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선교는 크리스챤의 신앙고백이자 양심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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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선교는 크리스챤의 신앙고백이자 양심선언”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5.12.0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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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1978년 ‘산업선교 신학선언’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달 서거하면서 그가 우리나라 민주화를 위해 걸어왔던 발자취가 집중 조명됐다. 1979년 8월 직장을 잃게 된 YH무역 여성노동자들이 당시 야당인 신민당사 점거농성을 시작했고, 당 총재였던 김영삼은 기꺼이 여공들의 손을 잡아주면서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지켜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경찰은 강제진압을 강행했고, 이 과정에서 여성노동자 김경숙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김영삼은 국회에서 의원직이 제명되는 초유의 사건을 겪게 됐다. 그는 약자를 도왔고, 역사는 그를 승리자로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YH무역을 도왔던 단체는 도시산업선교회였다. 1970년대부터 영등포산업선교회 등 기독교계는 산업선교를 새롭게 모색했고 노동자들을 돕는 교회로서 역할을 했다. 당시 독재정부는 YH무역의 배후에 도시산업선교회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후 박해를 자행했다.

산업선교를 빙자해 소수의 목사들이 근로자들로 하여금 법을 어기도록 선동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으로 돕는 목회자들이 구속됐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노동자의 인권과 권익을 옹호하는 것이 교회가 순종해야 할 하나님의 명령”이라며 저항했다. 

정부의 산업선교 방해는 1970년대 초부터였다. 세상의 관심을 전혀 받지 못했던 노동자들에게 교회가 손을 내밀었지만, 중앙정보부는 이들을 돕는 목사들을 잡아가 고문했다.

1974년 도시산업선교 관련 17개 단체가 ‘노동자 인권유린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자 정부는 노사문제에 종교단체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1978년 9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40쪽 분량의 ‘산업선교 신학선언’을 발표하고 교회의 산업선교의 신학적 근거를 밝혔다. 공산주의 활동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에 근거한 정당한 선교라는 것이었다.

“우리에게는 산업선교가 문제가 된다든가, 왜 문제시 하는가 등의 논란과 토론을 할 필요를 느끼지 아니한다. 신학은 언제나 그 신학을 공부하는 신학도와 올바른 성서적 이해와 그 이해에 세워진 신학을 무시한 교회는 생각할 수 없고, 이러한 신학적 관심을 교회의 지상과제라고 생각하는 크리스챤 지성인들과 실제 목회전선에서 일하는 교역자는 물론, 기독교 실업가 기업가 등 평신도 전부는 오늘 이 나라가 해가 바뀌어질수록 더욱 더 산업화, 공업화되어가는 한국의 역사적 현실에서 산업선교의 문제를 진지하게 신학적으로 문제시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관심은 크리스챤 전체 공동체의 산앙고백의 문제요 양심선언의 문제이다.”

-‘산업선교 신학선언’ 결론 내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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