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경제, 한국교회라고 예외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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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경제, 한국교회라고 예외일 수 없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6.02.04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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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2016년 전망 ⑤ 저성장시대 교회 대책

한국은행, GDP성장률 3.2% -> 3.0% 하향조정
10년 뒤 우리나라 경제 잠재성장률 1%대 전망
기독교 대출금 규모, 4조 5천억원 정도로 추산

한국 사회와 교회의 동반성장
전 국토가 황폐화될 정도로 전쟁을 치른 나라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우리나라는 가파른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여서, 사람들은 한강의 기적이라고 칭했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는 1조 4495달러, 전 세계 열 세 번째 순위에 해당한다. 1인당 명목 GDP는 전년도 36위, 23,837 달러보다 상승해 29위 28,739달러를 기록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의 경우 26,204달러에 달했다.

한국전쟁이 끝난 해인 1953년 집계된 GDP가 불과 13억 달러, 1인당 GNI가 67달러였던 것에 비교하면 우리나라 경제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하는 시기와 맞물려 한국교회도 가파르게 부흥 성장했다는 점이다.

중앙대학교 김승욱 교수는 ‘한국 사회의 발전과 기독교’에서 “개신교가 나라를 부강하게 만든다는 통설에 반론이 없는 것은 아니나 개신교가 일반적으로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통계적으로 개신교인의 87%가 선진국 또는 중진국 이상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전했다.

특히 김 교수는 우리나라 근대화 과정에서 개신교 선교사들이 적극적인 교육사업을 펼쳐 다양한 인적자원을 확보한 것이 경제발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역대 실질 경제성장률은 보면 1970년대부터 1980대 후반까지 13차례나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것을 알 수 있다. 후진국에서 출발해 개발도상국으로 진입하기까지 경제는 숨가쁘게 발전했다. 경제발전의 이면에는 권위주의 정책에 서민들이 희생돼온 사회적 부작용과 부조리가 기억돼야 한다. 또한 노동자들의 값진 피와 땀이 있었기 때문에 경제발전은 가능했다.

1953년 이래 우리나라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오일쇼크 여파를 겪었던 1980년도 -1.7%와 외환위기를 크게 겪었던 1998년 -5.5%가 유일하다. 가장 큰 폭의 상승은 1973년 14.8%이었다. 

저성장 장기화, 잠재성장률 감소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성장우선주의 경제정책이 한계를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이 선진국과 조금씩 마주하게 되면서 성장률도 한자릿수로 줄어들었고, 그 수치 또한 낮아지고 있다.

지난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2015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6%에 그쳤다. 2014년 3.3%보다 0.7% 포인트 낮고 2012년 2.3% 이후 3년만에 가장 낮다. 2008년 전 세계가 겪었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되는 저성장 추세에 우리나라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역대 경제성장률과 비교할 수 없을 뿐더러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수출 역시 2009년 이후 6년 만에 최저인 0.4%에 그쳤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14일 2016년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3.2%에서 3.0%로 하향조정했다. 최근 여러 해 동안 중후반기로 갈수록 전망치가 낮아졌던 것을 감안하면 중요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상승전망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더욱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앞으로 더 낮아질 수 있다고 경제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잠재 경제성장률은 2%대로 최근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 김천구 연구위원은 ‘국내 잠재성장률 추이 및 전망 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10년 이내 1%대 잠재 경제성장률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잠재성장률’은 한 국가의 경제가 보유하고 있는 자본과 노동력 등 생산요소를 물가상승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은 가운데 달성할 수 있는 경제성장률을 일컫는다. 이 지표는 국가의 경제성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라 하겠다.

우리나라 경제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초반 5% 내외에서 꾸준히 하락세를 지속해왔고, 최근에는 3% 초반대로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추정 결과’ 보고서에서 2015~2018년 잠재성장률을 3.0%로 추정했다. 2021년 2.5%, 2026년에는 1.8%까지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은행 전망치와 현대경제연구원 전망치 모두 10년 후 잠재 경제성장률을 1%로 보고 있다는 것을 보면, 저성장 장기화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역시 1%대로 전망했다.

저성장 고착화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큰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경제전문가들의 지적에 귀기울여야 할 때다.

“2028년 헌금 절반 줄 것이다”
한국교회는 이러한 경제 추세와 무관할까?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가 경제성장을 거듭하며 성공신화를 써온 것처럼 한국교회는 유례없는 부흥성장으로 거침없는 자신감을 드러내왔다.

하지만 개신교 인구 감소, 교회 내 다음세대 인구 감소, 교인 고령화 등 지표에서 나타나듯 한국교회 역시 저상장 시대에 임박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 도래했다고 할 수도 있을 정도다. 물론 예외적으로 부흥하는 교회, 변화하는 교회들이 있지만, ‘추세’라고 하는 전체적 흐름은 결코 무시될 수 없다.

미래학자로 알려진 최윤식 목사(한국뉴욕주립대 미래연구원장)는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나타난 경제위기가 끝나지 않은 가운데, 향후 5년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에 대한 영향과 한국교회가 겪고 있는 교세감소 등 위기, 교인 고령화 등과 맞물려 적지 않은 위기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최 목사는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경험했던 한국교회가 2~3년 내 두 번째 재정위기를 맞을 수 있으며, 2028년에는 한국교회 평균 헌금이 절반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타개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헌금이 줄어든다는 것은 단순히 교회 재정이 감소하는 의미보다 사역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되는 대목이다. 당장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교회들은 재정지출을 줄이기 위해 선교사 지원을 중단하거나 사역자들을 줄이는 일부터 단행할 것이다.

서울신대 최형근 교수는 “복음주의 교단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인 미국 남침례교는 2009년 해외 파송 선교사가 5,900명이었다가 올해 4,700명으로 크게 줄였다”면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선교사들을 위한 후원금이 줄었기 때문으로 한국교회도 예외가 되지 않는다”고 주의를 요청했다.

부채문제 심각하게 재검토돼야
한국교회는 경제전망 관련 통계에서 보여주는 바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의 역사를 통계로 제한해서는 안 되겠지만, 무분별한 장밋빛 전망과 확신만으로 교회 공동체 전체를 위기에 빠지게 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일이다.

특히 과거 교회 규모가 커질 것을 기대하며 교회 건축을 했다면, 이제는 조금 더 종합적이고 냉정한 분석과 기도 가운데 건축을 추진하도록 해야 한다. 무리한 교회 건축은 결국 교회 부채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

근래 꽤 많은 교회들이 부채를 해결하지 못해 파산하는 경우들이 일어나고 있다. 더욱이 계획이 잘못돼 이단으로 교회가 이전되는 안타까운 사례가 전국적으로 속출하고 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예배당 건축을 했다지만, 결국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결과를 내고 만 것이다.

수원의 한 교회는 2백억원에 달하는 금융권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얼마 전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는 ‘하나님의교회세계복음선교협회’에 예배당을 매각했다, 이를 두고 교회와 하나님의교회측이 소송을 진행 중에 있다.

2013년 경매가 526억원에 나온 경기도 용인 판교의 한 교회도 무리한 건축으로 인해 결국 ‘하나님의교회’에 팔리고 말았다.

근래 여러 곳에서 이처럼 이단에 교회들이 넘어가는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이 필요하다.

2013년 금융감독원이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과 저축은행, 보험사 등 금융권이 종교단체 빌려준 대출금은 5조원 규모로, 이 가운데 기독교가 90.4%인 4조 4606억원이나 됐다. 금융권들이 교회 대출을 틈새시장으로 여기면서 급성장한 결과이지만, 최근에는 부도사례가 늘면서 각 은행 지점들은 주일예배 실사를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수협은 1조 7천억이 넘게 대출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최윤식 박사는 “이 규모라면 매년 한국교회가 부담해야 할 이자는 2250~5천억원, 매달 헌금 중 187~416억원이 이자로 나가게 되는 것”이라면서 “이 규모 이자를 내려면 매주 1~2천원씩 주일헌금을 드리는 헌금은 500~800만명 정도가 돼야 하며, 원금을 갚으려면 2~3배 더 많은 헌금을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2005년 통계청이 조사한 종교인인구 조사에 따르면 이단으로 포함한 개신교 인구는 861만명이지만, 올해 10년만에 발표될 통계에서 개신교 인구가 증가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현장 목회자들은 교인 수와 헌금 감소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면 더욱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우선주의 정책에 변화를 꾀하는 것과 같이 한국교회도 양적성장 넘어 새로운 차원의 사역방향이 정립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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