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학이념 잃은 기독교 대학 이대로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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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학이념 잃은 기독교 대학 이대로 안 된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6.05.30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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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육정보학회, 28일 ‘한국 기독교 고동교육의 위기와 미래’ 학술대회
▲ 한국기독교교육정보학회는 지난 28일 서울 대치동 성은교회에서 ' 한국 기독교 고동교육의 위기와 미래'를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한국기독교교육정보학회(회장:정정미 교수)가 지난 28일 서울 대치동 성은교회에서 ‘한국 기독교 고등교육의 위기와 미래’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기독교 대학들이 겪고 있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했다.

이번 2016 춘계학술대회 주제는 근래 여러 가지 이유로 수많은 기독교 대학들이 정체성을 상실하고 기독교 정신의 건학이념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출발해 정해졌다. 몇몇 기독교 대학교들에서는 한국교회를 떠나거나 신앙적 가치를 의도적으로 축소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나사렛대학교 한철희 박사는 “대학에 불어 닥친 신자유주의와 시장경제원리 대학서열화, 구조조정 논리는 기독교 학교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기독교 신앙과 복음주의적 경건을 기초해 세워진 미국 주류대학과 총장들이 역사의 변곡점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살펴보면 기독교 대학이 나갈 바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박사는 특히 이상주의적 성서학자이자 혁신적 교육행정가였던 시카고대학교 윌리엄 R 하퍼 총장에 주목하고, “기독교 대학의 정체성은 제도적 유형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대학 구성원들이 학문과 신앙의 관계성을 진지하게 탐구하고 이를 교과과정에 반영하기 위해 공동체성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박사에 따르면 하퍼 총장은 성경이 모든 비전을 연결시켜주는 중추적 연결고리로 인식했으며, 자신의 개인주의적 가치와 민주 사회 이상이 모두 성경에서 도출된다고 확신하면서 1891년 총장에 부임한 이후 시카고대학교를 당시 신흥명문으로 일으켜 세웠다.

한 박사는 우리나라 기독교 대학의 총장선출이 지나치게 경쟁적인 점에 대해 비판하며, "총장 선출위원회가 모교 출신뿐 아니라 모든 인재를 대상으로 공평하게 총장 후보를 찾아내 선출하고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있도록 임기 없이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서울신학대학교 총장을 지낸 목창균 박사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구조조정을 요구받는 대학들의 현실과 함께 학교의 요람이라 할 수 있는 한국교회의 침체도 고등교육 위기의 중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목 박사는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인성교육과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설립이념에 맞을 뿐 아니라 대학의 특성이 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면서 “이를 담당하는 것이 기독교 교육의 당면과제”라고 밝혔다.

목 교수는 “기독교 교육학과나 전공 교수들이 너무 고립적인 면이 없지 않은 것 같다. 다른 기독교 학문분야와 융합적인 교육을 외면하지 말고, 신앙적 가치와 균형을 이루는 기독교 교육을 실현해야 한다”고 위기극복 방안을 제안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교육신학분과’, ‘교육정보분과’, ‘교육체제실천분과’, ‘코메니우스분과’, ‘기독교학교교육분과’로 학자들이 나뉘어 연구성과를 발표하며, 기독교 교육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살펴봤다.

한국기독교교육정보학하회 이사장 한미라 박사(호서대학교)는 학회 설립자 고 강희천 박사와 고 이숙정 박사를 회고하는 발제를 했다.

학회장 정정미 박사(백석대학교)는 “기독교 대학의 겪고 있는 정체성 상실의 위기가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제안들을 실천하며 극복되길 바란다”며 “교수와 기독교 학교 교사, 교회학교 사역자들까지 함께 노력해 새 시대에 맞는 교육을 실현해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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