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성경 다독보다는, 깊은 말씀묵상 목표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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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성경 다독보다는, 깊은 말씀묵상 목표로 삼아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5.12.2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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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삶사역연구소, ‘말씀 묵상’ 주제로 겨울 컨퍼런스 개최

연말연시가 되면 성경 일독을 연중 목표로 제시하지 않는 교회가 없을 정도로 성경다독은 이미 오랜 교회의 문화로 정착돼 있다. 그만큼 성경묵상은 그리스도인들이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기 위한 필수적 요소다.

하지만 막상 이를 실천하려고 하면 잘 되지 않는다고 고백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 왜 성경을 읽어야 하고 다독해야 하는지 그 이유가 올바르게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직 목표한 분량을 읽어내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성경을 읽고 싶지만, ‘어떻게’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성도들을 위한 시간이 마련됐다. 2016년, 성도들의 건강한 말씀묵상 생활을 돕기 위해 지난 21일 서울영동교회에서는 성경삶사역연구소(소장:이진섭 교수) 주최로 ‘말씀 묵상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단순한 영성 고양을 넘어서

성경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새해, 말씀을 보다 깊이 있게 묵상하고 친밀하게 하나님을 만나기를 원하는 이들을 위한 지침이 제시됐다. 성경묵상에 대해 이진섭 교수(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는 “성경묵상은 ‘성경말씀을 주의 깊게 생각하고 곱씹어서 하나님 뜻을 깨닫고 그에 합당하게 반응하면서, 하나님과 만나 교제하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성경을 읽되 그 뜻을 깊이 생각하고 반추하며, 그 과정에서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인격적으로 반응한다. 이는 결국 하나님과 만나고 교제하도록 이끈다”며 성경묵상의 의미를 밝혔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성경묵상은 ‘성경을 통해 하나님 뜻을 깨닫고 그에 합당하게 반응함으로써 하나님과 만나 교제하는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성경묵상은 범신론적 ‘명상(瞑想)’이나 영성 고양을 위한 단순한 묵상은 아니다. 이 교수는 “‘묵상’은 그 결과나 목적이 꼭 하나님과의 교제로 나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성경묵상은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것이 중요한 전제”라고 강조했다.

성경 묵상을 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 개인이 혼자서 성경을 묵상하거나 자신이 해석하기 힘든 본문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함께 나누는 소모임 방법이 있다. 다음으로는 영적 지도자와 함께 하는 방법이다. 개인 성경공부나 QT가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를 이루는데 유용하다면, 소모임 방법은 개인의 부족한 역량으로 성경묵상에 온전히 이르지 못하는 단점을 다른 사람을 통해 극복하는 방법이다.

이 교수는 “소모임 방법은 참석자들이 서로 상호작용을 일으켜 효과적 성경묵상을 이끌지만, 의사소통의 훈련과 인내가 필요하기도 하다. 또한 참석자들 역량이 모두 부족해 잘못 해석하고 적용하게 되면, 성경묵상이란 목표점에 도달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성경묵상의 방법은 ‘설교’를 통한 방법이다. 박성환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는 “성도는 아무리 바쁜 일상의 삶을 살아간다 하더라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일날 교회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경청하며 묵상한다”며 말씀 묵상에서 설교가 차지하는 비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예배 가운데 한 몸인 설교자와 성도는 설교로 소통한다. 이 대화들은 점진적으로 깊은 교제로 형성해 나간다. 그러나 하나님은 설교자의 설교를 짧은 시간동안 ‘말함’과 ‘들음’이라는 행위로만 끝내길 원치 않으신다. 하나님은 깊은 교제로 연장되길 소원하신다”고 덧붙였다.

이런 점에서 설교를 통한 성경 묵상은 목회자와 성도가 주목해야 할 실천신학(설교학)적 주제라 할 수 있다. 목회자들이 주일예배의 설교 주제를 반복해 설교하는 것도 말씀 묵상의 좋은 방법이다. 박 교수는 “설교자는 주일에만 설교하지 않는다. 목회자는 주일의 설교 주제를 반복해 설교함으로 성도들에게 주일에 경험한 은혜를 되살려줄 필요가 있다”고 독려했다.

#QT는 ‘말씀 이해’에서부터

성경 묵상의 방법 중 하나인 ‘큐티(QT)’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방법도 제안됐다. 한국성서유니온선교회 박희정 목사(전북지부 총무)는 QT훈련을 위해서는 우선 ‘말씀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말씀을 바르게 이해하고 분석해 실제 삶 속에 적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목사는 “글은 이해하지 못해도 읽을 수 있지만 QT는 읽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그 시간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QT가 어렵다고 말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은 QT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읽기의 문제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QT를 통한 개인경건 훈련의 실천적 목표는 ‘아는 것’과 ‘믿는 것’ 그리고 ‘사는 것’이 같아야 함을 깨닫고 추구해 나가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그러므로 읽은 것도 이해하지 못하면서 QT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QT의 꽃과 열매는 바로 ‘적용’이다. 말씀을 단순히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삶의 적용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QT의 방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QT는 일정한 분량의 성경 본문을 묵상하는 방식이지만, 말씀의 전체적인 흐름을 놓쳐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너무 많은 분량을 읽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너무 분량이 많으면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적용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목사는 “QT의 과정 중 ‘생각하기’는 객관적인 말씀을 오늘 나에게 주신 주관적인 말씀으로 받는 중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며 “오늘 나에게 주신 말씀 속에 나타난 하나님은 어떤 분일까? 그리고 그 하나님은 나에게 무엇을 말씀하고 계실까? QT를 통해 찾고 답해야 할 이 보다 더 크고 중요한 질문은 없다”고 설명했다.

성경을 꼼꼼히 읽고, 고민하며 읽고, 의미를 찾기 위해 줄을 긋고, 메모를 했던 모든 노력들은 바로 오늘 읽은 말씀에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가?’를 찾고 생각하는 것과 ‘나에게 주신 교훈이 무엇인가?’ 묻고 반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

적용의 두 번째 측면은 하나님께 대한 인식의 전환에 근거한 삶의 전환이다. 박 목사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에 대하여 알면 알수록 언어, 행동, 판단의 기준 등 전 삶의 영역에서 변화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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