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에 빠진 한국교회, 3.1정신 기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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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에 빠진 한국교회, 3.1정신 기억해야”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6.02.2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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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제97주년 3.1절 기념 한국교회 연합예배 개최…비전선언문 발표
▲ 제97주년 3.1절 기념 한국교회 연합예배가 지난 28일 서울 종교교회에서 열렸다.

“우리는 여기에 우리 조선이 독립된 나라인 것과 조선 사람이 자주 하는 국민인 것을 선언하노라. 이것으로써 세계 모든 나라에 알려 인류가 평등하다는 큰 뜻을 밝히며, 이것으로써 자손만대에 일러 겨레가 스스로 존재하는 마땅한 권리를 영원히 누리도록 하노라”

3.1 만세운동 97주년을 기념하는 한국교회 연합예배가 지난 28일 서울 광화문 종교교회에서 개최됐다. 참석자들은 신앙 선배들이 조선의 자주독립을 위해 목숨 걸고 만세를 외쳤던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다짐했다.

기념예배가 열린 종교교회는 기미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 중 한사람이었던 오하영 목사가 5대, 8대 담임목사로 시무했으며,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을 작사가 남궁억 장로가 사역한 곳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장소다.

1919년 3.1운동 당시 기미 독립선언서를 발표한 33인 민족대표 가운데 16명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으며, 우리나라 기독교 인구가 2%도 안 됐지만, 기독교인 90% 이상이 만세시위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3.1절은 한국교회에는 각별하다.

이런 뜻에서 한국교회평화통일기도회(대표회장:김삼환 목사)와 미래목회포럼(대표:이상대 목사)가 공동주최해 기념예배를 연 것이다.

예배는 미래목회포럼 이상대 대표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지금의 애국가로 불리고 있는 찬미가 14장으로 시작됐으며, 국가조찬기도회 이경숙 회장 대표기도, 한국교회언론회 유만석 대표가 합심기도를 인도했다.

‘자유와 평화’를 제목으로 기념예배에서 설교를 전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영훈 대표회장은 조부 이원근 장로가 3.1운동 때 만세운동에 참여했다가 6개월간 투옥된 바 있다고 전하고, “97년 전 대한독립 만세는 그리스도인들이 참된 자유를 바라보면서 외친 함성이었다”면서 “지금 물질주의와 세상권력, 이기주의, 교만과 탐욕에 빠진 한국교회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고 전했다.

기념예배에 이어 열린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전한 김삼환 목사는 “3.1운동은 진정한 용기에서 나온 것이다. 고문과 죽음을 알면서도 당당히 걸어나갔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용기 있는 목회자들이 많이 나와 나라와 민족을 위해 큰 일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교회연합 조일래 대표회장은 “97주년을 기념하는 오늘은 뜻 깊은 날이다. 우리는 애국애족하는 마음을 가지고 평화통일을 열화와 같이 염원하면서 그 날이 속히 올 수 있도록 하자”고 촉구했다.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는 ‘3.1운동의 바람, 다시 일으키자’를 주제로 한 특별강연을 전했다. 

소 목사는 “3.1운동을 일어나게 했던 정신적인 배경에 기독교 정신이 있었으며, 당시 선교사들과 목회자들은 3.1운동에 참여하는 것은 민족의 십자가를 지는 것이라고 가르쳤다”면서 평안북도 의주 서부교회, 평양 숭덕학교, 평안도 사천교회, 원장교회, 서울 경신학교, 유관순의 천안, 연기, 진천 등 수많은 곳에서 일어난 한국교회의 만세운동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소 목사는 “한국교회가 시대와 정신 사상을 이끌기 위해서는 3.1운동 정신을 고양해가야 한다. 3.1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한국교회처럼 오늘 이 시대에도 교회가 3.1운동의 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 예배 참석자들은 3.1절 노래를 부르고 만세삼창을 외치며 선열들의 정신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기념식에서는 주요 교단과 단체 대표들이 연단에 올라 3.1운동 당시 독립선언문과 3.1절 한국교회평화통일 비전선언문을 낭독하면서, 3.1정신 계승을 깊이 다짐했다.

비전선언문은 “3.1운동을 계승한다는 말은 사사로운 욕심이나 집단주의 이해관계, 저치이념에 매몰된 도덕성 마비상태에서 벗어나 정직하고 진실해 지는 거”이라면서 “대의를 생각하고 민족공동체의 정의, 자유, 평등, 공생공여의 사회를 이루는 생명운동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수많은 선열들을 기억하면서 민족을 사랑한 그들의 정신을 이어받고자 한다. 한국교회는 오늘 다시 민족의 고난과 난제를 짊어지고 민족을 살리는 것이 하나님의 명령임을 깨닫고 묵묵히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예배 참석자들은 3.1절 노래를 함께 부르고 다시 한 번 만세 삼창을 외치며 97년 전 그날을 기억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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