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하는 신학, 신학과 함께 하는 실천 지향해야

노영상 교수 / 한국기독교학회 회장 운영자l승인2015.12.29 23:45:09l13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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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과의 접촉이 많았던 원로 신학자들을 만나면 동일하게 하는 이야기가 있다. 세계 신학계가 한국 신학계에 바라는 바가 적지 않다는 말이다. 무언가 한국 신학자들이 감당할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한국 신학자들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 신학은 나름대로 세계 신학계를 향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적 토착화신학, 민중신학 그리고 통합 측의 통전적 신학 등이다. 그러나 그 영향력이 크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간 한국교회의 약진의 원인들을 신학적으로 분석하여 세계 신학계에 한국교회의 장점을 잘 소개하는 것도 이런 공헌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순복음교회의 삼박자 구원론과 셀교회, 명성교회의 새벽기도회, 한국교회의 해외선교에 대한 열정과 전략 등이 이런 연구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 세계 신학계가 주목할 수 있는 신학을 내놓기 위해 요구되는 점은, 일종의 실천과 함께 하는 신학과 신학과 함께 하는 실천을 하는 것이다. 세계 신학계가 주목하는 것은 책상머리에서 구상된 추상적 신학이 아니며, 오늘 우리 교회와의 치열한 대화 중에서 형성된 상황적 신학이라 할 수 있다. 세계교회는 한국교회의 한국적 신학을 알고 싶은 것이지, 세계 신학을 요약하여 소개하는 내용을 듣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실천과 함께 하는 신학’을 예를 들어 설명하고 싶다. 그 신학은 목회함과 신학함을 병행하는 신학적 작업이다. 그것은 대학의 총장으로서의 행정을 맡으면서 바쁜 가운데 하지 못한 신학적 작업이기도 하다. 일례로 마을 만들기 운동에 있어 교회의 역할 문제를 신학화 하는 작업에 대해 생각해보겠다.

 인구 만 명 정도의 마을을 정하여 몇몇 교회가 힘을 합해 주님의 복음이 넘치는 행복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 초교파적으로 함께 노력하는 실천을 하며 신학적 숙고를 함께 병행하는 작업이다. 먼저 그 마을에 속해 있는 교회들이 초교파적으로 연합하여 마을의 문제를 염려하는 기구를 만든 다음, 그 마을이 복음 안에서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를 목회자, 신학자, 지역의 지도자들, 사회과학자 등이 함께 리서치해보는 사전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 목표가 생기면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목회자와 신학자들이 함께 전략기획을 하고, 재정과 인력을 투여하여 그 마을을 위한 선교적 행동을 한 다음, 그 내용을 양편이 함께 피드백하는 과정을 거쳐 하나의 책으로 내놓는 과정 중에서 계속적인 신학적 작업을 하는 것이 ‘두잉 테올로지’(doing theology)의 방법이다.

 여러 군데에서 이런 마을 만들기 운동을 하다보면 다양한 권의 책들이 나올 것이고, 자연 그 내용들이 매뉴얼로 만들어져, 이 매뉴얼을 통해 전국의 많은 곳에서 이런 마을 만들기 운동으로서의 선교가 구현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다음 우리는 더 집중된 매뉴얼을 만들어 외국어로 번역할 수 있을 것이며, 이런 내용이 세계 신학에 실질적 공헌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에 있어 중요한 점은 실천과 함께 우리의 신학적 작업을 병행하는 것이다. 무작정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신학적 숙고를 거쳐 실천하고, 실천한 다음 다시 신학적 고찰을 하는 등 이러한 반복된 과정을 거쳐 우리는 새로운 신학적 내용을 산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왜 진정한 우리의 신학이 배태되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의 목회적 실천이 애초부터 신학적 숙고와 검증을 거쳐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학적인 구상을 거치지 않은 실천은 신학적으로 검증되고 구조화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처음부터 목회적 실천과 신학적 숙고가 함께 가는 구조를 만들 것을 강조하고 싶다.

실천과 함께 하는 신학, 신학과 함께 하는 실천의 양면을 지향하며 한국교회가 보다 진취적인 신학함의 길을 2016년에는 찾기를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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