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교회 결산] 테러와 난민 문제, 세계교회 최대 고민… 경제위기 여파로 ‘선교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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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교회 결산] 테러와 난민 문제, 세계교회 최대 고민… 경제위기 여파로 ‘선교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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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2.2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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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복음주의권 교회와 에큐메니칼권 교회는 인류 공통의 과제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기 위해 활발히 한해를 보냈다. 전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 한 가운데서 교회가 어떻게 응답해야 할지에 대한 기도는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총회 장면. 사진=CCA

복음주의권 결산
2015년은 유난히도 전쟁과 폭력으로 인한 난민사태와 자연재해가 많았던 해였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IS(이슬람국가)는 시리아 사태와 연관하여 글로벌 이슈의 중심에 있다. 지난 11월 13일 파리 테러로 인해 170명이 사망한 비극적 사건은 현 세계가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극단적 폭력행위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될 것인가를 예측하게 하는 한 사례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최형근 교수(서울신학대학교 선교학)

또한 전 세계 복음주의 진영에 속한 선교단체들과 교회들은 지난 4월 네팔 지진으로 고통 받는 네팔 국민들을 위해 구호사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오늘날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자연재해와 테러와 전쟁으로 인한 난민 문제와 더불어 종교 간의 첨예한 갈등으로 인한 고민은 점점 더 깊어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위기상황 가운데 복음주의 진영의 대응이 과연 복음의 총체적인 차원을 구현하고 있는가를 심각하게 재고해야 할 것이다. 

2014년 10월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총회 무산이후 표류 중에 있던 세계복음주의 연맹(WEA) 이사회가 지난 2월 국제리더십포럼에서 신임 총무로 에프라임 텐데로(Efraim Tendero, 필리핀) 목사를 선임했다. 텐데로 총무는 지난 20년간 해외선교 뿐 아니라 국내외 구호개발 사역을 통해 총체적 사역을 강조하는 필리핀복음총연합회(PCEC) 대표로 섬겨왔다. 

지난 3월 필리핀 마닐라에서는 2004년 로잔 파타야 포럼에서 출범한 디아스포라 포럼(Global Dispora Forum)이 열렸다. 이 포럼에서 참가자들은 글로벌 선교운동에서 디아스포라 교회들의 선교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과 더불어 지난 10여 년 동안 축적된 이론과 실제를 통합하여 디아스포라 선교학(Diaspora Missiology)을 제시했다. 글로벌 이주현상이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디아스포라 선교학은 복음주의 진영의 디아스포라 사역과 이주민에 관한 다양한 견해들을 포괄하는 이론적이고 실제적 안내지침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매우 민감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미국장로교(PCUSA)의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해 복음주의 신앙을 견지하는 교단 소속 전국 430여 개 한인교회들은 이번 결정에 유감을 표명하고 재산권을 포기하면서도 탈퇴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복음주의 신학회도 성명서를 발표하고 동성결혼 반대 결의안을 채택했다.  

복음주의 교파들 가운데 세계 최대교단인 미국 남침례교단 소속의 선교사 수는 지난 2009년 5,600명에서 올해 4,700명으로 줄어들었다. 주요 이유는 선교사 후원금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선교사 후원금의 축소와 선교사 수가 감소하는 현상은 한국교회에도 예외가 아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선교사 동원, 훈련, 파송과 후원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청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에는 단기선교와 전문인 선교인력들을 동원하기 위한 노력들이 전개되고 있다. 이와는 달리 다수세계(majority world)에 속한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교회들은 해외 타문화 선교를 위한 교회의 적극적인 참여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중국정부가 전적으로 정부 주도의 종교정책을 통해 외국 선교사들의 영향력을 축소하고 중국 고유의 사회주의적 기독교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중국 기독교(특히 가정교회)의 성장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가정교회의 선교적 관심은 올 10월 초 홍콩에서 선교중국 2030(Mission China 2030) 대회를 통해 표출되었고 세계교회에 알려졌다. 중국정부의 개입으로 인해 2010년 10월에 열린 제3차 케이프타운 로잔대회에 참석하지 못했던 중국교회 대표들을 중심으로 계획된 이 대회에는 주로 중국에서 참석한 약 1,000여 명의 교회대표들이 모여 2030년까지 중국교회가 2만 명의 선교사를 전 세계에 파송한다는 결의를 다짐했다. 대회명이 주지하는 바와 같이, 이 대회의 주요관심은 “중국선교”가 아니라 “선교중국,” 즉 선교하는 중국교회이다. 대회 준비 위원회는 제2차 선교중국 2030 대회를 2016년 9월 제주도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선교중국 운동을 통해 중국 내에서 일어나는 선교운동이 한국교회와 서구교회의 선교에 자극과 도전을 줄 뿐 아니라 협력하는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독교 리서치 전문 기관 바나 그룹(Barna Group)은 2015년 미국의 무신론 확산 보고서에서 미국 성인의 25%가 스스로를 무신론자 또는 불가지론자로 여기고 있다는 통계를 제시했다. 그 원인은 주로 교회에 대한 불신과 세속적인 문화의 영향력으로 인한 것이며, 이러한 현상은 젊은 세대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또한 미국 퓨 리서치센터는 ‘세계 종교의 미래 보고서’에서 2050년에는 이슬람 인구가 기독교 인구를 거의 따라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예측은 현재 한국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다음세대 복음화에 대한 위기의식과도 일치하는 경고이며, 복음주의 진영에 속한 모든 교회의 지도자들과 그리스도인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어찌 보면 교회가 직면한 도전은 교회 밖에 있는 것이라기보다 교회 안에 잠재되어 있던 세속적이고 성공지향적인 물질적 탐욕과 권력을 향한 욕망의 표출이라고 볼 수 있다. 오늘날 교회의 선교를 방해하는 왜곡된 이념과 신학적 전제들 가운데 하나가 ‘번영신학’ 혹은 ‘번영의 복음’임을 복음주의 진영에서 보다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번영신학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상반되는 현대의 세속적 물질주의와 소비주의 정신에 근거해 있다. 복음주의 진영의 교회들이 물질적 축복과 세속적 성공에 함몰된 번영신학과 번영의 복음에 대한 성경적이고 실제적인 대안들을 제시하고 복음적 삶의 방식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기독교의 미래는 암울할 것이다. 

다가오는 2016년 복음주의 진영이 직면하는 내외부적 도전들은 우리의 예측을 넘어설 것이다. 교회가 이 세상에 하나님의 백성의 공동체이자 예수 그리스도의 몸으로 존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복음이 제시하는 급진적 방식, 즉 급진적 제자도(radical discipleship)와 단순한 삶의 양식(simple lifestyle)이다. 교회가 세상에 가져갈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복음에 부합한 삶이다. 교회는 대항문화 공동체로서 예수 따름의 삶을 구체적으로 이 세상 가운데 구현하도록 부름 받았고 보냄 받았다는 정체성을 재발견해야 할 것이다.

 

▲ 변창배 목사(예장 통합총회 기획국장)

에큐메니칼 결산

명성황후 시해사건으로 기억되는 을미(乙未)년이 저물고 있다. 을미년의 글로벌 에큐메니칼운동도 테러와의 전쟁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대표적인 사건이 중동의 팔레스타인과 시리아 난민 구호이다. 그 외에 1972년 이래 1988년, 1993년 반복해서 내전과 인종청소 대량학살이 일어난 브룬디에서 올해에도 다수의 난민이 이웃 나라로 이주했다. 스코틀랜드교회를 비롯한 유럽지역의 교회들이 2천 3백만 명 중에서 절반 이상의 인구가 난민이 된 시리아를 위해서 모금과 구호 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평화를 위해서 기도하며, 손을 내밀어 구호하기에 힘쓴 한 해였다. 

세계교회협의회(WCC)도 내전과 종교탄압으로 설자리를 잃어 가는 중동지역 교회를 위해서 11월 16~17일에 제네바에서 ‘종교, 평화 그리고 폭력’을 주제로 이슬람과의 대화모임을 갖고 평화를 위한 해법을 모색하였다. 부산총회 이후 2014년에 시작한 ‘정의와 평화를 위한 순례’의 일환이었다. 트베이트 울라프 총무도 분쟁 현장인 중동지역을 비롯한 여러 지역을 순방했다. WCC 신앙과직제협의회는 7월 17~24일에 루마니아에서 모임을 갖고 활동 계획을 확정했다. 이로써 2020년에 개최될 WCC 차기 총회까지 가는 길목에 이정표를 모두 세웠다. 

아시아지역 에큐메니칼운동의 큰 행사는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제14회 총회를 들 수 있다. 총회는 5월 20~27일에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에서 개최되었다. 주요 결과는 WCC 국장을 역임한 죠지 매튜 박사(인도)를 신임 총무로 선임하고 헌장을 개정한 것이다. 일정 중에 인도네시아교회협의회(PGI) 65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한국교회를 대표해서 성공회의 김기리 사제(교무원)가 프로그램위원장 겸 실행위원으로, 그리고 기감의 김종구 목사(세신교회)가 실행위원으로 피선되었다. 

세계선교협의회(CWM)과 복음선교연대(EMS)와 함께 3대 개신교 공교회 선교단체인 ‘미션21’이 창립 200주년기념행사를 가졌다. 모체인 바젤선교회가 창립된 1815년을 기점으로 삼아서 6월 12~14일에 바젤에서 모여서 기념예배를 드렸다. 한편 미션21의 아시아지역 대회가 11월 12~16일에 원주 영강교회에서 모였다. 미션21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예장(통합)의 최광선 목사(호신대)가 아시아지역 대표 겸 미션21 실행위원으로 선임되었다. 기장의 천민희 목사(총회)도 여성을 대표하는 실행위원이 되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서 예장(통합)과 기장 총회가 “동북아 평화를 위한 에큐메니칼 국제포럼”을 개최하였다. 9월 11~13일에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모인 국제포럼에는 85명의 해외 관계자들과 90여 명의 국내 전문가들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참가자들은 매 2년마다 동북아 평화와 한반도 통일을 위한 에큐메니칼 국제포럼을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남북 그리스도인간의 모임도 이어졌다. 11월 9~10일에는 금강산에서 ‘민족 화해와 단합, 평화 통일을 위한 남북 종교인 모임’이 모였고, 12월 1~6일에는 독일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에서 EKD와 WCC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제협의회’를 주최했다. 재일대한기독교회(KCCJ)도 WCC의 후원으로 11월 18~21일에 ‘제3회 마이터리티 문제 선교 국제 회의’를 개최하여 일본의 우경화현상과 재일동포를 비롯한 일본내 소수민족의 지위 문제를 다루었다. 한국과 일본의 NCC는 10월 15~17일까지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제9차 협의회를 개최하고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였다. 

주요 에큐메니칼 기구들은 구조조정의 한파에 시달린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CCA는 제14회 총회 이후 65만 불 수준의 연간 예산이 절반 이하로 삭감되었고, WCC도 십 수 명에 달하는 직원을 일시에 감원하였다. CWM도 4명의 국장을 1명으로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서구교회의 교세 감소에 따른 여파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중국교회는 11월 6~8일에 난징에서 아미티재단 3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중국민의 사랑 속에서 성장하는 중국교회의 면모를 지구촌 교회 앞에 과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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