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인구절벽’, 위기 속에서 '노인복지'로 대안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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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인구절벽’, 위기 속에서 '노인복지'로 대안 모색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6.01.0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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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2016년 전망 ② 인구 고령화

베이비붐 세대 은퇴 본격화, 초고령사회 눈앞
종교인구 고령화, 보편적 사역체계 마련해야

전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한 곳이 우리나라다. 가장 빠르게 인구 고령화 현상이 나타나는 국가이기도 하다. 유엔이 정한 기준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화 사회라고 불린다.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우리나라가 고령화시대에 접어들었다며 걱정했는데, 조만간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를 앞두게 됐다. 인구 고령화 현상이 두드러진다면 종교 인구 고령화 역시도 피할 수 없는 현상이 될 것이다. 한국교회로서는 위기일 수 있다. 동시에 새로운 사역을 위한 기회일 수도 있다. 

‘베이비붐’ 세대 은퇴 본격화
한국전쟁 이후 1950~60년대 출생한 베이비 붐 세대가 조만간 은퇴하는 시기가 도래한다. 2020년부터 본격화될 예정이다. 이는 곧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 감소 현상이 두드러지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15~64세에 해당하는 생산가능인구, 특히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25~49세 핵심생산인구 감소폭이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 바 ‘인구절벽’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지난 7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는 73억 2천만명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인구는 5천 1백만명 수준이다. 현재의 생산 가능 인구는 2015년 전체의 73%로 1966년 53%에 이후 계속 증가해왔지만 2012년 73.1%를 정점으로 감소 단계에 이르렀다.

향후 생산가능인구는 2030년 63%, 2060년이면 49.7%로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고령인구 비중은 2015년 13.1%로 1960년 2.9%에 비해 4.5배나 증가했다. 고령인구 비중은 계속 증가해 2030년에는 24.3%, 2060년 40.1%로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더불어 우리나라 고령인구 통계 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는 낮은 출산율이다.

전 세계 합계출산율은 2010~2015년 2.5명으로 1970~1975년에 비해 1.9명 감소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1970~1974년 4.21명이던 합계출산율이 2010~2014년에는 1.23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전 세계 국가 중 4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기대수명의 증가도 고령화 현상의 또 다른 이유다. 생활수준 개선과 의료수준 발달 등 요인으로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1970~1974년 62.7세에서 2010~2013년에는 81.3세로 크게 늘어났다. 비슷한 시기 세계 기대수명이 11.2세 증가한 것보다도 훨씬 가파르다.

통계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지금과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지난해 전 세계 국가 중 10번째였지만, 2060년이 되면 199번째로 낮아질 정도로 심각해질 것이라고 통계청은 내다보고 있다. 국가적 위기 수준이다.

이 때문에 언론매체들은 2020년부터 본격화될 인구절벽 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제기하며 새해 벽두부터 기획보도들을 내놓고 있다. 인구 고령화 문제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처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서둘러야 하며, 이 시기를 전문가들은 ‘골든 타임’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고령화, 종교들에게도 대체적 현상
우리 사회 전체에 있어 고령화 속도가 빠른 만큼 종교계 역시 그 영향 아래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인구 고령화 현상은 종교를 막론하고 대체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호에서 본지가 살펴본 탈종교화 현상, 특히 젊은 세대가 종교를 갖지 않은 실태까지 더해 살펴보면 종교인구 고령화는 피할 수 없다는 점이 더욱 분명해 보인다.

한국갤럽이 2014년 실시해 지난해 발표한 한국인의 종교 통계조사에서 개신교인 연령대별 비율을 확인할 수 있다.

19~29세 개신교인은 2004년 23%에서 2014년 18%, 30대는 23%에서 20% 감소했다. 50대는 19%에서 23%로 증가했다. 이와 같은 통계가 아니라 하더라도 일선 지역교회에서 고령화가 커져가고 있음을 직접 목격할 수 있다. 교회학교 학생수 감소가 각 교단 통계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것도 개신교 인구 고령화를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게 한다.

장신대 박상진 교수는 지난달 전국에 소속 교회가 분포된 예장통합 산하 이북노회 한 곳을 전수조사한 연구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목회자와 교회학교 교사들은 학령인구 감소보다 교회학교 감소폭이 더 크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다른 종교도 마찬가지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지난해 4월 발표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에서는 19세 이후 신자는 전년도에 비해 줄고 65세 이상 신자는 늘어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 천주교 신자는 556만971명으로 전년보다 2.2%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5~9세는 0.9%, 10~14세는 6%, 15~19세는 4.1%나 감소한 반면, 5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적게는 3%부터 많게는 12%까지 증가했다.

불교 고령화는 다른 종교보다 더 가파른 것으로 여겨져 왔다. 실제 정부가 실시한 인구주택총조사에서도 그동안 불교인구 평균 연령은 높은 편이었다.

1995년 불교 인구 평균 연령은 37세로 개신교 30세, 천주교 32세보다 높았다. 2005년 10년 뒤 조사에서도 불교는 41세, 개신교 34세, 천주교 36세였으며, 이런 추세는 올해 발표될 통계조사 결과에서도 달라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불교인 비율은 2030세대가 10% 내외인데 비해 5060세대는 30%를 상회했다.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윤승용 이사는 “10년 전에 비해 젊은 층의 종교인 비율이 두드러지게 감소하는 있고, 종교 인구는 점점 더 고령화되어 가고 있음이 확인된다”면서 “종교 인구 감소는 자기 정체성을 한층 강화하고, 종교 간 갈등이나 국가의 종교 중립성 문제가 더 거세질 가능성이 많다”고 분석했다.

노인복지사역, 체계적 접근 필요
인구 고령화로 인한 부정적 현상을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교회가 노인복지 사역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경제개발협력기구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65세 이상 평균 빈곤율은 무려 49.6% 수준. 노인 2명 중 1명이 빈곤에 시달리는 것으로 이는 OECD 평균 4배 수준에 달한다.

노인자살률 역시 OECD 국가 중 1위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4년 발표한 자료에서는 우리나라 70세 이상 노인 10만명당 116.2명이 자살로 생을 마쳤다. 심각하다.

노인들을 위한 사회 안전망은 1차적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이지만, 그에 발맞춰 민간 차원의 역할로 종교가 감당해야 할 몫이 크다. 특히 한국교회가 이를 위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할 사명이 있다.

한국교회는 이미 노인 복지영역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정부 관계자나 현장 전문가들의 입에서 확인되기도 했다. 2015년 월드디아스포라포럼이 전국 3124개 교회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 교회의 54.67%는 노인대학, 양로원 방문 등 지역 노인사역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노인사역을 계획 중인 교회도 15.59%였다.

최근에는 노인목회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실버처치도 등장하고 있으며, 노인들을 위한 공간을 배려하는 교회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지역교회들이 더 체계적으로 노인복지 사역에 뛰어들 필요는 있어 보인다. 또 단순히 수혜적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교회 안에 노인들을 배려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기본이다.
거룩한빛광성교회 정성진 목사는 “한국교회가 적극적으로 해오고 있는 사역들은 온정주의적 차원에서 하는 사역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제는 온정적 차원에서 벗어 제도적 차원으로 사역을 넓혀가는 것도 필요하다”며 “교회 안팎과도 연합해 사역을 하고 체계화 한다면 섬김사역의 효과가 극대화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인구 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지역교회 재정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면에서 이에 대비하는 계획을 수립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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