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이제 ‘실버처치’로 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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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 이제 ‘실버처치’로 오십시오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5.11.04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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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교회 목회, 이렇게 해보자(3)

노인들 위한 전문 교회로 증가 추세

실버카페로 ‘휴식공간-치료’ 서비스

 

초고령사회.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12.6%로, 마케도니아에 이어 세계 50위를 기록하고 있고, 2026년경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지난 3월 발표에 의하면, 독거노인의 비율이 2004년 20.6%에서 23.0%로 상승한 반면 자녀 동거 비율은 38.6%에서 28.4%로 급격히 떨어졌다. 10년 새 이렇게 됐고, 10년 후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 구원을 위한 마지막 기회

지구촌실버처치세우기운동본부 윤인규 목사는 어르신 전도를 ‘최고의 황금어장’으로 규정한다. 어르신들을 전도하기가 가장 쉽다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복음은 죽음을 문전에 두고 있을 때 가장 강력하게 어필된다”고 말한다.

윤 목사가 말하는 고령화시대의 대안은 ‘실버처치’. 하지만 그 초점은 고령화보다는 ‘생의 절박함’에 있다. “실버처치, 실버전도의 더 큰 필요성은 생의 절박함에 있다. 얼마 남지 않은 마지막 삶을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천국행 마지막 차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과 같다. 구원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실버전도가 더욱 절실하게 필요하다.”

▲ 노인 인구의 증가 문제는 사회는 물론 지역의 교회들 또한 적극적으로 떠안고 해결해야 할 숙제다. 사진은 한아름교회가 운영 중인 실버처치.

어르신들을 위한 목회는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섬김의 대상이 아니라 전도의 대상자로 보아야 한다. 죽음을 잘 준비하게 하기 위한 천국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초청 행사에 머무르는 한계를 넘어 궁극적으로 사도행전적 교회를 실현해 가는 데 초점을 둔다.

예배는 대개 평일에 드린다. 윤 목사는 “어르신들이 예수를 믿으려면 복음을 들어야 하고, 교회에 와야 하는데 심적 접근성에 있어서 주일보다는 평일이 더 편하다”고 설명한다. 주일날 교회에 와야 한다는 부담감을 덜어주는 것. 이것이 실버처치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첫 번째 비결이다.

예배 참석 후 집으로 돌아가는 어르신들의 손에는 1킬로그램 정도의 쌀이 들려있다. 1년이면 52킬로그램. 9년 전 나눔뱅크를 설립한 이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3년 전 어르신 20여 명을 모시고 첫 실버예배를 드릴 수 있었던 것도 그동안 쌀을 나눠드렸기 때문이다. 쌀로 인해 친숙한 관계가 형성된다”고 윤 목사는 설명한다.

# 어르신들을 위한 공간 필요

안양의 한아름교회(담임:이윤호 목사)도 지역의 어르신들을 보듬는 실버처치를 운영한다. 지난 10월 30일을 기점으로 58주차에 접어들었다. 처음에는 찾아가는 예배로 시작했다. 어르신들이 모여있는 곳을 방문해 예배를 드리고 음식을 대접하는 형태였다. 주로 무료급식이 진행되는 곳이었고, 이것이 활성화되면서 장소를 교회로 옮겨 매주 예배를 드린다.

예배는 매주 금요일에 드린다. 예배가 시작되기 전 실버처치 안내판을 교회 앞에 내놓으면 한 사람 두 사람 어르신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이 목사는 “죽기 전에 예수님을 만나게 해야 한다. 이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절체절명의 사명이다. 한 사람당 매주 1킬로그램의 쌀을 드리는데, 비록 적은 양이지만 소외된 어르신들에게 보탬이 되고, 이를 통해 복음을 전해 그들이 삶을 마감하기 전에 구원 받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한다.

상도제일교회는 노인들을 위한 카페 ‘카리스’를 만들었다. 교회가 있는 숭실대학교 근처에 60여 개나 되는 커피숍들이 있지만, 어르신들이 들어갈만한 공간이 하나도 없다는 점을 주목했다. ‘은혜’라는 뜻의 이 카페는 지난 9월 문을 열었다. 모든 음료의 가격은 2천 원. 거기다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은 이 가격에서 항상 50% 할인 받는다. ‘천 원의 기쁨’이다.

시니어 카페라고 해서 시설이나 품질, 서비스 품목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한쪽 벽에는 전문가가 그린 외국 시골 풍경 벽화가 자리잡았다. 카페 안에는 최신식 안마의자와 혈압계를 설치했고, 벽마다 예술품을 걸었다. 커피 종류만 해도 10종. 여느 전문점 못지 않다. 여기에 더해 허브차가 7종, 한방차가 5종, 수제차가 3종 등 전체 25종의 음료가 판매된다.

조성민 목사는 “자신들을 위해 만들어진 시니어 카페를 보고 눈물을 글썽이며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이 눈물이 지역사회를 위해 수고하신 분들에게도 동일하게 흐르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시니어 카페를 열었다”고 말한다.

갈 곳도, 돌봐줄 사람도 없는 어르신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윤인규 목사는 “무엇을 많이 대접해 호감을 사려고 하는 것보다 따뜻한 사랑과 겸손한 섬김으로 어르신들의 마음을 사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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