작가들을 양성하고, 후배 작가들이 우뚝 설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그리스도인들이 예술작품이 유명하다고 해서 여과 없이 수용하기 보다는, 영적인 의미를 가진 기독교 문화와 작품에 더욱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신 총무는 “하나님의 영은 평안, 기쁨, 생명을 얻는 것”이라며, “그리스도인들이 단순히 유명한 작품이라고 예술작품을 무조건 즐겨서는 안 된다”면서 예술작품의 영적인 의미를 분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사역에 대한 교회의 무관심도 안타까운 부분이다. 최근에는 많이 나아졌지만, 한때는 교회에 예술 작품이 전시되거나 걸려있는 것마저 터부시 여겨지기도 했다. 현대에 문화를 통한 영적인 공격이 커지고 있지만, 건강한 기독교 문화를 활용한 대응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것.

김경은 부회장은 “기독교 미술에 대한 교회의 관심이 너무 미약한 상황이다. 그러나 단순한 메시지 형태의 복음 전도보다 미술을 비롯한 문화예술을 통한 복음 전도가 더욱 효과적”이라며, “기독교 미술이 앞으로 복음 전파에 더욱 귀하게 쓰임받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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