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신일 연기 인생 35년, 하나님만 바라보게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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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신일 연기 인생 35년, 하나님만 바라보게 하셨다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6.05.1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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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연기가 좋아서 시작했는데…돌이켜보니 모든 것이 ‘은혜’”

“정신없이 연극에만 몰두하다가 40세가 넘어서야 빛을 발하게 됐다. 그런데 승승장구하니 신앙에서 멀어지게 되더라. 하나님은 나를 가만히 두지 않고 철퇴를 내리셨는데, 이것이 오히려 은혜였다.”

▲ 지난 12일 서울 대학로 문화공간 엘림에서 열린 총회 문화법인 문화목회간담회 ‘허브’에서는 배우 강신일이 무대 위에 올랐다.

최근 전 국민을 열광시켰던 KBS2 ‘태양의후예’에서 사령관역을 맡았던 배우 강신일(56)의 고백이다. 지난 12일 서울 대학로 문화공간 엘림에서 열린 총회 문화법인 문화목회간담회 ‘허브’에서는 배우 강신일이 무대 위에 올랐다.

연극배우 출신으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믿고 보는 배우’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그는 고등학교 때 처음 신앙생활을 시작해 지금은 동숭교회 안수집사로 활동하고 있다.

배우 강신일은 이날 ‘문화목회와 연극의 만남, 무대와 삶을 잇다’라는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서 지난 35년간의 연기 인생을 회고하며, 하나님이 자신에게 주신 문화적 소명에 대해 간증했다.

그는 “지극히 사변적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지금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며, “고등학교 시절 친구의 소개로 동숭교회에 나왔는데 그것을 계기로 처음 연극을 시작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가 연극을 시작하게 된 것도 동숭교회에서 다니면서부터다. 교회 장로님의 추천으로 졸업발표회 무대에 서면서 연극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됐으며, 대학생이 되면서부터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강신일은 “대학생 시절 교회청년회에 들어가면서부터 연극에 관심을 갖게 됐다. 연극을 통해 하나님을 선포하고 싶었고, 그 당시 전무했던 기독교 문화를 연극을 통해 저변을 확대하자는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렇게 교회 청년들과 함께 기독교 문화를 활성화 하고, 소외된 지역민들에게 위안을 주자는 취지로 극단 ‘증언’을 창단했다.

처음 배역으로 예수님의 열 두 제자 중 하나의 역을 맡았다는 그는 “처음에는 너무 부끄러웠다. 무대 위에 서니 너무 외롭더라. 나의 속 모습이 속속들이 보이는 것 같고, 남들에게만 보이는 스포트라이트 안에 갇혀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힘들었다”며 무대 위에서 경험했던 여러 내적 갈등들을 털어놓았다.

연극을 통해 사회에 대한 기여를 하고 싶었다는 그는 1986년 당시 의식 있는 극단으로 꼽히던 ‘연우무대’를 찾게 된다. “연우에 가자마자 작품의 주인공을 2~3년 동안 계속 맡게 되면서 교만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연우시절부터 같이 고민하고 땀 흘렸던 이들이 영화판에 가면서 단번에 스타가 되고 승승장구하기 시작했어요. 나 홀로 대학로에 남겨진 것 같아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나이 40이 넘어서야 영화를 시작하게 됐어요.”

그렇다고 해서 배고프고, 가난한 연극배우의 삶에 회의감을 느꼈던 것은 아니다. 무대 위에 서면 늘 열정으로 불타올랐던 그였지만, 고생하는 아내와 자녀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다가 그는 2002년 영화 ‘공공의 적’을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정신없이 연극에만 몰두하다가, 막상 남편으로 아비로서 가족에게 해준 것이 없었던 저의 모습에 죄책감이 들더군요. 그래서 호강은 시키지 못하지만 죄 갚음은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영화를 하게 됐습니다.”

고민 끝에 시작하게 된 영화였지만, 쉬운 길은 아니었다. 영화를 처음 시작하자 조연과 단역에만 일이 몰렸다. 연극배우로 꽤나 활약하고 있다고 여기던 차에 자존심이 상할 법도 했다. 그러나 그는 “영화를 처음 하는데 가장 저렴한 하한선의 개런티를 제시하더라. 하지만 계속 참고 견뎠다. 그렇게 2~3년 일을 가리지 않고 영화에 매진하다보니 사람들이 나를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영화배우로 자리를 잡고 나니 교만해지기 시작했다. 이름이 알려지면서 영화 관계자들과 술자리도 잦아지고 방탕한 생활을 하게 되면서, 신앙생활을 멀리 했다.

그는 “그러다보니 하나님이 또 한 번 철퇴를 내리셨다. 2007년에 간암 판정을 받은 것이다.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이를 계기로 내가 처음 연극을 시작했을 때 자세와 하나님과의 관계, 가족과의 관계를 다시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 술, 담배를 끊으며 새로운 즐거움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과정이 제가 계획해서 된 것이겠는가. 그저 연극이 좋고 이 세상에 무언가 보탬이 되고 싶었는데, 여기까지 온 것은 하나님의 은혜이며 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헌신적인 기도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배우 강신일은 ‘태양의후예(2016)’, ‘양덕원이야기(2016)’, ‘슬픈인연’(2015), ‘레드’(2013), ‘광부화가들’(2013), ‘거기(2012)’ 등의 연극과 영화 및 드라마 다수에 출현했다.

이번 문화목회 간담회를 주관한 총회 문화법인은 2008년 12월에 설립된 이래로 문화목회를 지향하고 문화의 일상화를 꿈꾸는 기관이다. 문화와 목회의 접촉점을 찾는다는 테마를 갖추고 있으며, 그동안 미술관과 지역사회, 문학과 문화목회, 목회의 고흐에 관한 이야기, 건축학과 인문학 등 다양한 주제로 간담회를 진행해왔다.

간담회에 앞서 이사장 서정오 목사(동숭교회)는 “복음이 이해되지 않는 현대인들에게 문화라는 도구를 통해 복음이 재해석되고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영으로 와계신 주님을 소개하는 따뜻한 사역을 감당하게 하심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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