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선교 개척하려면 마음부터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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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선교 개척하려면 마음부터 열어야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6.05.3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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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신대 김요셉 교수, KWMA 다문화선교 포럼서 발표
▲ KWMA 훈련분과위원회가 지난 26일 다문화선교포럼을 개최했다.

200만명에 달하는 국내거주 외국인에 대한 선교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는 가운데, 보다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이들의 ‘한국화 거부’ 심리를 먼저 파악하고 해결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기 북부 지역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사역하는 ‘안디옥 열방교회’ 담임이자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김요셉 교수는 지난 26일 KWMA 훈련분과위원회(위원장:이용웅 목사)가 개최한 다문화선교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내무슬림 근로자 사역의 실제적 접근’을 주제로 발표한 김 교수는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 나타나는 ‘한국 토착화에 대한 거부현상’을 소개하는 한편, 안디옥 열방교회의 사역을 토대로 효과적인 선교를 위한 제안에 나섰다.

 

‘한국화’ 거부하는 외국인 근로자들

김 교수는 먼저 “국내 외국인 근로자들은 다문화가정 외국인들과 확실히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살아가 외국인들은 한국에 정착해서 뿌리를 내릴 사람들이기 때문에 한국어교실과 한국문화체험 등 수많은 ‘한국화’과정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외국인 근로자들은 자의로든 타의로든 언젠가 자국으로 돌아갈 사람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한국화’를 강력하게 꺼린다는 것.

그는 “이들 대부분은 자신들의 신앙을 포함해서 자국 문화를 잃어버리지 않으려 몸부림치기도 한다”며 “그들은 모든 것이 낯선 한국 땅에서 오로지 돈을 벌어 금의환향하기 전까지 그저 참고 살아가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가지 이들이 ‘한국화’를 거부하게 만드는 요소로 김 교수는 그들을 향한 한국인들의 ‘멸시하는 태도’를 꼽았다. 그는 “열악한 환경 속의 거친 비속어와 폭언, 그리고 비인격적인 대우는 이들로 하여금 한국을 ‘친구’ 혹은 ‘동방예의지국’은커녕 적대국으로 기억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현재 한국에 와 있는 외국인 근로자 가운데는 모국에서 해외출국의 특권과 재정적 능력, 고학력, 외국어 숙달 등 상당한 특권을 가진 잠재적 미래 지도자들이 많다면서 “이들이 가난한 노동자의 모습으로 한국 사회에 머물고 있다고 해서, 그들에게 소홀히 한다면, 그 결과는 우리가 생각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되돌아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민간외교의 손실과 각국에서의 혐한 내지 반한 정서를 창출할 뿐 아니라 한국교회의 선교현장에서도 뜻하지 않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조금만 주변을 돌아보면 수많은 사연을 가진 외국인 근로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한국교회가 이들과 함께 아파하고 어려움을 들어주며, 이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삶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표현할 때, 닫혀있는 이들의 마음의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혼 구원으로 이어지는 맞춤사역

김 교수는 닫힌 마음을 여는 맞춤사역으로 자신이 시무하고 있는 안디옥 열방교회의 사례를 소개했다. 올해로 창립 8년째를 맞은 안디옥 열방교회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경기 북부지역의 대표적인 외국인 근로자 전담 교회로서 지속적인 열매를 맺고 있다.

김 교수는 “소수의 한국인 사역자들만으로 지금까지 감당해 온 일들은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며 지난 2015년 매주 실행해 온 주일 사역의 시간표를 공개했다. 시간표상의 주일 사역은 ‘봉고 버스 운행’으로 시작해 ‘한국어 강좌’와 ‘현지인 예배’, ‘저녁식사’를 지나 ‘봉고 버스 운행’으로 끝이 난다.

김 교수는 특히 ‘봉고버스 운행’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정부의 불법 체류 단속 강화로 인해 교회 나오기를 꺼려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봉고버스로 일일이 집 앞에서 태워 교회까지 데리고 와서 예배와 식사 이후 다시 집 앞까지 데려다 주는 것은 필수적인 사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1대 뿐인 봉고 버스로는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수많은 외국은 근로자들이 이 버스 덕분에 안디옥 열방교회를 다녀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교회는 지난 8년간 △외국인 근로자들의 모국어를 사용한 예배(터키어‧우즈벡어) △대상의 문화에 맞는 식단 제공(무슬림에게 돼지고기 피하기) △기초 한국어 강의 △인터넷을 이용한 고국과의 화상통화 연결 △체불임금 소고 △본국으로의 송금 지원 △병원 동행 △치료비 모금 △정기 의료검진 △비자율적 출국자를 위한 짐 정리 등 선교 대상에 맞춘 세심한 사역을 실시해 왔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였을까, 지난해 성탄절까지 교회는 지금까지 총 20명의 근로자들(남자 16명, 여자 4명)에게 세례를 베풀 수 있었다. 이들은 스스로의 고백을 통해 예수를 구세주로 받아들이고 새 생활을 시작했다.

 

“함께 아파하고 기뻐해줄 가족 돼줘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2016년 3월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은 194만 3576명으로, 전월(185만 6656명) 대비 4.7% 증가했으며, 지난해 같은 시기(181만3037명)에 비해 7.2% 증가했다. 외국인 등록자는 113만4천619명이며, 국내거소신고 외국국적동포는 33만386명, 단기체류외국인은 47만8571명이었다.

김 교수는 “현재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들은 결혼을 통해 이뤄진 다문화가정, 유학생, 합법 근로자와 불법근로자, 그리고 대학의 교수, 연구원, 학원 강사 등의 전문직 외국인들로 구성되고 있다”며 “한국교회가 선교의 ‘블루오션’으로 주목해야 할 사역이 바로 이 국내 외국인 사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그중에서도 한국 문화를 거부하는 외국인근로자들이 일주일 가운데 6일을 거의 쉬지 않고 일한 뒤, 육체적‧정신적으로 유일하게 쉴 수 있는 일요일에 스스로 교회 문을 열고 찾아오고 있다는 사실을 교회가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이들이 이질적인 한국문화와 견딜 수 없는 신앙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찾는 이유는 명절날 나눠주는 선물이나 한 끼의 식사 때문이 결코 아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함께 아파하고 기뻐해줄 가족과 같은 누군가”라고 역설했다.

그는 한국교회를 향한 제안으로 △외국인 근로자 선교를 위한 선교 신학의 정립 △타문화에 대한 이해 증진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연구와 노력 △근로자 주체 신앙 공동체 형성을 위한 지원 △불필요한 경쟁 지양 및 교회 간 협력 등을 제시했다.

특히 선교지의 언어와 문화‧종교‧정치‧사회 현황 등에 지식과 경험이 많은 선교사들을 귀국시켜 국내 외국인 근로자 사역자로 재 파송할 필요가 있다며 “이들을 동역자로 사역에 동참시킬 수만 있다면, 많은 시간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반포교회에서 진행된 이날 포럼에서 KWMA훈련분과위원장 이용웅 목사는 “이제 선교의 국경선이 무색해지고 있다”며 “국내 다문화/이주민 선교는 ‘저비용 고효율 선교’다. 우리가 직접 나가지 않아도 외국인들이 스스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다. 한국교회는 이 ‘역 선교’의 기회를 십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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