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종교의 모습을 회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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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종교의 모습을 회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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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1.2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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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 교수 /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또 다시 새해가 밝았지만 한국교회의 현실은 그리 밝지 못하다. 올해 9월에 2015년 인구센서스 결과가 나올 예정이고, 이때 10년 사이의 종교인구 변동도 발표될 것이지만 개신교의 성장세를 예측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성장세가 꺾인 종교가 반등을 하는 경우는 좀체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교회로서는 전도를 하려고 해도 전도가 되지 않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침체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개 교회들이 연합하고 참된 종교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초기 한국 개신교는 교회나 기독교인이 숫자상 많지 않았고, 주류 종교가 아니었음에도 사회를 선도하며 큰 역할을 감당했다. 그러나 전체 인구의 20% 가까이 차지하며 주류 종교의 위치로 올라서면서 오히려 여러가지 위기 징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역설적이다.

새해에는 자기 교회 중심의 목회를 극복해야 한다. 지역 교회들 사이에 잠재적인 경쟁의식이 있고, 심지어는 ‘교인 뺏어가기 전쟁’을 하고 있다는 말도 들리고 있다. 어느 젊은 목회자가 교회를 개척하고 나서 주변 교회 목회자들에게 인사를 하러 갔더니, 한 분이 아주 냉소적으로 바라보며 “각자 잘합시다!”라고 했다는 이야기는 꽤나 충격스럽다.

이제는 개교회 중심의 자기 교인 만들기보다 전체 한국 기독교인들의 신앙과 의식을 높일 수 있는 보다 큰 그림을 구상하고 이를 위해 여러 교회들이 협력할 수 있는 목회가 필요하다. 요즘 교회 생태계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건강한 생태계라면 다양한 개체가 균형을 이루어야하는 것처럼 큰 교회나 작은 교회, 도시 교회와 시골 교회가 모두 건강하게 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교회주의를 극복하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함께 동역하는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한국교회가 참된 종교로서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초월성을 회복해야 한다. 한국교회가 다소 쇠락하기는 했지만, 900만 명에 가까운 성도를 보유하고 있고, 교회 자산도 엄청난 규모이다. 그러다보니 지금의 한국교회는 130여 년 전에 신흥종교로서 가졌던 순수함과 절박함을 상실했다. 기독교가 하나의 기성 종교가 되어버린 것이다. 참된 종교라면 이 세상의 가치와는 구별되는 초월의 가치를 선언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모범이 되어야 한다. 이미 예수께서 그 본을 보여주셨다는 것은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예수께서 2천 년 전에 이 땅에 오셨을 때에는 가장 미천한 모습으로 와서 이 세상의 것과는 전혀 다른 하나님나라의 가치와 정신을 선포하셨다. 한국교회가 현실의 세속적인 가치나 욕망을 초월할 수 있는 기독교 본연의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이제 진정한 공동체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 참된 진리 안에서 다양한 생각과 신앙관을 가진 사람들을 포용하면서 서로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도덕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공동체는 자기들끼리 위하며 서로 만족해하는 닫힌 공동체가 아니라 주위의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열린 공동체여야 한다.

외부와는 단절된 채 안으로의 결속에만 치중한다면, 교회는 더욱 더 게토화 되고 ‘끼리끼리’의 집단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이러한 폐쇄적인 공동체는 다원화된 현대 사회의 지평에서 어떠한 기여도 할 수 없다. 새해에는 말로만이 아닌 실제 공동체다운 모습을 한국교회가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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