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원 재수 삼수는 옛말? 정원 못채우는 학교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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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원 재수 삼수는 옛말? 정원 못채우는 학교 ‘수두룩’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6.03.0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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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대학알리미’ 3년치 공시 통해 신입생 경쟁률, 충원율 단독 분석

지방 신대원·에큐메니칼 계열 모집정원 못채워

20~30년 후 사명자 세우는 체계적 대안 시급

‘교육 관련 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별법’을 따라야 하는 각 대학들은 공시정보 웹사이트 ‘대학알리미’에 교육여건, 연구성과, 대학재정 등 상세한 정보들을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는 대학원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들도 올라가 있어 학교를 선택하는 참고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본지는 ‘대학알리미’에 공시돼 있는 주요 신학대학원의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3년치 정보를 입수, 신대원 입학과 관련된 통계 추이를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한국교회를 대표할만한 상당수 신대원의 경쟁률이 점차 낮아지고 있음이 사실로 확인됐다. 신입생 충원율을 100% 채우지 못하는 ‘미달 대학원’도 여러 곳 찾을 수 있었다.

신대원 지원자 감소세 ‘뚜렷’
이미 2016학년도 입학 경쟁률이 산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신대원 관계자들은 정보 공개를 꺼렸다. 신입생 감소가 사실로 알려질 경우, 학교 이미지에 미칠 타격을 고민한 것이다. 하지만 신대원 신입생 감소는 한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의 문제로 보여진다. 모든 신대원에서 M.Div.과정 지원자의 감소가 확인됐다.

신대원이 주력하는 부분은 목회자 양성이다. 따라서 목회학 석사인 M.Div.를 가장 많이 모집한다. 물론 신학적 소양을 위한 M.A 혹은 Th.M도 모집한다. 그러나 비중은 작은 편이다.

대학알리미 신입생 입학정보를 분석한 결과는 심각했다. 한 때 재수, 삼수를 해도 입학하기 어렵다고 정평이 났던 장로회신학대학교 신대원과 총신대학교도 지원율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물론 타 대학에 비해서는 우위에 있었지만 이젠 3대 1을 넘기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장신대 신대원의 경우 입학정원은 300명으로 지원자 경쟁률은 2013년 3.28대 1에서 2014년 3.08대 1, 2015년 2.74대 1로 줄어들었다. 입학정원 대비 입학자를 나타내는 충원율은 2014년에는 104.3%였지만, 이듬해와 작년에는 모두 100%로 채웠다.
총신대학교 역시 3년 연속 입학정원은 393명으로, 지원자는 2.56대 1에서 2.31대 1로 줄었다가 지난해에는 2.45대 1로 증가했다. 하지만 총신대 홈페이지에 공개된 2010~2012년 사이 입시지원 경쟁률을 보면 지금과 다름을 확연히 알 수 있다.

2010년의 경우 무시험, 특별전형을 포함해 정원은 지금과 같이 393명이지만, 경쟁률은 3.35대 1에 달했다. 2011년에는 2.98대 1, 2012년은 2.59대 1이었다. 분명한 감소 추세가 확인된다.

학교 규모가 작지만 신학적 공신력이 높은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도 2013년 2.3대 1에서 이듬해 1.72대 1, 1.59대 1로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신입생 충원율은 다행히 100%를 넘겼다. 백석대 신대원은 1.71대 1에서 1.86대 1, 1.59대 1의 변화 추이를 보였으며, 역시 충원율은 100%를 달성했다.

고신대 신대원도 1.84대 1에서 1.39대 1로 지원자 경쟁률이 줄었지만, 다음해 1.59대 1로 반등했다.

모든 신대원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서울신학대학교의 경우는 소폭이지만 최근 3년 꾸준히 늘기도 했다. 2013년 1.23대 1에서 2014년 1.28대 1, 2015년 1.37대 1로 증가했다. 신입생 충원율도 2015년 입학자 1명이 탈락한 것을 제외하고 100% 달성했다. 그러나 이같은 통계 이면에는 모집정원 감축이 있었다.

신입생 충원 과제, 학생의 질적 하락?
한국교회 차원에서 다음세대 교회를 이끌어갈 목사 후보생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는 신대원 지원자 감소는 염려되는 부분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목회자 수급조절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설득력 있다 하더라도, 뛰어난 재원들이 목회 사역에 무관심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되는 대목이다.

한신대의 경우 최근 3년간 지원자 경쟁률은 1.1~1.3대 1이지만, 신입생 충원율은 2013년 94.7%였다가 2014년 88.2%, 급기야 2015년에는 70.6%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10명을 모집했는데, 7명만 입학한 셈이다. 더구나 2014년과 2015년은 2013년도에 비해 입학정원을 95명에서 85명으로 10명을 줄였다는 점에서 더 충격적이다.
이처럼 통계에서 확인되는 바가 한신대 소속교단인 기장총회 안팎에서 한신대 변화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순복음 계열의 한세대 영산신학대학원은 정원감축 폭이 다른 학교보다 컸다. 2013년 150명에서 2014년에는 147명, 2015년에는 105명으로 크게 줄였다. 지원자 경쟁률은 2013년 1.43대 1에서 2014년 0.95대 1로 1:1 경쟁률도 되지 않았다. 정원을 크게 줄인 2015년에는 127명이 응시해 1.20대 1 경쟁률을 보였다. 신입생 충원율은 98%에서 72.8%로 대폭 감소했다가 2015년에는 93.3% 비율을 보였다.

지방신학대 학생 모집 더 어렵다
예장 통합과 합동 등 교단들은 각 지방에도 여러 곳의 인준신학교를 두고 있다. 이들 신학교들도 상당한 역사를 자랑하고 있고, 지역 내에 역량 있는 목회자들을 다수 배출해왔다는 점에서 거점 도량의 역할을 분명히 해왔다. 

하지만 과거부터 계속돼온 신학교 통합 논의들이 최근 들어 더 힘을 얻을 정도로 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학생 모집이 쉽지 않다고 지방신학대 총장들은 호소하기도 한다. 예장 통합의 경우 7개 인준신학교 통합 필요성이 매해 제기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지방 신학교들의 어려움을 살펴보기 위해, 한국교회 초기, 호남선교 발원지 역할을 했고 지금도 높은 복음화율을 자랑하는 광주의 두 신학교를 비교해봤다.

통합총회가 인준하고 있는 호남신학대학교 신대원의 경우, 지원자 경쟁률은 1대 1을 조금 넘기는 수준이었으며, 신입생 충원율은 3년 연속 100%에 미치지 못했다. 2013~2014년은 100%에 가까웠지만, 지난해에는 85%로 하락했다.

합동총회가 인준하고 있는 광신대학교 신대원은 2013년 지원자 경쟁률이 1.2대 1이었지만, 최근 2년 연속 0.9대 1 전후 수준에서 미달됐다. 신입생 충원율도 92.5%에서 80%로 다시 75%로 낮아졌다.

다른 지방신학교의 경우 학교와 지역 여건에 따라 더 경쟁력을 보이거나 덜할 수는 있지만 현재와 같은 분위기라면 상황은 더 난감해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지방신학교의 한 보직교수는 “학생 정원을 채우기 어려운 것은 거의 모든 지방 신학교의 고민이다.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 평가를 받지 않는 방식으로 정부 지원금을 포기하는 학교들도 있다”면서 “한 학교의 문제라기보다 교단과 한국교회 전체의 문제라고 여기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신대원 학생 모집이 어렵지 않던 시절에도 정원 감축과 학교 통합 논의는 있어 왔다. 이는 목회자 수급조절을 위한 방안이었다. 하지만 신대원 지원자들은 분명하게 줄어들고 있어,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 20~30년 미래를 위해 사명자 양성을 체계적으로 시작해야 할 것인지 선택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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