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삶과 교육의 중심은 회당이기에 회당에서 예배와 토라(성문토라와 구전토라)교육을 담당하는 랍비는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는 인물이다. 랍비는 유대인의 신앙교육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유대인의 삶의 전반에서 그들과 함께하는 멘토요 코치며 교사이다. 그러므로 유대인 공동체는 하나님 중심, 회당 중심 그리고 랍비 중심의 삶을 사는 공동체라 불리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는 하나님 중심으로 하나님 앞에서 생활하는 유대인,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며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기 위해 애쓰는 그들의 모습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그리고 하나님께 예배하기 위해 모이는 장소인 회당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모이는 거룩한 곳이며, 하나님의 뜻을 찾는 장소이며, 하나님을 만나는 곳이며, 말씀을 배우며 말씀에 의지하여 기도하는 예배처소로 영적인 기관이며, 교육기반을 이루는 회당교육과 회당에서 운영하는 방과 후 학교이다. 그리고 회당과 학교와 가정이 어떻게 연계하여 교육하는지도 간략하게 알아보았다. 이제 우리는 유대인의 삶의 3대 중심축 가운데 세 번째로 랍비 중심의 삶을 사는 유대인에 관하여 공부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한국교회에서 목사가 성도와의 관계에서 성도의 삶에 미치는 영향과 유대교의 랍비가 유대교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비교한다면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조금 달라지긴 하였지만 목사를 섬기는 것으로 등수를 매긴다면 한국교회 성도가 당연히 1등을 할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교회 성도가 목사를 섬기는 것과 유대교인이 랍비를 따르는 것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기독교인은 지극정성으로 목사를 섬기는 것은 사실이나, 자기중심으로 섬기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사랑하는 청춘 남녀가 교재 하다가 결혼을 약속하고 양가 부모와 함께 결혼식 날자와 시간을 결정한 다음, 목사님에게 찾아가 우리가 몇 월, 며칠, 몇 시에 어느 장소에서 결혼예식을 가지려고 하니 오셔서 주례를 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한다. 목사의 스케줄은 고려하지 않고 자신들의 스케줄에 맞추어 모든 결정하고 목사에게 통보하는 형식을 취하는 것을 우리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다. 만약 목사에게 선약이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주례자를 다른 사람으로 대체해야 할 것이다. 유대교인은 어떻게 랍비중심을 사는가? 유대교인들은 가정의 일이나, 사업적인 일이나, 자녀의 문제이나 크고 작은 모든 일을 가지고 랍비와 상담을 한다. 왜냐하면 랍비는 영적인 지도자로 하나님이 세운 사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하나님의 뜻을 전달하는 영적인 사람으로 하나님의 일을 맡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유대교인 아버지가 아들의 문제를 가지고 랍비를 찾아가 랍비와 나누는 대화를 보면 랍비 중심으로 사는 삶이 어떤 삶인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가 말했다. ‘제 아들이 성경을 읽는 것이나 기도하는 것이나 공부하는 것을 통 볼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랍비는 아버지에게 대답하는 대신 물었다. ‘아버지여, 하루에 성경을 얼마나 읽나요. 기도하고 공부하는 데 하루 얼마의 시간을 투자하시나요?’ 아버지는 대답했다. ‘사업이 너무 바빠서 성경을 읽을 짬을 낼 수가 없고, 기도할 틈조차 찾을 수 없어요. 그러니 책을 볼 시간은 더더욱 없지요.’ 이 때 랍비가 다시 물었다. ‘하루에 식사는 몇 차례 하시며 어느 정도 시간을 쓰시나요? 신문은 얼마나 보시나요? 회의는 얼마나 하시나요? 짬과 틈을 내어 이 모든 것은 하루도 빠짐없이 하시지요?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얼마나 되나요?’

랍비가 잠시 침묵하고 다시 말을 이었다. ‘아들과 함께 있을 때 아들에게 무엇을 보여 주셨나요?’ 아버지가 머뭇거리며 대답하였다. ‘아들과 함께 있을 땐 잔소리만 하였네요.’ 랍비가 말했다. ‘아버지가 단 몇 분이라도 짬을 내서 성경을 읽는 모습과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 주세요. 책을 들고 아이와 함께 책상에 앉아 보세요. 아들은 아버지의 복사본입니다.’ 아버지는 충격을 받고 집으로 돌아와, 그때부터 좋은 원본이 되려고 노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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