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
상태바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
  • 지용근 대표
  • 승인 2016.03.04 1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용근 대표(지앤컴리서치)의 통계로 보는 세상 ① 통계의 거짓말
▲ 지앤컴리서치 지용근 대표

 톰 소여의 모험을 쓴 마크 트웨인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거짓말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그럴듯한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

조사통계 분야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필자는 이 통계라는 거짓말에 대해 수많은 경험들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이 많다. 결론부터 먼저 말한다면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정략적인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숫자를 이용할 뿐이다’라는 것이다.

설문내용에 따라, 조사방법에 따라, 조사시점에 따라, 표본수에 따라, 조사대상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의도를 갖고 조사를 디자인한다면 얼마든지 다른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지난 주 박근혜 대통령 지지도가 42%로 발표됐다(한국 갤럽). 그런데 이 지지도는 박근혜 대통령 국정 수행 능력에 대해 ‘잘하고 있다’ ‘잘못하고 있다’ ‘어느 쪽도 아니다’ 이렇게 질문하여 ‘잘하고 있다’는 응답만을 집계한 결과이다.

만일 세 번째 보기인 ‘어느 쪽도 아니다’를 ‘보통이다’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보통이다’라는 보기는 중간을 지칭하기 때문에(특히 우리 국민들은 ‘중간’을 좋아한다) 응답률이 올라갈 수 밖에 없고 상대적으로 ‘잘하고 있다’는 대통령 지지도가 하락될 수 있다. 이렇게 조사는 수많은 과정 곳곳에서 오차와의 싸움을 벌여야 한다.

오랜 세월 조사업에 종사해오면서 경험한 것이 있다면 조사통계 숫자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메시지를 전한다는 사실이다. 최근 어느 기독교 단체의 경우 지난해 전체 수입은 전년 대비 약간 증가했는데 연회비를 납부한 회원 수가 전년 대비 13%p 가까이 떨어졌는데 이는 과거 10년 동안 가장 적은 연회비 납부 회원 수로 나타났다.

수입 증가에 잠시 잠깐 만족할게 아니라 납입 회원 수의 큰 감소는 향후 장기적 침체 및 하락의 중대한 사인(sign)이므로 어떤 요인 때문에 회원 수가 감소했는지 다각적인 원인 진단을 통해 전략 수정을 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통계는 그 조직의 전략과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

통계를 보면 그 사회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보인다. 앞으로 한국사회 뿐 아니라 한국 교회의 다양한 통계를 살펴보면서 우리사회가 어디고 가고 있는지, 한국교회가 어디고 가고 있는지 조망해 보고자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