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정당 후보 선출, 정치적 판단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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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정당 후보 선출, 정치적 판단 가능하다
  • 지용근 대표
  • 승인 2016.03.29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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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근 대표(지앤컴리서치)의 통계로 보는 세상 ③ 선거와 여론조사
▲ 지앤컴리서치 지용근 대표

선거 때만 되면 세간의 주목을 받는 업종이 하나 있다. 여론조사업이다. 언론에서는 주요 경합지역에 대해 누가 우세하고 누가 열세인지 여론조사라는 도구를 활용해 앞 다투어 발표한다.

또 정당에서는 몇 년간을 기다려 준비해온 후보 중 누구를 공천시키는 문제를 놓고 고심하게 되는데 우리나라는 자당 후보를 선출할 때 주로 여론조사를 활용한다.

필자가 몇 년 전 미국의 어느 글로벌 리서치회사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당시 각 국에서 온 리서치회사 사장들과 대화를 나누는 중 한국에서 정당 후보를 여론조사로 뽑는다고 하니 다들 필자를 바라보며 경이로운 얼굴(?)을 한 적이 기억난다.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를 선정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2002년 대통령선거 때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 간의 후보 단일화이다. 여당 후보인 이회창 후보를 이기려면 반드시 두 후보 간 단일화를 해야 하는데 단일후보 선출방식을 놓고 교착상태에 빠진 적이 있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우세를 보이던 정몽준 후보가 여론조사 방식을 제안했고 노후보가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수용하게 된다. 결과는 극적인 노무현 후보의 승리였다.

한국 정치사에 있어 여론조사를 활용해 각 정당이 후보를 선출하는 결정적 계기가 이 때인 것으로 기억된다. 지금은 동남아 여러 국가에서 후보선출 방법으로 한국의 여론조사 기법을 배우러 오고 있다.

여론조사는 기본적으로 표본(샘플)을 추출해서 조사하는 것이므로 반드시 표본오차가 생기기 마련이다. 만일 1000명을 조사하면 표본오차는 95% 신뢰구간 하에서 ±3.1%이다.

즉 A후보가 45%의 지지를 얻고 B후보가 50%의 지지를 얻으면 통계적으로 두 후보 간 지지도가 역전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 결과는 A후보가 B후보보다 통계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언론에서는 지지도 격차가 1%라도 이기면 근소하게 앞선다고 표현하고 있다. 또 각 정당에서는 후보 간 약속을 통해 1%라도 앞서면 앞선 후보를 선정하고 있다. 이 정도 되면 통계학을 넘어서 정치적인 판단으로 봐야 할 것이다.

이래저래 사람들의 눈과 귀가 여론조사에 쏠린 요즘이다. 각 당 공천과정이 매우 시끄러웠는데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각 후보들이 마지막까지 페어플레이를 펼쳐 앞으로 4년간 대한민국 호를 잘 이끌고 나갈 선한 정치적 청지기들이 많이 배출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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