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 ‘주의 종’으로 사는 즐거움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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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에서 ‘주의 종’으로 사는 즐거움 나누고 싶다
  • 이성원 기자
  • 승인 2015.11.19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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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대 잇는 복된 가문 이야기
▲ 교회에서 흔히 믿음 좋은 청년들은 목회자가 되라는 권면을 많이 받기도 한다. 그러나 김재현 변호사는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드러내는 법률가로 살아가고 싶다”고 고백한다.

법무법인 천고 김재헌 변호사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 누구냐 그가 택할 길을 그에게 가르치시리로다”(시편 25:12).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크고 작은 선택들이 이어져 인생길이 만들어진다. 좋은 선택이 좋은 인생을 만들어가는 건, 그래서 당연한 결과다. 그러나 그 선택은 어렵다. 무엇을 선택해야할지, 난감할 때가 많다. 그때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을 바라보게 된다.

법무법인 천고의 대표 변호사인 김재헌 안수집사는 일평생 하나님께 그 선택을 물으며 살아왔다. 20여 년 전에 마음에 들어와 박힌 이 말씀,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에게 택할 길을 가르쳐주시리라”는 시편 말씀을 따라 걸어왔다.

돌아보면, 하나님은 그때마다 한 걸음 한 걸음 그를 인도하셨다. 그가 변호사가 된 것도, 국제거래, 인수합병 분야를 전공하여 이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로 알려지게 된 것도, 처음부터 목표한 건 아니었다. “저보다 저를 더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인도하셨다”고 그는 고백한다.
 
주님 인도 따라 여기까지 
“원래는 경제학을 하고 싶었습니다. 고3 때, 10월 9일로 날짜도 기억하는데요, 버마 아웅산 테러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때 경제 관료가 많이 목숨을 잃었죠. 국가 경제 사회에 봉사하는 관료들이 많이 돌아가신 걸 보고, 순진한 마음에, 저도 그쪽에서 봉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경제학을 공부하면 경제 관료가 되는 줄로 생각했죠.”

그러나 주변에서 “다들 서울대 법대를 가는데 왜 너는 다른 쪽으로 가려고 하느냐”며 만류했다. 학창 시절 내내 학교 공부에서 ‘톱’을 차지했던 그에게 주변 선생님과 선배들은 최고 엘리트들이 모이는 곳에 들어가 꿈을 펼쳐보라고 조언해주었다.

서울대 법대를 장학금을 받고 들어간 그는 사법고시 합격 후에도 판사, 검사, 변호사의 길을 앞에 두고 하나님께 물었다. ‘하나님, 제가 어디로 가야 합니까, 저를 잘 아시지 않습니까, 어디로 가야 하나님이 기뻐하시겠습니까?’ 기도하고 말씀으로 인도함을 받는 가운데 모든 상황과 일들이 정리됐다.

경제학을 전공해서 경제 관료가 되지는 않았지만 그는 변호사로서 한국 경제인과 경제를 돕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물건을 수출, 수입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계약, 물류문제, 투자, 현지법인 설립 문제 등을 돕고 있다.

최근에도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법률 소송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그 일을 맡아 한국 기업의 입장을 잘 대변해주고, 미국의 현지 로펌을 선정해서 같이 전략을 세우고, 소송에서 마침내 좋은 결과를 얻어 큰 보람을 얻었다.

“저는 지금 제가 하는 일이 참 보람 있고 행복합니다. 어려운 문제를 푸는 기쁨이 있죠. 고객들이 해결되지 않는 숙제를 가지고 왔을 때, 그걸 풀어주는 행복이 있습니다. 그런 숙제를 풀려면 지혜가 필요한데, 그걸 하나님께 구합니다. 그때 그때마다 지혜를 주시고, 영감을 주시고, 말씀을 주십니다. 그런 삶을 살다보니, 점점 더 하나님과의 관계가 깊어지는 것 같아요. 또 그런 기대감이 있어요.
 
초등학교 때 만난 예수님
교회에서 흔히 믿음 좋은 청년들은 목회자가 되라는 권면을 많이 받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생각이 다르다. 달란트가 다른 만큼 부르심도 다양하다는 것이다.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드러내고 싶었다. 목회자만이 ‘주의 종’은 아니다. 그는 스스로 주의 종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늘 일터에서 하나님과 교통하는 느낌이 얼마나 행복한지.

“제가 부산 출신으로 어려서 양정교회를 다녔습니다. 모태신앙이었죠. 아버지 김문용 안수집사님, 어머니 박두련 권사님, 두 분 부모님이 참 순수하게 하나님을 믿으셨어요. 저도 자연스럽게 어려서부터 하나님이 너무 좋았어요. 사실 이런 인터뷰를 하는 건, 하나님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에요. 늘 교회에서 생활했어요. 초등학교 때에 예수님을 개인적으로 만난 체험이 있어요. 그 이후부터 쭉, 지금까지 그 체험이 내 삶을 인도해왔습니다.”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믿음과 축복은 대를 잇는다. 중학생 아들이 있는데, 할머니가 지어주신 이름이 ‘성경’이다. 아들과의 대화에서 빠지지 않는 레퍼토리는 ‘하나님을 최고로 생각하라’는 것. 아버지보다 공부를 더 잘하며 신앙생활도 잘하는 아들이 그는 대견하다.

어려서부터 항상 학교 성적 톱을 차지하고, 변호사가 되어서도 그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으며, 교회에서 신앙생활마저 ‘엘리트’였던 그에게도 인생의 고통 같은 것이 있을까.

“너무 많죠. 누군 절 부러움의 대상으로 보는데요, 그러나 하나님과 동행해 간다는 게, 잘 아시겠지만, 십자가의 길이잖아요. 하나님 앞에서 큰 믿음을 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러나 큰 믿음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테스트를 해봐야죠.”
고성능 차를 샀으면 속도도 내보고 험한 길도 달려봐야 그 성능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이 주신 믿음의 크기는 결국 고난을 통해서 알게 된다. 그 고난 속에서 자신의 믿음을 스스로 점검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그는 고난과 연단을 숱하게 경험했다고 한다.
 
‘키다리 아저씨’의 소원
“저희 회사에 세 분의 대표가 있는데, 저도 대표 중에 하나입니다. 로펌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한발 한발 나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법률시장도 썩 그렇게 좋지 않은데, 매일 매일 경쟁 속에서 도전하며 살아가는 거죠. 기도가 나올 수밖에 없어요. 저는 하나님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는 걸 느끼고 삽니다. 그런데 이게 하나님의 은혜를 더욱 설레며 기대하는 마음이 되고요, 그래서 도리어 감사해요.”

그가 근무하는 지역인 서울 종로구 종로 1길. 빌딩 숲 사이로 수많은 넥타이 맨들이 바쁘게 오가고 있다. 치열한 삶의 생존경쟁이 피부로 느껴진다. 그 속에도 크리스천들이 많을 텐데, 일터에서 보는 크리스천들의 삶이 그렇게 평안해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해 약속하신 평강, 기쁨, 감사, 안식은, 우리가 누려야할 특권인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것 같아요. 다들 두려워하고, 염려하고, 근심하고요. 믿는 사람도, 안 믿는 사람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예수 안 믿는 사람들도 세상 오래 살면 달관의 경지에 이르잖아요. 기독교인도 그 정도인 것 같아요.”

이것이 안타까웠다. 왜 그럴까, 하나님은 우리에게 참된 평안와 기쁨을 약속하셨는데, 왜 우리는 못 누리고 살까. 화가 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그때 깨달았다. 아,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소명이 이것이구나.

“낙망하고 지쳐있는 성도님들이 하나님 안에서 위로받고 담대함을 얻어 영적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저는 목회자로서가 아니라 똑같은 길을 걷고 있는 순례자로서, 저 또한 고민하며 얻은 해답을, 체험을 나누고 싶어요. 동시대 평신도 순례자들에게 격려와 위로를 주고 싶어요. 그 길을 찾고 있어요. 제가 완벽해서 그렇다는 게 아니라, 남들보다 그 문제로 더 많이 고통을 겪고 고민해봤고, 찾아봤기 때문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 거죠. 하나님이 그런 길을 열어주시면 하고 싶습니다.”

‘키다리 아저씨’라는 소설이 있다. 어려운 형편의 주인공이 한 익명의 ‘키다리 아저씨’로부터 도움을 받아 성장한다는 내용이다. 이처럼 키가 188센티미터로 큰 김 변호사, 그는 ‘키다리 아저씨’가 되고 싶다. 일터에서, 삶의 전쟁터에서, 참된 평안과 안식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에게, 그가 체험한 평안을 나누며 돕고 싶다. 그 날을 위해 그는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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