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남북 교류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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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남북 교류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해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5.11.02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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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 성공적 마무리... 일회적인 만남되선 안돼

지난달 이산가족 상봉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지만, 짧은 만남 후 기약없는 헤어짐을 맞이한 이산가족의 아픔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지난 9월 통일부가 발표한 이산가족 등록현황에 따르면 1988년부터 올해 9월 30일까지 이산가족 상봉 신청인은 전체 13만 409명이다. 이중 생존자는 6만6천488명이며 사망자는 6만3천921명으로 이미 절반에 가까운 수가 죽음을 맞이했다.

▲ 한반도 분단이 빚은 가장 큰 비극이라 할 수 있는 ‘이산가족’의 아픔은 분단 70년이 지난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19차 설 명절 계기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 모습.(

연령별로는 90세 이상 7천781명(11.7%), 80~89세 2만8천63명(42.2%), 70~79세 1만8천291명(27.5%), 60~60세 6천957명(10.5%), 59세 이하 5천396명(8.1%)으로 80세 이상 고령자만 53.9%에 달한다. 이산가족 상봉은 2000년 이후 19차례 성사돼 1만 8천799명이 가족을 만났으나, 이는 전체 이산가족 상봉 대기자의 14.5%에 불과하다.

8·25 합의의 최대 성과라 할 수 있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 전후로 남북 교류도 다방면에서 활성화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개성역사유적지구’에 속하는 개성 만월대 출토 유물 전시회가 13일부터 약 한 달간 서울과 개성에서 동시에 진행됐으며,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회의’도 이달 12일부터 19일까지 남북 언어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금강산에서 개최됐다. 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지난달 30일 개성에서 북측 조선직업총동맹과 실무접촉을 갖고 이달 27일부터 평양에서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남측 7대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와 북측 5대 종단 협의체인 조선종교인협회도 실무접촉을 갖고 금강산에서 남북종교인평화대회를 개최하기로 잠정 합의해 향후 남북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산가족 상봉이 열리던 24일 해역에서 북한 단속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우리 해군이 북측에 경고사격을 가한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연평도 동방 해역에서 조업 중인 중국 어선들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북한 단속정이 NLL을 침범해 우리 해군이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에 북한은 “8.25 합의 이전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위협하면서 위태로운 남북관계의 현실을 드러냈다. 이처럼 남북 정세는 북한의 태도에 따라 언제든 뒤바뀔 수 있어 마냥 낙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꾸준한 남북의 교류와 이산가족의 상봉 정례화 없이는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이번 만남도 일회적인 행사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성훈 목사(PN4N 대표)는 “이번 상봉을 통해 이산가족들은 죽기 전 얼굴이라도 한 번 보고 싶었던 염원을 드디어 풀게 됐다. 남북 당국 간에도 정례적인 대화가 회복되고, 정상 간의 만남도 이루어서 북한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 목사는 “최근 남북 민간교류에 소극적이었던 북한의 태도가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8.25합의에 의한 남북 당국 간 회담도 열리게 되기를 기대한다”며 민간교류 활성화를 통한 남북의 관계 개선 가능성을 전망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북한의 태도는 예측이 불가능하고, 언제 돌발 상황이 생길지 모르기에 간절한 우리의 기도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한국교회를 향한 당부로 “한국교회가 힘을 모아 통일선교 컨트롤타워를 세워서 더욱 적극적이고 과감한 정책과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 대표회장 김명혁 목사는 “분단 70년을 맞이한 지금까지도 남북은 이산가족의 슬픔과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다. 그런 가운데 대화가 다시 재개되고, 오랜만에 20차 이산가족 상봉이 다시 이뤄지게 되니 얼마나 반가운 일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목사는 “앞으로 이산가족 상봉이 정치적인 이념을 뛰어 넘어 매년 또는 매달 개최되길 바란다”며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정례화를 촉구하는 한편, “남과 북이 정치적인 이념을 뛰어 넘어 온 세계가 바라고 지원하는 이산가족 상봉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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