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성 서대문 ‘분열’ 위기... 비상기도회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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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성 서대문 ‘분열’ 위기... 비상기도회 잇달아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6.02.0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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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기하성 비상대책위 ‘임시총회’ 촉구

거액의 부채로 몸살을 앓아온 기독교대한하나님의 성회 서대문 총회(총회장:서안식 목사)가 이번엔 전 총회장의 도박혐의로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일부 총회원들은 박 전 총회장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면서 임시총회 개최를 촉구했다. 이미 3차례 비상기도회를 열면서 교단을 압박하고 있지만 기하성 총회 측은 ‘해교단 행위’라며 기도회 주최인사들을 제명ㆍ출교했다. 사실상 교단 분열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비상대책위원회측은 지난 1일 총회본부 1층에 위치한 바위샘교회에서 기도회를 열고 ‘기독교대한하나님의 성회 교단 정상화를 위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5명의 증경총회장과 심덕원 제1부총회장, 송수용 장로부총회장 등은 ‘기도회’를 주관한 정동균 총무와 함께 총회 비상상황을 선포하고 임시총회 소집을 촉구했다.

500여명의 비상대책기도회 참석자들은 “박 전 총회장의 비리로 인해 신앙적으로나 도덕적, 재정적으로 파탄상태에 이른 교단과 순총학원을 정상화하기 위해 관련 비리를 조사하고 교단과 학교의 원상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교단의 성결성 회복을 위해 하나님과 교계와 이 사회 앞에 진심으로 회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시총회를 촉구한 비대위측은 “총회 헌법에 따라 총대 과반수 서명으로 임시총회를 열 수 있다”며 서명 작업에 돌입했다. 이미 전체 총대의 과반수가 넘는 서명을 받았다고 정동균 총무는 “임시총회를 통해 총회장과 회계, 재무 등 세명의 임원에 대한 불신임을 다루고 대체할 임원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총회장 서안식 목사의 사임과 총회 재정통장의 명의환원 등도 촉구했다.

비대위가 임시총회를 통해 총회장 등에 대한 교체를 요구하는 것은 지난달 29일 총회장 서인식 목사를 중심으로 3명의 임원이 긴급임원회를 열고 개혁을 요구하며 기도회를 개최한 목회자연합 측 정동균 총무 등 5명에 대해 제명, 출교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비대위는 “총 8명의 임원 가운데 과반수도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린 결의는 무효”라며 결의무효 확인 소송을 준비 중이다.

한편, 카지노 도박과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박 모 목사는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주장에 반박하며, 무죄를 호소했다.

박 목사는 “사실 여부를 떠나 한국교회와 교단에 누를 끼치고, 선교와 전도에 악영향을 끼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학교와 교단 운영자금이 부족해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리긴 했으나 도박을 한 적은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박 목사는 또 “이 일은 순총학원 운영권을 장악하려는 음모”라고 말했다.

기하성 서대문총회는 지난 십여년 간 수십억에 달하는 악성부채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순총학원 지원을 위해 총회회관을 담보로 대출받은 금액은 이자까지 포함해 눈덩이처럼 채무가 늘어났으며, 결국 서대문 총회회관 경매위기까지 처한 바 있다. 지난해 1월 서대문 총회회관은 여의도순복음교회에 165억원에 낙찰됐으나 총회가 불복하면서 인근 재개발업체에 265억원에 매각해 채무상환을 진행 중이다.

총회는 경매에 항고하기 위해 165억원의 10%에 해당하는 16억5천만원의 공탁금을 걸었다. 그러나 이 돈마저 사채업자에게 빌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총회 매각 후 남은 돈으로 사채를 갚지 못할 경우, 또다시 채무에 시달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기하성 총회본부는 오는 4월말까지 이전해야 하며,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부채도 100억원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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