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농사꾼 한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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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농사꾼 한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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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4.05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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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웅 목사 / 동면교회

부활절을 지나고 나니 교회 앞마당에 노란 산수유 꽃이 활짝 피어났다. 산수유 꽃을 보면서 부활의 의미를 다시 되짚어 본다.

때 마침, 설교 때에 이야기했던 말씀이 생각난다. 예수의 부활을 눈으로 직접 봐야만 믿었던 쌍둥이 도마의 이야기이다. 예수는 도마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는 보아야만 믿느냐? 보지 않고도 참으로 믿는 사람은 복이 있다.”

보지 않고 믿는 것이 쉽지 않다. 더더구나 사람을 믿는 문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올 봄에는 다르게 생각하기로 했다. 바로 산수유의 노란 꽃을 보고 든 생각이다. 어디 산수유 꽃뿐이랴? 긴 겨울, 정말 오랫동안 보지 못했다. 저렇게 예쁜 꽃이라고는…… 그런데 어느 순간에 노란 꽃을 보다니…… 순간 보지 않고도 믿을 수 있는 단초를 보았다. 나무와 꽃을 보면서 보지 않고도 믿을 수 있는 믿음, 그래서 사람도 믿기로 했다.

굳이 이렇게 보지 않고도 믿으면 참으로 좋으련만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특권이 있기에 이렇게 배우고 느껴서 다행이다.

농사를 지으면서 農(농)을 알게 되었다. 농은 노래 곡 (曲)에 별 진(辰)자를 합한 글자이다. 농은 별을 노래하는 것이다. 별을 노래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천지를 안다는 것이다. 천지를 안다는 것은 하나님을 고백하는 것이기에 농, 농사는 하나님을 가장 잘 알고 예배하는 일이다. 하나님을 알기에 천지를 알고 그러기에 때때마다 씨앗을 뿌리는 것이 아닌가?

아울러 농은 그만큼 정직해야 한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가 진리이듯이 농사 역시 하늘의 천지 지으신 그분을 아는 일이기에 가장 정직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만큼 바른 생각을 해야만 바른 먹을거리를 나눌 수 있다.

어느 지인과 이야기 도중에 나온 내용이다.
“ 의사 천 명 있는 것보다 바른 농사꾼 하나가 더 낫다.”

왜냐하면 의사는 늘 결과적인 것에 치료자이지만 바른 농사꾼은 이미 바른 먹을거리로 병을 예방하기 때문이다. “법을 따지는 검사 천 명 보다는 바른 농사꾼 한 명이 낫다.” 왜냐하면 법으로는 해결되지 않으며 해결 되어도 상처가 크다. 허나 바른 농사꾼은 이미 법 보다 법 이전에 법 없이 살기 때문이다.

어디든 안 그러겠는가? 바른 사람 하나면 될 일이다. 진리를 쫓는 사람이 점점 보기가 어려운 시대이다. 보여주려는 것에만 급급한 사람들과 그런 세대가 되어 버렸다.

다시 그분의 한 말씀을 되짚어 본다.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참으로 복되다”  
그런 신실한 농사꾼 같은 믿음의 교우들이 많아지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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