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의 기도, 그리고 자살 특공대
상태바
아브라함의 기도, 그리고 자살 특공대
  • 운영자
  • 승인 2015.11.18 11: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라이프호프와 함께하는 ‘생명목회이야기’ (79)

창세기 18장을 읽어보면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시겠다는 뜻을 밝히신다(창 18:16~22).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부르짖음이 크고 그 죄악이 심히 무거우니 내가 이제 내려가서 그 모든 행한 것이 과연 내게 들린 부르짖음과 같은지 그렇지 않은지 내가 보고 알려 하노라”(창 18:20, 21).

그 때 아브라함은 하나님 앞에 소돔을 위하여 간절한 기도를 한다.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는 기도였다. 여기서 우리는 신중히 생각해 볼 것이 있다. 아브라함의 기도가 소돔과 고모라를 심판하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계획이나 마음을 바꾸거나 혹은 지체하게 한 것일까? 우리는 기도를 할 때 그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바라는 대로 하나님을 움직여 그것을 성취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로서 자신이 원하는 것이 이루어졌을 때, 그는 신앙이 좋은 사람, 능력이 있는 사람이 되고, 그렇지 않는 경우 믿음이 없거나 혹은 능력이 없는 신자가 된다.

그런데, 성경을 꼼꼼히 읽어보면 변화된 것은 오히려 아브라함이다. 아브라함은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심판을 어떻게든 면하게 해 보려고 열심히 하나님께 간구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것이 아브라함이 원하는 것이었다. 거기에는 자신의 가족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브라함이 하나님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그렇게 간절히 기도하는 과정에서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바로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은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 결코 아브라함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하나님 역시 소돔과 고모라를 무조건 멸망시키고자 하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어떻게든 구해줄 구실만 있으면, 그렇게 하시고자 하는 것이 하나님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랬기에 아브라함이 간절하게 의로운 자 10명만이라도 찾을 수 있다면 멸하시겠냐고 간청했을 때에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하셨던 것이 아니겠는가?

아브라함이 간절히 기도하고, 하나님께서 그 기도를 들으시고 약속하였지만,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대로도, 아브라함이 원하는 대로도 되지 않았다. 소돔과 고모라에는 의인 10명이 없었다. 아브라함은 더 이상 하나님께 자신이 바라는 것을 요청할 수 없었고, 하나님께서도 약속을 지키실 수 없게 되었다. 아브라함은 기도하면서 이 모든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소돔과 고모라를 떠났다.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에서는 이슬람 테러집단에 의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들은 폭탄조끼를 입은 채 총기를 난사하고, 결국은 자폭하였다. 이른바 자살특공대였다.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고 세상에 알리기 위해 가장 극렬한 방법을 사용한 것이다. 그들 중 한 명은 총기를 난사한 후에 “알라는 위대하다”고 외쳤다고 한다. 그는 과연 신의 뜻을 알기나 한 것일까? 아니 알려고나 했을까?

이 지구상의 나라와 나라, 민족과 민족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며 싸우는 모습을 보시며, 하나님은 우리에게 무엇을 바라고 계실까?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러한 모든 사태에 대해서 서로 편을 가르며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하나님의 나라와 뜻을 구하는 자세일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것을 결국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기 때문이다. 생명을 심으면 생명을 맺고, 평화를 심으면 평화를 맺을 것이다. 그러나 폭력을 심으면 폭력을, 분쟁을 심으면 분쟁을 맺을 것이다.

노용찬 목사(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 빛고을나눔교회)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