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학교 학생 감소폭 크다...부모요인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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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학교 학생 감소폭 크다...부모요인 1위”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5.12.16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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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대 박상진 교수, 전국 212개 교회 350명 설문조사 결과

한국교회 교회학교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관련 자료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교회학교를 맡고 있는 교역자와 교사들은 위기에 대해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을까?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과 박상진 교수는 이 같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 3~4월 담임목사, 부교역자, 교회학교 교사 3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전체적인 파악을 위해 교회가 전국에 분포돼 있는 예장 통합 산하 이북노회 중 한 곳을 선정해 소속 교회 212곳을 전수 조사했다. 

▲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는 이달초 제10회 학술대회를 갖고 교회학교 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모색했다.

교회학교 학생 감소, 심각하게 인식
이달 초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제10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박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현장 사역자들은 교회학교 위기에 매우 깊이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7분위 척도에서 ‘매우 동의한다’는 응답자가 29.8%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이 25.6%이었다.  

전체 평균값은 5.57점, 백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79.6점에 달했다. 이를 다시 직분별로 분석하면 담임목사는 백점환산에서 89.6점으로, 부교역자 81.9점, 교사 75.5점보다 더 심각하게 위기를 느끼고 있었다.

‘교회학교’와 ‘한국교회’ 중 어디가 더 위기인지를 묻는 흥미로운 질문도 있었다. 전체 343명 응답자 중 67.3%는 ‘한국교회가 더 위기이다’, 32.7%는 ‘교회학교가 더 위기이다’고 답해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박상진 교수는 “교회학교의 위기가 교회학교뿐 아니라 한국교회 문제임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교회학교 위기의 해법도 한국교회 위기를 타개하는 것과 직접 관련이 있음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교회교육 위기인식에 있어 담임목사, 부교역자, 교사 간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담임목사의 46.4%가 교회학교가 더 위기라고 답했지만, 부교역자들은 37.2%, 교사는 28.2%라고 답했다. 담임목사가 교회학교를 더 걱정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부교역자와 교사들이 한국교회를 더 걱정스럽게 보고 있는 것으로도 살펴볼 수 있는 반응이다. 

교회학교 학생 수 변화에 대한 질문에서 실제 교사들의 상당수는 감소 추세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지난 9월 발표된 교단 통계에서 확인된 것 같은 양상으로, ‘점진적 감소’라는 응답이 35.7%, ‘급격한 감소’라는 응답이 10.4%에 달했다. 반면 ‘점진적 증가’ 19.6%, ‘급격한 증가’ 1.4%에 그친 것과 다른 결과였다. 

또 학령인구 감소와 교회학교 학생 수 감소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는 응답이 25.8%, 학령인구보다 ‘약간 더 감소’가 24.3%, ‘훨씬 큰 폭 감소’가 24.1%였다. 비슷하거나 감소한다는 비율을 합하면 72.2%로, 증가할 것이라는 16.8%보다 훨씬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학령인구 감소를 반영한다 할지라도 교회학교 학생 수 감소를 사역자들은 더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회학교 위기, “부모 책임 크다” 높게
교회교육 위기 요인에 대한 설문에서 부모요인이 가장 많다는 응답 결과도 관심이다.  

설문에서는 위기 요인을 교사, 교육 내용, 교회, 교단, 부모, 문화 등 10가지로 설정하고 37개 문항에 대해 답변을 받았다. 문항 가운데 ‘가정의 신앙교육 부재가 문제다’, ‘부모들의 세속적 자녀교육관이 문제다’, ‘부모의 신앙 저하가 문제다’가 1위, 2위, 3위로 나타났다. 부모요인들이 수위를 차지한 결과다.  

또 교회교육 위기의 책임을 구체적으로 묻는 질문에서도 1위는 부모, 2위는 담임목사, 3위 교육담당 교육자, 4위 교회학교 순이었다. 

직분별로는 담임목사 그룹의 59.3%가 ‘교회교육 위기의 책임이 담임목사 자신에게 있다’고 답했다. 교회학교 교사의 43.9%는 ‘부모에게 교회학교 위기 책임이 있다’고 응답했다.

위기 대책, 교육 생태계 복원에 답 있다
설문에서는 교회교육 위기의 해결방안에 대해 묻고, 선택지 중 1순위, 2순위, 3순위를 고르도록 했다. 분석은 순위별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분석 결과 ‘부모들의 기독교적 자녀교육관’이 498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세대를 향한 담임목회자의 관심’ 397점, ‘기독교교육 생태계 회복’ 343점, ‘교사의 헌신’ 271점 순이었다. ‘재미있는 프로그램 개발’은 79점에 그쳤다. 

박상진 교수는 “교회교육 위기에 대한 해법을 가정과 학교와의 연계를 통한 기독교 교육 생태계 회복에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박 교수는 이번 논문에서 교회교육 위기극복의 대안을 5가지 방향에서 제안하고 있다. 우선 부모를 신앙의 교사로 세울 것. 단순히 교회에 다니는 부모가 아니라 진정한 크리스천 부모가 돼 신앙교육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담임목사가 전 교회적인 목회 차원에서 다음세대 목회를 구상할 것, 교사가 학생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고 하나의 신앙공동체를 이룰 것, 입시 위주 가치관에서 벗어나 학교에서도 신앙적 가치관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것, 건강한 교회가 회복돼 신뢰도를 회복할 것이 그 내용이다. 

박 교수는 ‘기독교 교육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핵심이라고 제안하면서 “다음세대 교육에 전 교회가 관심을 갖고, 모든 가정, 학교, 지역사회 속에서 기독교적 가치관에 입각한 신앙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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