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수위에 있는 한국교회, ‘순교신앙’ 이어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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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수위에 있는 한국교회, ‘순교신앙’ 이어가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6.01.1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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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학술원 월례발표회 ‘한국교회와 한국사회의 방향’ 주제로 개최

새해 한국교회와 사회를 향한 신학자들의 바람은 무엇일까. 제50회 기독교학술원(원장:김영한 박사)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가 지난 15일 오전 7시 신반포중앙교회(담임:깅성봉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한국교회와 한국 사회의 방향’을 주제로 2016년 한국교회와 사회가 처한 위기를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개혁 과제를 신학자들에게 물었다. 이들은 한국교회가 세상에서의 성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고 사회에 ‘희망’으로 존재할 때 비로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제50회 기독교학술원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가 지난 15일 오전 7시 신반포중앙교회에서 개최됐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한국교회와 사회 새 방향'을 주제로 2016년 한국교회와 사회가 나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다.

“철저한 영적 각성과 ‘자기 비움’ 있어야”

먼저 한국교회와 목회자를 향해서는 철저한 영적인 각성과 ‘자기 비움’을 통한 개혁이 요청됐다. 교회의 위기가 현실로 드러난 상황 속에서 지금이 마지막 때라는 긴급한 인식으로 세상에 동화되는 것이 아닌, 온전히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

박형용 박사(전 합신대 총장)는 “복음이 들어온 1885년 이래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은혜로 놀랄만한 성장을 했다. 그러나 근래 한국교회 안에 여러 가지 종류의 위험신호가 우리의 시선을 집중시킨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종교 타락의 원인으로 △성직자의 급증 △종교기관 수의 급증 △기복주의 성향 △교회 및 교회기관들의 권익집단 전환 등을 예로 들었다.

박 박사는 “한국교회는 위험수위에 육박하고 있다”며 “서구사회가 후기 기독교사회로 접어든 것처럼 한국교회도 후기 기독교 사회로 들어가는 시기가 곧 다가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시대 현실 속에서 “순교의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한 박형용 박사는 “일제강점기와 6.25 남침으로 인한 공산당 점령기간, 수많은 목사들과 성도들이 믿음을 지키기 위해 순교했다. 이들은 자신의 생명보다 말씀에 순종하고 하나님을 소유하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한국교회가 이러한 믿음의 선진들의 순교 정신을 이어갈 것”을 당부했다.

또 목회자를 향한 당부로 “한국교회 내 목사는 특별한 지위를 소유한 자로 대우 받는다. 그러나 종교개혁 사상은 성경에 기초해 예수님을 중심으로 삼는 것”이라며 “교권주의를 내려놓고, 성도들이 말씀 안에서 거룩하게 성장하는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교회가 위기 극복을 위해 “종말론적 공동체가 돼야한다”고 역설한 김영한 박사는 “교회는 이 세상의 가치를 부정하고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을 선포해야 한다. 종말론적 공동체란 이 세상에서 도피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의 가치관과 결별을 고하는 공동체”라고 밝혔다. 이어 “교회는 이 세상 안에서 타협하고 동화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한 가운데서 불의와 부정, 부패를 방지하는 소금과 어둠을 밝히고 정의와 진리를 밝히는 빛의 역할을 이행하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극단적 이분법적 사고 지양하자”

한국사회를 향한 바람으로는 극단적 빈부격차, 좌우의 극단적 이념 대립을 넘어선 중도적-수용적 사고가 제안됐다. 김영한 박사는 “60년 전 세계의 최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이 오늘날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의 위상에 올랐지만, 신자유주의 경제로 더 가진 계층과 덜 가진 계층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보수진영과 진보진영 사이에 많은 대립과 갈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각 계층이 자기주장과 권리만을 추구하지 말고 상대방과 공존 공영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며 “역지사지의 사고방식으로 상대방 주장의 강점을 수용하고 자신의 약점은 과감히 수정하는 열린 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협력과 상생’의 정신을 강조한 김 박사는 “자기만 살려 하지 말고 협력해 상생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추구해야 할 것”이라며 “극단적 사고를 지양하고 극우와 극좌의 극단에서 조금씩 양보해 중도적 사고로 상호 이해와 협력, 상생과 공존공영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민경배 박사(백석대 석좌교수)는 “우리는 일제 치하 좌익의 반제(反帝) 해방투쟁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6.25사변 후에는 반제 해방 문제를 떠나 이데올로기 문제로 남과 북이 대립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아주 첨예한 대립갈등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혁신과 보수의 대결이 첨예하고, 사회 도처에 이런 대결, 분노, 공격, 증오의 심리가 파장을 이뤄 파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회 안에서도 그런 대립이 현저에 눈에 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다들 어느 쪽이나 자파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하는 생각을 벗어나 여러 형태의 주장과 이념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상대방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음세대는 한국교회의 미래”

오늘날 ‘N포 세대’라고 불리는 청년세대들을 위한 조언도 전해졌다. 단순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 활성화와 입법을 통한 제도적 대응을 요청했다.

한영태 박사(전 서울신대 총장)는 “청년들에게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 내일이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는 희망, 기성세대 보다 더 훌륭해질 수 있다는 ‘희망공식’이 깨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의, 도전, 신념, 의지, 열정, 자신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모든 것을 포기한다는 N포세대가 됐지만, 이러한 삶의 덕목은 여전히 필요하며, 고난과 실패를 이기는 원동력이 된다. 성공을 위해서는 시련과 실패가 필요하고 더 나아가 이를 통해 무언가를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한 박사는 “오늘날 청년들은 심각한 고용 불안과 취업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기성세대들은 젊은이들이 보다 합리적으로 어려운 고용불안과 사회적 분위기를 참고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줘야 하겠다”고 전했다. 또 그는 “젊은이들은 꾸준한 자기 개발을 게을리 하지 말고, 기성세대가 놓치고 있는 영역을 개척하는 등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 정부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국회는 이에 상응하는 경제 활성화법과 노동개혁법을 통과시켜 사회법적 분위기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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