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정치 핵심은 '권력 투쟁' 아닌 '갈등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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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정치 핵심은 '권력 투쟁' 아닌 '갈등 조정'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5.11.2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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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갱협, 교회 갱신과 목회자 윤리 주제 세미나 개최
▲ 교회갱신을위한목회자협의회가 지난 20일 서현교회에서 '교회 갱신과 목회자 윤리'세미나를 개최했다.

'권력투쟁'으로 점철된 교단정치의 변질이 얼마 전 일어난 ‘목회자 칼부림’ 사건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교회갱신을위한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이건영 목사)는 지난 20일 서울 서현교회(담임:김경원 목사)에서 열린 세미나를 열고, 최근 교단(예장 합동)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반성과 대안마련의 시간을 가졌다.

세미나에서 주제발제에 나선 총신대 이상원 교수는 성경적 의미에서 교회정치를 정의하며, 교회 정치는 ‘권력투쟁’이 아닌 ‘갈등 조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정치에 임하는 목회자들의 윤리적 자세’를 제목으로 발제한 이 교수는 “우리 교단(예장 합동)에 소속된 대다수의 목회자들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눈물겨운 헌신을 해 오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 불거진 우리 교단 목회자들과 관련된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태들에 의하여 많은 목회자들의 보이지 않는 고귀한 수고와 헌신과 희생이 묻혀 버리고 교단 안팎에 비관적인 전망과 조소와 날선 비판만이 난무하는 현실은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세의 율법에 나오는 십부장과 오십부장, 백부장 등은 모두 이스라엘 백성 공동체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마련된 정치구조였다”며 “이는 당대의 다른 이방왕국에서는 그 유례를 찾기 힘들만큼 선진화된 정치인식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참된 교회정치를 위한 방안 제시하며 먼저 “예수님은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섬기는 자가 되고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다”며 “교회정치에서 권력투쟁은 거의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위축되고, 갈등조정을 통해 공동체의 하나됨을 실현하는 정치가 전부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관점에서 오늘날 교단정치의 핵심직책을 두고 전개되어 온 권력투쟁은 성경의 가르침에 정면으로 거스르는 관행”이라면서 “최근에 사태에 대해 우리 총회의 총대들 상당수는 무거운 영적이고 도덕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교단정치가 좁은 의미의 정치에 집중하면 반드시 파벌이 형성되고 사실상의 분열에 접어들게 된다”며 “보수진영의 교단분열은 거의 대부분 교단 안의 교권을 둘러싼 권력투쟁의 산물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권력투쟁으로서의 교회정치는 ‘무신론적’이며 ‘마귀적인 행태’라고 강도 높게 비난한 이 교수는 “성령이 하시는 중요한 일로서 교회정치의 핵심은 회의 운영이다. 회의 운영을 지혜롭게 잘 해내는 것은 교회와 교단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교단 내 명망 있는 목회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했다. 회의를 지혜롭게 끌고가려면 말씀에 대한 깊은 이해뿐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해도 깊어야 하고, 사회적 상식도 넓어야 하며, 무엇보다 훌륭한 인품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

그는 “더러운 물에 발을 담그기 싫다는 심정으로 교단의 정치로부터 발을 빼고 있는 상황 가운데, 지 교회 목양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교단의 중심부에 진입하여 활동하는 양태를 보이고 있다”며 “명망이 있는 분들을 반강제적으로 떠밀어서 일을 맡기는 전통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도 말했다.

이 교수는 마지막으로 교단 정치와 재정구조의 투명한 진행을 요구하며 “그동안 교역자연금기금, 아이티 구제기금, 선교지원금, 세례교인분담금 등과 같은 굵직한 돈들의 출납이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아서 현재 교단 전체 안에 교단의 재정운영 능력과 정직성에 대한 불신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교회갱신과 목회윤리'를 주제로 이상원 교수(기독교윤리학)와 이관직 교수(목회상담학)가 주제발제로 나섰다. 이어진 종합토의에서는 옥성석 목사(충정교회)가 사회자로 나선 가운데 김찬곤 목사(안양석수교회), 남능현목사(반월제일교회)가 패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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