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2년, 유가족의 손을 잡자
상태바
세월호 침몰 2년, 유가족의 손을 잡자
  • 양재성 목사
  • 승인 2016.04.14 1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재성 목사 (기독교세월호원탁회의 실행위원)

“감추어진 것은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고 숨겨진 것은 알려지지 않을 것이 하나도 없다” (마태복음 10:26).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 바다에서 세월호가 침몰했다. 사망 295명, 실종 9명, 생존자 172명, 구조 0명이다. 생명보다 돈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대한민국이 꽃다운 생명을 침몰시켰다. 불법출항, 과적, 노후선박, 불법개조, 불량점검. 세월호는 총체적 과실을 안고 당일 출항했다.

▲ 광화문 세월호광장에서 양재성 목사

왜,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지? 왜, 해경은 단 한명도 구하지 못했는지? 왜, 언론은 거짓말을 반복했는지? 왜, 아무도 책임지는 자가 없었는지? 왜, 자꾸 국정원 이름이 거론되는지? 이 많은 의혹에 대하여 명확하게 밝혀진 게 하나도 없다. 왜, 사고가 났는지?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여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는 유가족들의 당연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는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지난 2년 동안, 많은 국민들이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해 왔다.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는 핵심사항인 특별법 제정에 700만 명이 서명하였고 다양한 종단에서 많은 기도회와 순례를 하였고 수십만 명의 대중집회와 지역집회가 이어졌다.
또한 40여 일이 넘는 유가족의 단식과 두 목회자의 40일 단식기도, 시민들의 동조단식, 유가족들의 삭발과 노숙투쟁 등 진실 규명운동은 멈출 새 없이 진행되어 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소속 교단장들이 광화문 세월호 분향소를 방문하여 희생자들을 분향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으며 진실 규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교회는 세월호 참사를 외면하였고 오히려 유족들과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국민들을 힐난하였다. 희생자 304명 중 80여명이 기독교신자로 밝혀졌고 이들의 대부분은 다니던 교회를 그만두었다.

교회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 주는데 실패했다. 지극히 작은 자들을 환대해야 할 교회는 유가족을 보상금에 환장한 파렴치한 자로 매도함으로 유가족들의 가슴에 피멍이 들게 하였다.

한국기독교장로회가 유가족들을 초청하여 교단차원에서 위로하고 손을 잡아 준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통합측 장로교회와 감리교회에서는 매주 목요일과 주일에 기도회를 이어오고 있으며 안산 분향소에 목공소를 만들어 내적 치유를 돕고 있는 것은 정말 잘 하는 일이다. 

지난 2년 동안,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밝혀지기는커녕 치밀하게 덮여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예수의 말씀대로 감춰진 것은 드러나고 숨겨진 것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다.

한국교회는 세월호의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기도하며 행동해야 한다. 다행히 세월호 참사의 아픔에 동참해온 그리스도인들이 2주기를 맞아 세월호의 아픔과 함께 하는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렸고, 세월호 신학포럼을 열어 세월호의 숨은 메시지를 들었으며, 신학대학생들의 기도회가 이어졌다.

신학대학생들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강도 만난 이웃으로 고백하고 세월호 유가족들을 외면한다면 이 시대의 예수를 배반하는 것이라고 고백하였다. 우리 시대의 강도 만난 사람들, 가장 가슴 아픈 자들이 세월호 유가족들이다. 자신의 목숨보다도 더 소중한 것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희생자 304인을 위한 목회자 기도회가 열렸고 기독인 추모문화제도 열렸다.

세월호 참사는 이데올로기의 문제가 아니며 보수, 진보의 문제도 아닌 생명과 안전에 대한 문제이다. 정부는 헌법에 명시된 대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할 중차대한 책임이 있기에 지금이라도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예수의 부활을 믿는 우리는 세월호의 부활을 고대한다.

세월호의 진실이 밝혀질 때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진정한 위로를 얻고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천지자연이 부활하는 4월,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을 고대하며 교회가 이들의 이웃으로 우뚝 서게 되길 기도한다.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예수의 말씀을 따라 세월호 유가족들의 손을 잡자. 그러다가 하나님의 손을 잡는 은총을 얻지 않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