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 채플 탈피…위로와 생명 전하는 예배 지향"

부활의 희망을 전하는 사람들② 명지대, 캠퍼스에 복음 씨앗 뿌리다 손동준 기자l승인2016.03.22l수정2016.03.24 16:46l13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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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은 3월의 캠퍼스는 젊음의 기운으로 어느 때보다 생명력이 넘친다. 고난주간인 지난 화요일 아침 명지대학교(총장:유병진 장로) 서울캠퍼스에서 진행된 도보기도회 역시 캠퍼스의 활기와 부활절을 기다리는 마음이 모여 더욱 밝고 경건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하나님 아버지 우리가 걷는 이 땅에 하나님의 사랑이 피어나게 하시고, 우리가 캠퍼스에서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주님의 사랑을 전하게 해주십시오. 그리하여 우리 캠퍼스에 그리스도의 계절이 오게 하시고, 주님을 알지 못하는 학우들이 이 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주님을 만나고, 변화되게 해주십시오.”

▲ 지난 22일 오전 명지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는 11년째 계속되고 있는 도보기도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도회에도 100여명의 학생과 교직원이 참여했다.

이날 모인 100여명의 학생과 교직원들은 교실에서 짧은 예배를 마친 뒤 대열을 이뤄 야외로 나왔다. 눈을 감고 잠시 기도를 한 뒤 캠퍼스를 한 바퀴 돌았다. 한 걸음 한 걸음 기도하는 마음으로 캠퍼스를 돌며 학교 구석구석에 예수 부활의 기쁨이 가득하기를 간구했다.

지난 2005년 시작해 매주 화요일 진행되는 명지대의 도보기도회는 벌써 11년째를 맞았다. 구제홍 교목실장을 중심으로 소수의 학생과 교수들이 마음을 모아 시작한 도보기도회는 어느새 학교의 자랑스러운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학교는 지난 2000년부터 일주일에 7차례 실시되는 교내 채플 시간을 문화공연과 인문학적 요소를 가미해, 믿지 않는 학생들도 자연스럽게 귀를 기울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크리스천 학생을 위한 집회 형식의 채플에서 토크 콘서트 형식의 이야기 채플, 믿지 않는 학생들을 위한 콘서트와 뮤지컬, 연극, 댄스 채플까지 형식도 다양하다.

채플의 ‘외형’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이번 학기부터 매주 수요일 진행되는 ‘마마의 소행성’ 채플은 기본적으로는 KBS에서 방영되고 있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벤치마킹 하고 있다.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진행자와 객석이 소통한다는 것이 기본 컨셉이다. 이 채플을 위해 교목실에서는 전문 사역자를 채용할 만큼 신경을 쓰고 있다.

이 채플에서 진행자는 예배 전 15분가량 건전한 가사가 담긴 가요를 학생들에게 들려준다. 지난 16일 진행된 ‘마마의 소행성’에서는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포크 장르의 음악들이 연주됐다.

CCM이 아닌 가요를 선택한 것은 믿지 않는 학생들의 마음을 두드리기 위해서다. 짧다면 짧은 15분이지만, 이 시간을 통해 학생들은 설교시간 못지않은 감동과 위로를 받고 있다.

▲ 지난 8일 열린 개강채플 소감에서 한 학생이 "소름끼치도록 감명을 받았다. 개강채플을 선물로 받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감상을 전했다.

아직 세 차례밖에 진행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반응이 뜨겁다. 페이스북에 개설된 ‘마마의 소행성’ 페이지에는 채플에 참여한 학생들의 반응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한 학생은 “노래를 들으며 마음이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요즘 압박감이 숨을 못 쉴 정도로 심했는데, 조금 풀렸다. 이 시간이 너무 좋았다”는 글을 남겼다.

다른 학생도 “가사 하나하나에 많은 것들이 스쳐지나갔다. 정신없는 생활 속에 이런 시간을 갖게 되어서 좋았다”고 평가했다.

▲ 지난 22일 명지대 서울캠퍼스에서 진행된 세족식 행사.

이밖에도 학교는 고난주간 채플시간을 통해 학생들에게 세족식을 베풀고 있다. 올해로 벌써 16년째를 맞은 이 행사는 지난 22일 서울과 용인 캠퍼스에서 진행됐다.

유병진 총장을 비롯한 100여명의 명지대학교 교직원이 참여하여 학생들의 발을 씻어주는 이 행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최후의 만찬 자리에서 제자들의 발을 손수 씻기시며 섬김의 자세로 살도록 교훈한 데에서 유래하고 있다.

▲ 지난 22일 명지대 서울캠퍼스에서는 고난주간을 맞아 세족식 행사가 진행됐다. 세족식에서는 유병진 총장을 비롯한 100여명의 교직원이 학생들의 발을 닦으며 섬김의 본을 보였다.

교목실장 구제홍 목사는 “우리 대학의 채플은 기독교적인 가치관과 세계관을 담은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적 감성과 창의성을 기르는 전인교육을 첫 번째 목표로 하지만 채플을 통해 자연스럽게 복음을 받아들이겠다는 학생들도 나오고 있다”면서 “억지로 듣는 채플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부활의 생명을 전하는 시간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구 목사는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부활절이 있는 3월 말에서 4월초까지 캠퍼스에는 예수 부활의 기쁨 보다는 어두운 죽음의 기운이 강하게 드리우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희생당한 고 강경대 열사를 추모하기 위한 검정 깃발이 학교 곳곳에 나부끼고 있던 것. 구 목사는 “폄훼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기독교 학교임에도 캠퍼스 어디에서도 부활절의 기쁨을 찾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지난 10여 년 동안 고난주간과 부활절을 맞아 세족식과 부활 축제를 진행하는 등 분위기 전환을 위해 노력한 결과 기독교적 문화가 어느 정도 꽃을 피운 것 같다”고 평가했다.

청소년지도학과 12학번 윤바울 학생은 “채플과 세족식, 도보기도회를 통해 교회에 대해 부정적이던 학우들이 기독교에 대해 긍정적인 마음을 품게 되는 것 같다”면서 “덕분에 복음을 전할 때도 훨씬 수월하다. 기독교인으로서 학교가 부활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들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손동준 기자  djson@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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