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의 협력 모델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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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의 협력 모델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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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1.2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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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모 목사 / 인천 내일을여는집
▲ 이준모 목사(인천 내일을 여는 집 이사장)

얼마 전 충남 서천군에 있는 한 교회가 내 후년이면 90주년을 맞게 되어 교회의 활로를 모색하면서 사회복지세미나 겸 간증집회를 요청하여 다녀 올 기회가 있었다. 교회 측 요청은 농촌교회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이제 교회가 제대로 활로를 모색하지 않으면 90주년은 물론이고 곧 다가올 교회 100주년이 되는 2028년에는 어떤 것도 장담하기 어려운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교회측에서 말한 이 교회의 현실은 한 때 교인 중 장년수가 500~600명 정도 되는 튼실한 면 단위 교회였고, 그 때는 주일학교만 해도 250명 정도나 되는 때가 있었는데, 지역의 인구 감소에 따른 환경 변화로 이제는 거의 장년수가 200~300명 정도 되는 교회로 변했고, 교인 연령층도 거의 60대 전후로 날로 노령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교인들을 만나 장시간 강의를 하면서 받은 느낌은 아주 전통적인 농촌교회의 신앙인의 모습이었다. 교인들은 전반적으로 순박하면서도 목회자의 열심과 온화한 성품을 닮은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어떻게 보면 목회자의 열심과 교인들의 신앙적인 순수성이 교회의 좋은 평판과 역사를 그대로 존속시키면서 지난 세월을 그나마 잘 선방해 온 느낌도 더해 주었다. 더군다나 목사님과 교인들 모두가 교회의 미래에 대한 염려와 좀 더 부흥하기를 바라는 열망은 한결같았다.

나름 농촌교회를 돕는다는 사명을 갖고 짧은 시간이지만 서천군에 대한 이해와 교회의 활로를 모색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충남 서천은 전체 인구가 6만명이 채 안되는 농촌형 마을이다. 서천군의 1980년도의 인구는 127,498명이었는데, 매년 거의 감소하여 이제는 35년만에 절반이하의 인구로 줄어들었다. 그 가운데 한산면 인구는 2,890명으로 약 4.9%에 해당하는 데, 이중 65세 이상 되는 인구는 1,195명으로 41.3%에 해당되었다. 이는 서천군의 노인인구가 30.6%에 인데 반해 10%나 더 높은 비율로 교회내 노인인구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한산면의 경우 세대당 인구가 1.97로 이미 독거노인세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반대로 아동 청소년은 서천군 전체가 5.1%로 2,100명 수준에 불과했다.

서천군의 단편적인 현황을 살펴 보더라도 이미 농촌교회의 환경은 초초고령 사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초초고령 사회에 대한 정부(군)의 사회복지 현황은 어떠할까? 실제로 서천군의 경우 노인복지관 1개소, 장기요양시설 9개소, 방문요양시설 26개소, 경로당 328개소, 노인공동생활가정 5개소, 무료급식소 3개소, 노인학교 8개소로 턱없이 부족한 상태이고, 운영이 그리 활성화 되어 있지 않았다. 또한 노인들의 여가활동이나 사회참여활동을 활성화 시키고자 노인 일자리를 1,500개를 지원하고 있었는데 약 30억 정도가 투여되고 있었다. 서천군의 지표 중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사업을 활성화하려는 의지를 볼 수 있었는데, 자연히 한산교회의 반찬나누기 사업과 연계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한산교회는 그동안 매년 1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반찬 나누기 사업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교회는 예산상 문제나 봉사자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서울시의 경우 시와 종교계가 업무협약을 맺고 상호 주민의 사회복지 향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는데, 그 가능성은 충분하다. 충남이 고독 자살율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기 때문에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노인의 자살률 방지나 방문 사회서비스를 통한 노인의 고립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사실 이 사업은 교회의 전통적인 심방사업이다. 그러므로 서천군과 한산교회가 서로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업무협약을 이끌어낸다면, 교회는 신앙적인 고백과 실천에 따라 소외된 이웃을 도울 수 있고, 서천군은 군대로 정해져 있는 목적을 위해 책정된 예산을 토대로 매월 20만원씩 노인일자리로 9개월에서 10개월을 지원하고, 나머지는 교회가 지원할 수도 있거나 방문 때마다 필요한 반찬을 만드는 비용 등의 사업비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민관이 협력하면 지역사회의 한국교회가 귀감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너무 많다. 예수님이 우리의 희망이듯 교회가 지역사회의 희망이어야 한다. 지금 한국교회가 지역사회에 희망을 준다면 교회의 신뢰는 다시 회복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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