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과 죽음으로 완성하는 ‘화해와 부활’
상태바
고난과 죽음으로 완성하는 ‘화해와 부활’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6.03.09 1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난주간, 성 금요일 예배

금식으로 마련된 헌금은 이웃돕기로

비아돌로로사 체험으로 색다른 감동

 

‘성 금요일’. 사순절 기간의 핵심인 고난주간의 한 날인 동시에 최정점의 날이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의 날이요,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막힌 담이 허물어진 날이며, 우리 또한 주님과 함께 십자가에서 죽은 날이기도 하다. 이런 의미에서 고난주간과 성 금요일은 우리에게 죽음의 날이기도 하지만, 죽음 그 너머에 있는 부활과 생명을 보는 가슴 벅찬 감동과 희망의 날이다.

# 십자가 응시 - 14처 묵상

올해 성 금요일 예배는 조금 색다른 예배를 드려보자. 먼저, 문화선교연구원이 제안하는 ‘십자가 응시’. 말 그대로 십자가를 바라보는 것으로, 단순히 십자가의 죽음만을 응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그리스도의 부활 승리에 대한 기다림을 증언하는 행위다. 설교 또는 성찬식과 연결시켜 진행하면 된다.

십자가 응시는 성찬상 위에 십자가를 먼저 올려두거나, 순서를 맡은 사람이 십자가를 들고 입장하는 방법으로 진행한다. 십자가 응시를 진행하면 모든 회중들은 일어서고, 집례자는 시편 118편의 구절로 회중과 화답한다. 집례자가 ‘보라, 이 십자가를. 나무 위에 온 세상의 구원이 달리셨도다’라고 말하면, 성도들은 ‘오, 오라. 와서 그 분을 경배하자’로 답한다.

▲ 성 금요일은 죽음 너머에 있는 부활과 생명을 보는 날이면서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담을 허무는 화해의 날이기도 하다.

화답 후에는 한 사람씩 십자가 앞으로 나가 십자가를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데, 주기도문을 외운 다음 나오는 경우도 있다. 김정 교수(장신대)는 “4세기 예루살렘 교회의 전통에 따르면, 십자가 응시를 할 때 어떤 사람은 십자가 앞에 나와 절하고, 어떤 사람은 이마와 눈을 십자가에 대고 입을 맞추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행해졌다”고 설명한다.

비아돌로로사 체험도 유익하다. 교회 통로나 외곽에 14처를 마련하고, 한 곳 한 곳에 담긴 의미를 성경을 통해 묵상하는 방법이다. 본디오 빌라도에게 사형선고를 받으신 1처에서부터 시작해, 처음 쓰러지심, 구레네 사람 시몬이 대신 진 십자가, 로마 군인들이 예수님의 옷을 벗김,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하심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매 처마다 관련 사진이나 성화, 성경구절을 배치하고 묵상하게 한다.

다일교회는 조금 다른 묵상을 한다. 예수의 14처와 맥을 같이 하기는 하지만, 겟세마네의 고뇌를 제1처 묵상으로 출발한다. 이후 ‘유다의 배반’, ‘대제사장과 공회원들의 심문’, ‘베드로의 세 번 부인’, ‘빌라도의 사형 선고’, ‘채찍질 당하고 가시관을 쓰심’, ‘십자가를 지심’, ‘구레네 사람 시몬이 십자가를 대신 짐’, ‘예루살렘 여인들을 위로하심’, ‘십자가에 못 박히심’, ‘회개하는 죄수에게 하나님의 나라를 약속하심’, ‘십자가 위에서 어머니와 그의 사랑하는 제자에게 말을 건네심’, ‘십자가 위에서 죽으심’, ‘무덤에 묻히심’ 등을 묵상한다.

#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예배

고난주간 말씀묵상을 나눔과 성경필사로 이어가자. 가상칠언을 비롯해 구약과 신약, 시편의 성경본문을 한주간 묵상하게 하고, 성 금요일 예배 때 묵상한 내용을 서로 나누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성경필사도 좋다. 교구별 혹은 구역별로 모여 진행하거나 전체가 함께 진행해도 좋다. 이 때 필사할 성경본문은 예수님의 고난과 관련된 부분을 선택하고, 필사된 성경은 부활절예배 때 전시해 모든 성도들이 볼 수 있게 한다.

▲ 사순절과 고난주간을 지나면서 묵상한 말씀을 성 금요일 예배 때 나누거나, 성경필사를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주 노동자들이나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하는 예배를 드리는 것도 좋다. 예배 초청자들은 지역 자치센터에서 소개를 받아 연락하고, 고난주간 금식을 통해 마련된 헌금을 전달하도록 한다.

그동안 떡과 포도주를 일일이 나누는 방식으로 성찬식을 진행했다면 올해는 하나의 빵과 잔으로 하나됨을 느껴보자. 성찬식이 진행되면 한 사람씩 강단 앞으로 나오게 하고, 성도들이 직접 빵을 뜯어 포도주에 적신 후 먹게 하거나, 목회자가 빵을 뜯어 건네준 후 성도들이 포도주에 적셔 먹게 한다.

예배는 성도들의 결단과 고백, 화해의 기도로 마무리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