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이 역사하는 교회 정치로 화해 이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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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이 역사하는 교회 정치로 화해 이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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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2.0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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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교수 /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구약성경은 이스라엘 공동체 안에서 전개해야 할 정치의 본질을 샤파트로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샤파트의 의미가 바로 ‘갈등조정’이다. 이 말은 성경은 정치의 의미를 단도직입적으로 갈등조정으로 단정하여 정의하고 있음을 뜻한다. 신약 시대에 등장한 공동체는 교회다. 샤파트를 의미하는 교회 정치가 신약의 교회 공동체 안에서 실현되었다는 사실은 두 가지 사례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하나는 사도행전 6장에 있는 일곱 집사를 세운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사도행전 15장에 있는 예루살렘 총회 사건이다.

이제 구약의 샤파트 개념과 사도행전의 모델들을 참고하면서 참된 교회정치가 어떤 것인가를 몇 가지 항목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첫째로 공동체가 형성되면 정치는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모든 공동체는 정치적 공동체이며, 공동체의 정치적 특성은 좁은 의미의 정치인 권력투쟁과 넓은 의미의 정치인 갈등조정을 통한 사회의 화합과 안정이라는 두 개념의 역동적인 관계 안에서 규정된다.

둘째로, 교단 정치가 좁은 의미에 정치에 집중하면 교단 안에 반드시 파벌이 형성되고 교단이 사실상의 분열 상태에 들어가게 된다. 한국장로교회사를 보면 기장과의 분열, 통합과의 분열 등의 경우를 제외한 보수진영의 교단 분열은 모두 교단 안의 교권을 둘러싼 권력투쟁의 산물이었다. 바울파, 아볼로파, 베드로파, 그리스도파로 나뉘어져서 싸웠던 고린도교회를 준엄하게 책망했던 바울의 음성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셋째로, 권력투쟁으로서의 교회정치는 무신론적이고 마귀적인 행태이지만 갈등조정으로서의 교회정치는 교회나 교단의 운영에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서 성령이 하시는 중요한 일임을 적극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갈등조정을 의미하는 교회정치의 핵심은 회의 운영인데, 회의 운영을 지혜롭게 잘 해내는 것은 교회와 교단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것이다.

넷째로, 교회와 교단의 교회정치 사안들은 모두 공개된 상태에서 진행되어야 하며, 이 사안들을 수행하는 것을 뒷받침하는 재정구조도 모두 공개된 상태에서 투명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총회 산하 중요기관들의 인사문제를 비롯하여 중요한 교단 관련 사안들을 대외비이기나 한 것처럼 교단의 소수의 인사들이 밀실에 모여서 비밀리에 논의를 하고 결정을 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바로 이 비밀 합의에서 모든 비리와 문제들이 시작된다. 하나님 앞과 사람들 앞에 언제 공개되어도 떳떳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공개적으로 처리해야 바른 처리가 된다. 공개할 수 없는 처리방식은 대부분 문제가 있는 것일 수 있다. 교회나 교단의 재정구조도 언제 공개되어도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떳떳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다루어야 문제가 없다.

다섯째로, 교단 안에서 비윤리적인 관행들이 일어날 때마다 이 관행들을 지속적으로 질책하는 비판의 소리가 중단되어서는 안 되며, 동시에 묵묵히 헌신하는 다수의 교단 소속 목회자들과 교회를 위로하고 다독이는 소리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런 조치들이 시의 적절하게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한 이유는 어느 날 폭발할지 알 수 없는 더 큰 재앙을 막기 위해서이다.

이처럼 우리는 교회와 교단 안에서 일어나는 비윤리적 행동들과 불의한 일들에 대한 관심과 비판을 지속적으로 표현하고 우리가 가진 복음으로써 교단 안의 약자들을 위로하고 아우르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 줌으로써 교회와 교단에 대하여 누적되어 가고 있는 우리 사회의 불신과 분노를 진정시키기 위한 노력을 필사적으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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