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억 빚 탕감해준 추수감사헌금 ‘천만원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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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억 빚 탕감해준 추수감사헌금 ‘천만원의 기적’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5.12.08 21: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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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제일교회, 지난 6일 ‘은평구민과 함께 하는 빚 탕감 행사’ 진행
▲ 은평제일교회는 지난 6일 주일예배에서 주빌리은행과 함께 어려운 이웃을 위한 빚탕감 행사를 진행했다.

주빌리은행과 함께 악성채권 소멸운동 나서... 기아대책 담요 지원도

추수감사헌금 1천만원이 46억원의 빚을 탕감하는 기적을 일으켰다. 성도들이 사랑을 담아 헌금한 정성이 117명을 사회로 복귀시키는 선한 결실을 맺은 것이다.

지난 6일 주일, 은평뉴타운에 위치한 은평제일교회(담임:심하보 목사)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진행됐다. 크고 작은 빚에 시달리다 사회생활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채무자 117명의 빚이 한꺼번에 소멸되는 순간이었다. 이 놀라운 기적을 목격한 성도들은 박수로 환호했고, 더 많은 사람들이 빚 독촉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오길 기원했다.

은평제일교회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은평구민과 함께 하는 빚 탕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교회가 추수감사주일 헌금 중 일부인 1천만원을 주빌리은행에 후원한 것이 계기가 됐다. 지난해 설립된 주빌리은행은 악성채무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빚에서 해방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체로, 일정 기간마다 부채를 탕감해주는 기독교전통을 실천하고 있다.

2014년 4월에 빚 탕감운동을 시작하면서 2015년 12월까지 총 440억의 채권을 소각했다. 이자를 포함하면 1천억이 넘는 규모다.

주빌리은행과 함께 성남시가 빚 탕감운동을 시작했고, 이어 은평구(구청장:김우영)가 합류하면서 관내 사업에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은평제일교회 심하보 목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소식을 접한 심 목사는 추수감사헌금의 일부인 1천만원을 선뜻 주빌리은행에 보냈다. 부채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돕고 그들이 사회로 돌아오도록 해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그런데 결과를 놀라웠다. 1천만원이라는 작은 돈이 117명을 구제했을 뿐만 아니라 이자포함 총 46억30만원의 원리금을 소멸시켰다. 심하보 목사와 김우영 은평구청장, 주빌리은행 제윤경 이사 등은 성도들 앞에서 채권이 프린트된 마술종이를 촛불에 태워 없앰으로써 채무자의 새출발을 기원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채무탕감운동을 성도들에게 알리는 퍼포먼스이자, 귀한 사역에 교회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었다.

그렇다면 1천만원이 46억원의 채권을 소멸하는 기적은 어떻게 일어났을까?

주빌리은행 제윤경 이사는 “국내 금융회사들은 대출을 과다하게 부추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일자리와 복지대신 빚을 권하는 나라로 전락했다”며 “충격적인 것은 채무자들이 빚을 갚지 못하면 채권이 땡처리 되어 대부업체 등으로 헐값에 팔려나간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주빌리은행은 10년 이상 장기 채무에 시달리다 신용불량자로 전락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을 돕는 ‘사람을 살리는 은행’ 이다. 주빌리은행은 부실채권을 헐값에 사들여 최대 93%의 빚을 감면하는 일을 한다. 연대보증채권 등을 사들여 소각하는 것으로 끝이다. 채무자에게 어떠한 의무도 부여하지 않는다. 채권도 랜덤으로 사들이기 때문에 누구의 빚이 어떻게 소멸되었는지는 은행도 모른다. 다만 장기 악성채무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한 상담 등을 진행하면서 사회복귀를 돕는 것도 주빌리은행의 몫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우영 구청장은 “은평제일교회는 은평구에서 가장 열심히 사랑을 실천하는 교회다. 연초에도 진도쌀을 구입해 관내 불우이웃에게 나누어주셨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빚 탕감프로젝트는 장기 채무에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는 것으로 은평구 역시 금융복지센터를 만들어 채권 소각방법을 나눌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빌리은행 제윤경 이사 역시 “고통받는 채무자의 손을 함께 잡아주고 용기를 주는 일에 동참해준 교회와 목사님께 감사를 드린다”며 “100만원의 작은 빚도 못 갚으면 대부업체로 헐값에 팔려 나가고, 연체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채무자들이 극단적 자살에 이르는 악순환을 만들어 낸다”며 “죽을 만큼 고통스러운 빚을 털어내고 새출발의 기회를 주는 운동에 은평제일교회가 가장 먼저 참여하고 이웃의 손을 잡아주신 것에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살아있는 믿음’이라는 제목으로 주일예배 설교를 전한 심하보 목사는 “구원은 분명히 믿은으로 얻지만, 믿는 자들에게는 믿음의 열매가 있어야 한다”며 “구원받을 자와 도움이 필요한 자를 외면하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날 부채탕감 행사 후 “우리 교회의 목표는 천억을 감아주는 것”이라며 “해마다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어주는 교회가 되자”고 당부했다.

한편, 은평제일교회는 이날 겨울 추위에 시달리는 베트남 소수 산족에게 300만원 상당의 담요를 전달했다. 기아대책이 진행하는 ‘포근해 프로젝트’는 인도차이나지역에 이상기온으로 인해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한 가정에 담요 한 장을 보급하는 운동이다.

이날 은평제일교회의 후원으로 베트남 소수부족 한 마을 전체에 담요가 전달될 예정이며, 기아대책은 올해 ‘포근해 프로젝트’ 시작 후 교회들의 도움으로 총 10마을을 섬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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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문환 2015-12-14 12:52:44
안녕하세요?
이찬규목사님과 연락을 하기 바랍니다.
저는 현재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차문환 목사라고 합니다. 뉴저지 양지교회 장두만 목사하고 동기이구요. 이찬규목사님이 기억하고 계시리라 봅니다. 제 이메일 주소는 mooncha12@hanmail.net
제 이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