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파국으로 치닫는 총신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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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파국으로 치닫는 총신사태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6.02.0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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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와 학교 각각 이사회 소집…사법투쟁 예고
▲ 지난 1일 대치동 예장 합동 총회본부에서 2016년 총신대 운영이사회가 열렸다.

지난 총회에서 해결기미를 보였던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박무용 목사, 예장 합동)과 산하 신학교 총신대(총장: 김영우 목사)의 갈등이 재점화 될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사회법 투쟁이 재연될 조짐도 나타났다.

지난 1일에는 ‘총신대 운영이사회’라는 명칭의 회의가 두 차례 소집되어 눈길을 끌었다.

먼저 오전에 열린 운영이사회는 대치동 예장 합동 총회본부에서 진행됐다. 이 모임에는 예장 합동 박무용 총회장과, 지난 총회에서 총신대 문제 해결을 위임받은 직전총회장 백남선 목사 등 소위 ‘총회 측’ 인사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총회결의를 바탕으로 이사회가 소집된 것이라며 모임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위임 19명을 포함해 과반수 이상인 69명의 운영이사가 참석해 성수가 이뤄진 가운데, 이 자리에서는 신임 운영위원장 임명 및 총신운영이사회 규칙과 정관 개정사항을 보고한 뒤, 2016년도 졸업자 인준과 관련된 안건을 심의했다.

회의에 앞서 열린 예배에서 박무용 총회장은 총신대 규칙과 정관을 개정하고 운영이사회를 새로 꾸리기로 한 총회 결의를 이행하는 작업이 쉽지 않다고 토로하며 “총신 문제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지만 이제는 끝을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총신은 총회직할이 돼야한다. 독자적으로 갈 수 없다”면서 “이사들의 뜻을 모아야 한다. 아무리 결의를 잘해도 그 모든 것이 이행되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다.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결의한 것을 자기들 마음에 맞지 않는다며 사회법정으로 끌고 가는 것은 우리의 신앙양심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운영이사회 소집경위 설명에 나선 직전 총회장 백남선 목사 역시 “100회 총회 이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시 재단이사장이던 김영우 목사와 총신을 바로 세우자는 뜻에서 서로 양보하고 협력을 약속했는데, 지금 합의가 지켜지지 않고 다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매우 의아하다”며 “오후에 운영이사회로 모인다는 이들이 무슨 세력인지 모르겠다. 총대들이 모여 결의한대로 따라야 하는데, 세상 법을 운운하며 사회법에 고소고발 하는 것은 생산적이지 않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새로운 운영이사장으로 김희태 목사를 임명하는 한편, 운영이사회 규칙으로 총회장과 총장, 신대원 총동창회장을 당연직 이사로 구성하고, 총신대학교에 대한 총회의 감독과 지시에 불응 할 경우 목사는 노회에서, 장로는 당회에서 치리하는 내용을 추가했다. 또 총회의 지시에 불응하는 운영이사는 치리 결과가 결론지어질 때까지 이사직 업무에 관여할 수 없도록 했다.

오후에는 김영우 현 총장과 이사장 직무대행 송춘현 목사를 위시한 ‘학교측’ 운영이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53명의 이사들이 참석, 과반수를 넘지 못해 성수가 이뤄지지 않았다.

간담회로 모임을 전환한 이들은 오전에 열린 운영이사회의 위법성을 토로하며 총신관련 현안을 논의했다.

‘학교 측’ 운영이사회 서기인 고광석 목사는 학교현황보고에서 “지난 100회 총회에서 운영이사의 정관을 개정하고 임원을 교체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이것은 역사적인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당시 현 이사회를 해체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관과 임원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현 이사회를 통해 임원을 바꾸고 정관을 바꾸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이어 “송춘현 이사장 대행만이 운영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며 “소집권자가 소집하지 않은 오전의 회의는 이사 전원이 참석한다 해도 무효가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송춘현 이사장 대행은 “총회와 학교가 대립적으로 갈 필요는 없다. 운영이사장 자리야 지금이라도 내려오면 그만”이라면서도 “다만 합법적으로 모이지 않은 모임에 대해서는 법적인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학교 측 운영이사들이 사회법 투쟁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총신대 문제가 다시금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다가오는 16일 졸업식을 앞두고 학교와 총회가 다시 갈등을 빚으면서 이로 인해 졸업생들의 인준을 비롯한 학교 행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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