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와 이슬람’ 표면에 내세운 기독당, “기독교인 표심 잡을까?”

4.13총선 특집-기독교 정치참여 어떻게 할 것인가? 정하라 기자l승인2016.03.16 16:41:12l수정2016.03.21 10:37l13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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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기독교 정당 최선일까?

기독교 가치 내건 정당만 4곳 … 하나로 연합하지 않으면 승산 없어

본질적 사명인 ‘선교’에 부정적 영향 우려, 교회는 선지자적 기능해야

기독교인의 정치 참여문제가 4.13총선을 앞두고 다시 불거지고 있다. 총선은 다가올 2017년 대선 결과에 막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더욱 높은 관심이 쏠린다. 기독교계에서는 기독교 정책 제안서를 여야 양당에 제안하는 한편 기독교 관련 입법에 찬성하는 후보자에 대한 지지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반면 특정종교에 대한 편향성을 가진 후보라고 판단될 경우 낙선운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기독교 정당’을 창당함으로써 정치에 보다 깊이 관여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찬반 논란이 활발하다. 자칫 ‘정교분리’ 원칙을 저해하거나 이미 사회의 주류종교라 불리는 기독교가 하나의 기득권을 취하려는 것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독교는 그동안 어떤 방향으로 정치에 참여해왔으며, 이를 통해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었을까? 총선을 앞두고 본지는 기독교인들의 정치 참여가 나가야 할 방향을 3회에 걸쳐 모색할 예정이다.

▲ 4.13 총선을 앞두고 한국교회의 정치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기독교 정당에 대한 찬반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기독자유당’은 지난 3일 창당대회를 열고 동성애, 이슬람, 등 반기독교적 악법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원내 진출, 득표율 3% 넘어야

오는 4.13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전국적으로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을 포함, 총 300명이 선출된다. 비례대표는 정당 득표율이 3%를 넘거나 지역구 당선자가 5명 이상 뽑혀야 당선될 수 있다. 기독교 정당은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기 때문에, 오로지 정당 득표율이 3%를 넘어야 국회의원을 배출할 수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국회에 입성하기 위한 기독교계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기독교 정당을 창당함으로써 반드시 원내 진출에 성공해 반기독교적인 입법을 막고 한국교회 보호를 위한 각종 정책 및 제도를 마련하자는 명분에서다.

먼저 전면에 나서고 있는 기독교 정당은 ‘기독자유당’이다. 지난달 발기인대회를 개최했으며, 3월 3일에는 창당대회를 열면서 정계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이밖에 이미 창당된 ‘기독당’과 ‘진리대한당(가칭)’이 참여를 예고했고, 현재 창당준비 중인 ‘한국기독당’까지 포함하면, 기독교 가치를 내건 당이 4곳이나 있는 상황이다.

지난 선거를 기준으로 비례대표를 내기 위한 기준인 3%는 50만 표에 해당한다. 결과적으로 투표율이 50%라고 가정할 때, ‘기독자유당’의 목표치인 5석을 얻기 위해서는 150만 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기독교 정신을 표방하는 당이 나뉘어 있어, 기존 지지층의 표마저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한국교회연합 회장 조일래 목사(전 기성 총회장)는 “기독교 정당들이 하나로 합해지지 않으면 기독교인으로부터 지지받기 어려울 뿐 아니라 불신자들로부터도 외면을 당할 것”이라며, “범기독교적으로 지지를 받는 정당을 중심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동성애·이슬람’ 기독교인 결집 기대

기독교의 정치 참여는 ‘기독교’ 이름을 간판으로 내건 정당들이 창당되면서 보다 노골화됐다. 2004년 ‘한국기독당’을 창당하면서 기독교는 처음 정당정치에 뛰어들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왔다. 당시 조용기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와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총재 김준곤 목사 등 한국 교계 원로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기독교 가치를 구현하는 정치인들을 세우기 위해 힘썼다. 지난 18대 총선(2008년)에서 ‘기독사랑실천당’이 2.59%, 19대 총선(2012년)에서는 ‘기독당’ 1.2%, ‘한국기독당’이 0.25% 특표율에 각각 머물며 비례대표 확보에 필요한 3%에 미치지 못하면서 원내 진출에 실패했다.

세 번이나 실패의 쓴 고배를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20대 총선을 앞두고 ‘기독자유당’이 또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미 한교연·한기총 등 대표 등 교계 지도자들은 ‘기독자유당’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하고 있고 올해 총선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많은 기독교 정당들이 원내 진출에 실패했지만, 최근 ‘동성애 차별금지법’과 ‘이슬람 스쿠크법’, ‘할랄식품’ 등의 문제가 수면 위에 떠오르면서 기독교정당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인식 때문이다.

조일래 목사는 “미국도 기독교 국가지만 동성애 차별금지법 통과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유럽의 이슬람화 문제 역시 심각한 상황”이라며, “크리스천들이 이러한 문제에 대해 현실적인 절박함을 느끼고 있기에 기독교 정당에 대한 마음이 더 모아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렇기에 여러 개의 기독교 정당이 하나만 된다면, 이번 총선에서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그는 “국회의원들 중에서도 기독교인이 절반 이상이라고는 하지만, 당론에 매여 정말 기독교적 가치관을 가지고 활동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기독교적 가치에 올인 할 수 있는 국회의원들이 세워진다면, 반기독교적 악법에 적극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독교 정당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기독당의 낮은 지지율, 이유는?

2008년 총선에서 ‘기독사랑실천당’은 44만 3천 775표로 2.59%라는 역대 최고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당시에는 통일교 신도들이 주축을 이룬 평화통일가정당(가정당)이 전국 선거구에 후보를 출마시켰다는 점에서 기독교인들이 더욱 결집하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마저도 한국교회 800만 성도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치다.

기독교인이지만, 기독당을 지지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설명한 강희경 시민(29·가명)은 “기독당에 투표한다면, 오히려 내가 지지하는 당에 지지율이 낮아지거나 표가 갈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기독당을 지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이원규 교수(감신대)는 “대부분 유권자들은 종교를 보고 대통령을 뽑지 않았고, 정치적 성향을 보고 투표했다”며, “종교는 정치에 대해 나름대로 입장을 가져 왔고, 같은 종교 내에서도 이는 다른 정치적 태도가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기독교인이라고 할지라도 정치 참여에 있어서는 종교가 우선순위가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신념이나 성향이 우선된다는 것.

교회는 세상을 변화시켜야 할 책임이 있으므로 마땅히 정치에 참여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역할은 올바른 정치가 이뤄지도록 감시하고 견제하며 돕는 것이다.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원로)도 “기독교 혹은 교회가 정당과 제도로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반대”라며, “기독교인 개개인이 자기 신념에 따라 기존 정당에서 활동할 수 있지만, 교회가 스스로를 정당화 정치이념화, 정치 제도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교회란 제도를 넘어서 하나님의 복음을 드러내는 곳인데, 기독교 정당을 만들어 활동할 경우 스스로 편파적 제도화 되어 정당구조에 매이게 된다”며, 결국 교회의 정치참여가 본질적 사명인 복음 전파와 선교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데 문제를 제기했다. 교회 지도자들이 특정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치적인 그룹으로 행동할 때, 자신의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신념과 다른 이들은 필연적으로 배제될 수밖에 없다는 것.

#‘정책제안’은 긍정적 시각 높아

기독교 정당 창당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기독교 관련 정책을 제안하고 입법을 추진하는 운동은 계속 탄력을 받고 있다.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총재:김삼환 목사, 이하 기공협)는 기독교 단체로는 처음 2012년 여야 정당에 기독교 관련 정책을 공식 제안한 바 있다. 올해 4·13 총선을 앞두고는 한국교회 현안과 관련한 정책질의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실제로 이러한 정책 제안이 정부 정책에 반영되는 등 실효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012년 총선 당시 기공협은 여·야 정당에 기독교 역사 문화, 통일과 북한인권법, 이슬람 대책 등과 관련한 ‘10대 기독교공공정책’을 제안하고 긍정적인 회신을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 10개의 정책 제안 중 근대 기독교 문화유산의 체계적 보호 및 활용을 위해 ‘주기철목사기념사업과 손양원목사기념관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종립학교의 종교교육권 인정, 동성애 합법화 법률 저지, 주요 국가공인시험의 토요일 시행 등 기공협의 정책제안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공협 사무총장 김철영 목사는 반기독교적인 법안에 대한 한국교회의 보호가 기독교 정당의 창당이 아닌, 기독교적 가치의 정책 제안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현 국회의원 중에서도 100명이 넘는 의원이 기독교인이다. 교회가 이들을 바른 신앙으로 양육하고 제대로 된 역할을 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기독교가 교회의 문제 만에 관심을 가지면 게토화 되기 쉽다. 그러나 성경적 가치에 기초해 소외된 약자를 위한 사랑과 긍휼을 실천하는 정책을 제안하는 것이 중심이 될 때 사회적 공감을 더욱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회원교단, 사회선교 단체 등 진보적 교계 단체들이 총선을 앞두고 ‘기독인선거대책연대’를 발족했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성경적 희년정신에 따라 비정규직 노동자와 ‘N포 세대’라 불리는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목적으로 관련된 정책을 가진 후보자에게 투표하자는 운동이다.

김 목사는 “보수 기독교계가 내놓지 못한 입장을 진보 기독교계가 내놓을 때 한국교회의 정책 제안내용도 균형을 이룰 수 있다”며 “이런 면에서 NCCK의 정치 참여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총선을 앞두고 기공협은 한교연, 한기총, 한장총 단체가 함께 ‘한국교회총연합네트워크(가칭)’를 구성하고 여야 정당에 10대 정책을 제안할 예정이다.

#특정 이익보다 ‘보편적 선’ 추구해야

‘정치하는 그리스도인’ 책의 저자 김형원 목사(하.나.의.교회)는 지난달 27일 열린 북토크쇼에서 “기독교 정당은 개신교의 입장만을 대변하지만, 기독교적 정당은 비그리스도인도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선으로서 정의, 인애, 공평 등을 추구한다”며, 기독교 정당과 기독교적 정당의 의미를 구분했다.

기독교 정당을 만드는 것보다 성경적 정의와 공평을 시행할 수 있는 국회의원을 양성하고, 모든 국민이 공감하는 보편적 선을 추구하는 것이 기독교인의 바른 정치 참여라는 설명이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는 “기독교는 정치를 하는 종교가 아니라, 영적이고 윤리적인 구원운동과 사랑을 펴나가는 종교”라며, “오로지 교회와 하나님 나라 확장에 힘쓰는 것이 기독교인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정하라 기자  jhara@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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