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복음의 본질 회복 촉구…‘통일’ 담론도 활발”
광복·분단 70년 한국교회 과제 진단, ‘동성애’도 지속적 이슈로
2015년 학술계에는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의 현실을 진단하고 철저한 영적 각성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이어졌다. 한국교회의 신뢰도가 저하되고 다음세대의 이탈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철저한 ‘영적 각성’이 없이는 새로운 부흥이 도래하기 힘들다는 진단에서다.
특히 지난 4월 열린 개혁신학회 2015년 봄 학술대회에서 서철원 박사(총신대학교신학대학원)는 “칼빈과 루터의 신학과 전통을 그대로 받아들인 한국교회가 성경을 전했지만 ‘복음’을 설교할 줄 몰랐다며 “한국교회가 진정한 복음 선포의 능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광복 70주년과 분단 70년을 맞는 올해 통일에 대한 담론도 활발히 전개됐다. 지난 10월 개혁신학회(회장:김길성 교수)는 정기학술대회를 ‘광복 70년 화해와 통일’을 주제로 열고,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 과제와 방향을 모색했다.
같은 달 기독교통일학회는 ㈔민족지도자손양원목사기념사업회와 함께 전남 여수에서 광복 70주년 기념 특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한반도 통일을 위해 손양원 목사(1902∼1950)의 용서·통합 정신을 계승해야 할 것을 촉구했다. 신앙의 절개를 지킨 손 목사의 삶을 다각도로 조명했다는 점에서 복음적 평화통일의 방법을 이색적으로 접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우리 사회에 큰 이슈로 불거지고 있는 ‘동성애 문제’에 대한 성서적 진단도 뜨거웠다. 지난 6월 시청에서 동성애자 축제가 열린데 이어 몇몇 학회에서는 동성애를 성경적 관점에서 진단하고 성서적 해결방법을 모색했다. 현대기독연구원과 한국복음주의윤리학회는 지난 11월 공동주관으로 동성애 특별포럼을 열고, 동성애는 분명한 죄이지만, 동성애자는 사랑으로 품어야 할 대상임을 분명히 확인했다.
현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문제로 대두되는 ‘양극화’ 현상에 대한 성서적 방안을 찾는 세미나도 열려 눈길을 끌었다. 지난 5월 ‘대형교회와 소형교회의 상생’을 주제로 열린 샬롬나비 제10회 학술대회에서는 공동체로서 교회가 갖는 원리를 신학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지난 11월 개최된 2015 기윤실 포럼에서는 초대교회의 사례를 통해 실질적 양극화 해소 방법을 찾는 한편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 빚진 교회가 나눔의 공동체가 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침체된 한국교회의 회복이 ‘성령운동’을 살리는 것에 있다는 이색적인 분석도 이어졌다.
지난 9월 기독교학술원(원장:김영한 박사) 제47차 기독교학술원 세미나에서는 ‘한국교회, 성령의 은사와 열매’를 주제로 성령의 은사가 개인의 영적 자랑이 아닌, 교회를 섬기는 것이며 최고의 은사인 사랑으로 드러나야 함을 강조했다. 지난 10월 개혁주의생명신학회도 ‘기도ㆍ성령운동만이 한국교회의 살 길이다’라는 주제로 열린 정기학술대회에서 오늘날 교회 안에 점점 사라져가는 기도와 성령체험을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하라 기자
선교 완만한 성장세 유지하며 ‘질적 성장’ 초첨 맞춘 한해
선교사 파송 하향곡선 불가피… 불안한 전망도
한국교회의 계속되는 침체에도 불구하고, 2015년 한국 선교계는 완만한 성장 속에 위기를 감지하며,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왔다.
한국 선교는 2015년에도 양적인 면에서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초 발표된 KWMA 연구개발원의 조사 결과를 보면 2015년 현재 한국 선교사는 170개국에서 2만6천여 명이 사역하고 있다. 전년 대비 932명 늘어난 숫자였다. 이는 한국교회가 계속되는 침체를 겪고 있는 것과 비교해 다행이라 할 수 있지만, 선교의 모판이 교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선교계의 중론이었다.
전문가들은 선교의 성장이 당분간은 지속될 것이지만, 머지않아 선교 역시 하향 곡선을 그리게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당장 새로 선교를 나가는 선교사들만 해도 선교 후원을 확보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달 열린 한국선교지도자포럼에서 KWMA 국제총무 김연수 선교사는 “새로 파송되는 선교사들은 자신을 후원할 수 있는 교회들을 찾는 것이 힘들어지고 있다”며 “현지에 나가 있는 선교사들도 해마다 후원교회가 줄어들거나 후원금이 줄어드는 것을 통해 한국교회의 어려움을 직접 감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2030년까지 10만 명의 선교사를 파송한다는 ‘타겟2030’의 2차 5개년이 끝나는 해로서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됐다. 하지만 2차 5개년이 ‘선교도약기’를 표방하며, 그 목표로 ‘한국 선교의 고도성장’과 ‘선교 동원의 가속화’, ‘선교사 훈련 및 파송 능력의 극대화 추구’, ‘선교 시스템의 확립과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했다는 점에서 그 마지막 해인 올해 한국선교가 과연 그에 부합했는지는 의문이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10년을 맞이하기 앞서 ‘타겟2030’이 내세우는 10만 선교사 파송의 비전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선교계 내부에서도 10만이라는 숫자보다 선교의 질적 성장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한국선교 KMQ는 올해 전방개척 선교 차원에서 파송 현황을 분석하며 “전체 선교사의 절반 이상(58.55%)이 전방개척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몇 명을 보내느냐보다 어디에 어떻게 보낼 것이냐로 관심의 추가 옮겨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선교사 멤버케어의 중요성과 위기관리의 중요성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선교사들에 대한 트라우마 치료와 디브리핑 사역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한국위기관리재단은 지난 4월 발생한 네팔 대지진 당시, 피해지역 선교사들의 심리 치료에 적극 나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 지난해 선교신학 분야에서 적지 않은 성과가 나타났다. 4년마다 열리는 세계선교학회의 2016년 대회 한국 유치를 확정하면서, 이제 한국선교가 양적인 측면 뿐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세계 선교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선보이는 계기가 됐다. 손동준 기자
여성 한국사회 큰 목소리 낸 기독교계 여성
기독교 여성계는 올해 대사회적 활동으로 바쁜 한 해를 보냈다.
가장 의미있던 행사로는 지난 5월 국내를 비롯한 15개국에서 온 국제 여성 평화운동가 ‘위민 크로스 DMZ(Women Cross DMZ·WCD)’ 집행위원들이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국제여성평화걷기 일환으로 개성과 비무장지대(DMZ)를 거쳐 경의선 육로를 걸어서 종단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이날의 의미를 되새기는 사진전도 열며 평화를 이루는 여성의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 2년간 ‘탈핵운동’을 중점사업으로 펼쳐온 (사)한국YWCA연합회는 올해에 이어 오는 2016년과 2017년에도 탈핵운동을 지속한다. 동시에 정의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성 평등 운동’도 함께 이어나간다.
한국교회여성연합회는 세계기도일예배를 주관을 비롯해, 사회선교 일환으로 다양한 사업을 펼쳤다. 원폭피해자 및 가족들을 위한 특별법 제정 촉구에 지속적인 활동을 앞장섰다. 이를 비롯해 세월호 참사 유가족 위로 예배, 북한이탈주민 돕기, 일본 위안부 문제 등 사회 다방면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목화 기자
통일 기도로 모아진 한국교회 통일의 소망
2015년은 광복 70주년이자 분단 70년이 되는 해라는 점에서 각별했다. 한국교회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한반도 평화의 획기적 전환점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사명감에 연초부터 다양한 계획을 수립했다.
1월 1일 임진각에서 개최됐던 한국교회 평화통일 신년기도회는 그 시작을 알리는 자리였다. 영하 10도의 추운 날씨에도 목회자와 평신도 2천여명은 한자리에 모여 뜨겁게 기도하고, 매주 월요일 진행될 통일기도회의 출범을 알렸다.
지난 8월 9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렸던 ‘광복 70년 한국교회 평화통일기도회’는 올 한해 한국교회가 기도의 역량을 한 데 모으는 자리가 됐다. 한국교회 70여 교단과 주요 연합단체가 동참한 가운데 30여만 성도들은 폭염을 이겨내며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올해 평화통일 월요이기도회를 매주 이어갔으며, 25개 노회와 기관단체가 주관해 활동을 계속했다.
한편, 교회협은 해외교회와 함께 북한을 방문해 조선그리스교연맹과 국제회의를 갖는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세계교회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노력을 진행했다. 그러나 올해 모아진 기도의 역량이 2016년 이후 구체적인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실천하는 노력이 더욱 요청된다. 이인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