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인력 키워내는 북한 사역자들 “만성 스트레스에 힘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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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인력 키워내는 북한 사역자들 “만성 스트레스에 힘겹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6.04.14 10: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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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탈주민 지원인력의 8가지 소진유형?

중국 저장성 닝보의 류경식당에서 일하던 북한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북해 지난주 입국했다. 함께 빠져나온 동료 종업원들도 제3국에 머무르며 한국행을 기다리고 있다. 해외 북한식당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대부분 고위간부 자녀들이라는 점에서 집단탈북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지난해에는 북한 정찰총국 소속 대좌 한명이 망명했다는 사실도 최근 공개됐다. 정찰총국은 대남공작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소속 고위인사가 탈북해온 것은 처음으로 전해진다.

남북관계가 악화되는 과정에서는 외교관 등 북한 고위인사들의 탈북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김정은 체제 이후 줄어들었던 탈북자 수가 최근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선 것도 확인됐다. 추세대로라면 국내 북한이탈주민 수는 올해 안에 3만명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북한이탈주민이 남한 사회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북한이탈주민들을 돕는 지원인력들은 하나원 분야별 전문가부터 거주지 보호담당관, 취업보호담당관, 신변보호담당관, 정착도우미, 교육종사자 등이 다양한 방법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이탈주민 지원인력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소진(burnout)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특히 이들 지원인력은 남북한을 연결하는 접촉점이자 통일시대를 대비한 중요한 인적자원이라는 점에서 더욱 대안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해 일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겪는 소진현상이 심각해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구조적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일 미래나눔재단과 한반도평화포럼이 지난 7일 함게 개최한 협력포럼.

미래나눔재단과 한반도평화연구원이 지난 7일 서울 명동 열매나눔빌딩에서 개최한 협력포럼에서는 북한이탈주민 지원인력의 소진현상이 다뤄져 관심을 끌었다. 북한이탈주민 지원인력들을 대상으로 심층면담를 실시해 현재 소진현상이 얼마나 심각하고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 연구한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사이버대학교 김현아 교수(상담심리학과)는 연구결과 북한이탈주민 지원인력들이 소진현상을 겪는 어려움을 크게 8가지로 유형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업무환경의 전대근성이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위계적 조직분위기’, ‘업무 및 역할과다’, ‘근무조건 및 환경의 열악’, ‘리더 및 동료와 입장차이’, ‘감정조절 및 소진처리의 어려움’,‘대상자로 인한 압박감’, ‘신체적 소진 및 냉담’, ‘대안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줌’ 등이 그것이다.

큰 틀에서 보면 일반 직장인들과 소진원인이 다르지 않다는 인식도 줄 수 있다. 하지만 지원인력들은 일반직장보다 사명과 헌신을 더 중요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무환경적 압박을 더 강하게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제 탈북청소년학교에 근무 중인 교사 A씨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쉼 없이 일해야 하는 업무강도와 수직적인 의사소통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만성적으로 겪고 있다”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두통과 소화불량과 같은 신체적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현상은 소규모 조직일수록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급여가 낮고 업무공간이 확보되지 못하거나 사생활과 업무 간 불균형 등 현실적인 문제가 직접적인 소진현상의 이유가 되고 있다.

북한이탈주민과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을 해소하지 못해서 오는 소진현상도 있다. 지역 내 정착지원을 담당하는 공무원 B씨는 북한이탈주민과 의사소통 과정에서 곤란함을 겪곤 한다. 북한식 문제해결 방식 때문이다.

평소에는 담당 북한이탈주민이 소통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가도, 중요한 문제가 발생할 때는 자신의 상관과 직접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다. 존재감이 없어지는 것과 관련해서 대상자로부터 상당한 상처를 받는다고 이야기했다.

김현아 교수는 “지원인력들이 만성 스트레스로 인해 체력고갈과 무력감을 경험하고 있고, 소진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개인적 대처방식을 잘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특히 조직환경이 소진현상을 촉발하는 중요한 요인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북한이탈주민 지원인력의 소진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예방모형을 개발해야 한다는 견해가 제시됐다.

고려대학교 유시은 연구교수(의생명연구센터)는 ‘개인 소진수준을 평가할 검사’, ‘소진의 원인별 평가’, ‘소진결과에 대한 적절한 해결방안 모색’, ‘개인적 차원과 조직적 차원에서 소진예방 극복방안 제시’ 4가지 단계를 소진현상 예방 방향으로 제안했다.

유시은 연구교수는 세부적으로 지원인력을 위한 ‘소진검사 도구 개발’과 ‘보상제도 도입과 사적인 공간확보’, ‘공동체 생활을 하는 지원인력에 대한 별도 소진관리’, ‘리더와 중간관리자급의 인식개선과 동기부여 증진 프로그램 개발’ 등이 정책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조직적 차원에서 지원인력들의 복지개선과 업무환경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것이다. 상당수 종사자들은 업무뿐 아니라 퇴근 후에도 긴급한 상황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긴장하고 있다. 24시간 위기관리 지원시스템을 마련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소진현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해 정책연구, 예산마련 등 복합적 과정이 필요하다. 소진현상을 방치한다면, 결국 피해는 종사자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살아갈 북한이탈주민들에게도 돌아가게 된다.

우선은 근무환경 내 개선사항을 찾아 실천, 소통하고 최소 분기별 1회라도 소진예방과 치유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제안한다. 통일시대 준비는 남북한 사람들이 밀접하게 대면하는 현장에서부터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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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연 2016-04-30 09:00:48
특히 종편방송에서 자신의 과거사에 대해 철저하게 숨기거나 거짓말을 해대는 유명탈북자들의 행태에 대해 나는 너무 어이없고 화가나더구먼? 이런 탈북자들에 대해 우리민족끼리에서도 공개되어 그들의 남은 북한가족들을 강제출연시킨건 두말할것도 없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