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의 잇단 ‘세무조사’ 이젠 교회가 타깃인가?

통합연금재단 이어 여의도순복음교회까지 세무조사 ‘충격’ 이현주 기자l승인2016.03.22 10:50:23l수정2016.03.23 17:23l13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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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종교인 과세 시행 후 교회 성역 무너질 듯
교회 내부 갈등이 고발 등으로 이어져, 재정관리 시급

교회가 세무조사 대상이 된다는 우려가 현실로 벌어졌다. 지난 3월 초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연금재단이 교단 내부 고발에 의해 국세청의 1차 조사를 받은데 이어, 3월14일부터 여의도순복음교회 재단법인을 대상으로 60일 간의 세무조사가 시작됐다.

두 세무조사 모두 내부 고발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교회분쟁이 결국 교회를 순식간에 범죄 집단으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재정장부 정리 등 금융 상식에 취약한 목회자들로서는 2018년부터 ‘종교인 납세’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경우, 대형교회 법인 뿐 아니라 작은 교회 목회자들까지 세무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통합 연금재단은 법인세법 시행령 제56조를 근거로 조사가 시작됐다. 1차 내부 자료를 분석한 후 탈세혐의 등이 발견되면 세무조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그러나 1차 자료에서 별다른 탈세 징후가 없을 경우, 2차 세무조사는 없을 수도 있다.

통합 연금재단은 연금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고리의 이자수익을 올린데 반해 과도하게 세금을 감면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법인 설립 목적에 맞는 고유목적 사업을 진행하는지 여부도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 심각한 문제는 여의도순복음교회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지난 13일 열린 당회에서 “세무조사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 암시된 이후 14일부터 60일간 국세청 조사3국에서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다.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를 대상으로 성도들의 헌금 등 비과세 항목을 제외하고 부동산 매입과 임대 등 법인 수익사업에 대한 조사가 진행된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세무조사를 인정하면서도 “조용기 원로목사에 대한 조사에 국한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조사대상 기간이 조용기 목사 은퇴 후인 2008년 이후 교회 재정과 수익사업에 집중되고 있어, 국세청의 화살이 어디로 향할 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 국세청이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대상으로 60일간의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교계를 향한 잇단 세무조사에 기독교계는 종교탄압은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부동산 임대업으로 등록되어 있다. 이미 1980년대부터 부동산 임대업 등록을 통해 교역자들의 세금을 성실하게 납부해왔다. 전체 교역자와 직원들이 여기에 속해 세금을 낼만큼 부동산 임대업 규모도 크다고 짐작할 수 있다.

또한 2008년 이후 교회가 사들인 부동산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독교역사문화관 후보로 떠올랐던 여의도 학교용지를 비롯해, 강남순복음교회와 성령교회 등을 재정형편이 어려운 교회들을 매입했다.

교회 매입은, 같은 종교 목적활동으로 사용된다면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고유목적과 다른 용도의 부동산 등이 있을 경우 보다 세밀한 조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세무조사가 기독교계 초유의 사건이라는 사실이다. 종교단체 중에서는 통일교 산하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것 역시 통일교 본원까지 조사가 확대되긴 했지만 사실상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로 볼 수 있다. 또한 교회가 운영하는 유치원이나 문화센터 등 고유목적 이외의 수익사업에 대해 지방 세무서 등에서 과세가 된 적은 있지만 국세청 조사국에서 나서는 60일 규모의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계 일각에서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시작으로 대형교회들이 줄 조사를 받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종교인 납세를 반대해온 기독교계 보수권에서는 “예상보다 빨리 교회가 타깃이 되고 있다”며 “모든 국민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조세평등의 원칙이, 종교인 과세 이후에는 모든 종교인이 세무조사의 대상이 되는 역기능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회계시스템을 갖춘 대형교회 몇 곳을 제외하고는 중소형교회들은 재정담당 집사를 중심으로 회계정리를 하는 수준이어서 주먹구구식 재정운영을 하는 교회가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내부 분쟁이 발생할 경우, 국세청이나 검찰 등에 고발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수 있어 교계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단 교계는 이번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세무조사를 신중히 지켜보고 있다. 기독교과세대책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목회자 납세 이후에 교회가 어떤 상황에 처할지 한 눈에 보인다”며 “종교인 세법 시행 전에 교회를 보호하고, 성역을 침범하지 않는 대응 법안을 먼저 만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기독교가 한 목소리를 내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각 교단을 돌며, 종교인 과세 문제에 대한 해법과 이번 세무조사에 대한 입장 등을 청취하고 있다”고 밝혀, 조만간 4.13총선을 앞두고 종교인 과세에 대한 기독교의 공식입장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세청 조사과 관계자는 “교회에 대한 세무조사는 영리사업 등 과세 대상이 되는 부분에 국한되며, 성도들의 헌금과 관련된 재정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이현주 기자  hjlee@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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