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의 역사에서 성서공회 나갈 길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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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극복의 역사에서 성서공회 나갈 길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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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2.08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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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성득 교수 / UCLA

“과연 120주년 시점에 물어야 할 바른 질문은 무엇일까?”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 공회가 경험한 60년의 역사를 한편에, 급변하는 21세기 성서사업의 주요 주제들을 다른 편에 놓고, 향후 공회의 주요 과제와 방향을 전망하기 위해 세 가지 관계를 질문하려고 한다.

첫째, 대한성서공회의 국내 사업과 해외 사업의 관계는 무엇인가? 이는 공회의 정체성과 기본 정신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국내 사업과 해외 사업, 한국교회 연합기관으로서의 공회와 세계성서공회연합회의 일원으로서의 공회, 혹은 민족교회와 세계교회 사이의 관계를 설정하는 문제이다.

1980년대까지 공회의 주된 사업은 국내 사업이었다. 따라서 한국교회 연합기관으로서 일차적 책임은 한국교회와 협력하며 한국교회의 건강한 성장을 도모하고, 한국의 복음화와 기독교화에 필요하고 좋은 성경을 보급하는 것이었다. 이 한국 민족단위의 사업은 여전히 중요하다.

동시에 한국교회가 세계 교회의 일부요 대한성서공회는 세계성서공회연합회의 일원이므로, 세계 여러 국가의 교회들과 공회들에 대한 책임과 협조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성경을 제작해서 보급하거나 번역, 출판, 반포의 기술을 전수하는 수준을 넘어서, 현지의 필요를 함께 창조적으로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때이다. 성서제작센터의 역할, 무료 기증, 번역 출판의 경험과 기술 전수를 위한 초청과 방문 등은 중요하며 지속할 사업들이다.

둘째, 쇠퇴하는 한국교회와 성장하는 대한성서공회와의 관계는 무엇인가? 해방 후 70년의 역사는 위기와 성장이 반복되었음을 보여준다. 위기는 새로운 과제로 도전했고, 공회는 대안과 새로운 사업 개척으로 극복해 왔다. 해방 이후 70년사 역시 미미한 시작으로 출발했으나 급성장의 한 세대를 구가하다가 국내 사업은 정체기를 지나 쇠퇴기를 맞이했다. 40년 전에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인구와 경제와 교회와 비민주적인 정치구조에 대한 대응이 필요했다면, 오늘 우리는 감소하는 인구와 정체된 경제와 여전히 비민주적인 정치구조를 타개할 지혜와 인내와 용기를 줄 수 있는 성서사업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공회의 사역이 어렵거나 정체하거나 쇠퇴할 때 이를 극복한 ‘지난 세대의 연대기’를 상고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서구 교회가 쇠퇴기에 영국과 미국 공회들이 어떻게 대응해 왔는지도 반면교사가 될 것이다.

대한성서공회는 위기 때마다 새로운 사역으로 돌파해 왔다. 향후 국내 사업의 한 돌파구는 통일과 북한의 성서 사업이다. 북한의 문이 열리거나 통일이 되면 쇠퇴한 한국 성서 사업은 획기적인 전환기를 맞이할 것이다.

셋째, 급변하는 미디어와 메시지의 관계이다. 공회는 새로운 미디어와 함께 가라 메시지를 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바른 대답이 없다면 한국교회나 세계교회를 위한 공회의 미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디어와 메시지가 분리되지 않는 현 청소년 세대를 위한 듣고 보고 만지는 멀티미디어 성경, 스마트폰 앱, 홀로그래피 3차원 영상 성경 등에 들어갈 메시지의 개발은 위의 두 번째 질문과 연결되는 새로운 사역의 영역이다. 세계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성서 게임과 웹툰 등의 소프트웨어와 앱과 프로그램, 그리고 입체 성서의 개발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양방향으로 함께 가고 공조하듯이, 미디어와 메시지가 함께 가는 세상을 위해 필수적인 사업이다. 공회 사역은 종말까지 미완의 사역이다. 늘 새로운 사역의 장이 열리므로, 문을 두드리며, 열리는 문으로 담대히 들어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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