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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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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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0.27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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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식 목사 / 동현교회

서너 달 전 8월초 호주 에들레이드에서 찍은 꽃이다.
당시 그 곳의 평균 기온은 10도를 밑도는 제법 쌀쌀한 겨울 날씨였다. 그런데 이런 아름다운 꽃이 피었다. 더 신기한 것은 이 꽃은 바닷가에 피어난 꽃이다. 식물은 짠물을 부으면 이내 죽고 만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바닷가의 짠물을 먹으면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으며 이런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단 말인가?

신비하게도 그들만의 생존법칙이 있다.

짠물을 빨아들인 식물은 자신의 잎사귀 한 개에 짠 성분을 몰아 보내어 그 잎을 희생시키고 살아남는다. 그래서 그 잎사귀를 씹으면 짠 맛이 나는 것이 있다. 철저한 희생의 법칙으로 살아남는 것이다.
참 생각이 많아진다.

살아남기는 원하면서 희생은 싫어하기 때문이다. 이 꽃의 처절한 희생의 대가를 알지 못하는 자는 쉽게 이 꽃을 꺾으려 한다. 하지만 살아남기 위한 이들의 처절한 몸부림을 아는 자라면 아마도 함부로 손을 내밀지 못할 것이다.

희생이 없는 아름다움은 조화다.

생기도 없고, 향기도 없다. 그런데 어떤 조화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래서 그를 향하여 약간의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생기 없는 조화라는 것을 알고 난 후 더 이상 그를 찾으려 하지 않는다. 아무도 그를 주목하지 않는다.

필살기가 필요한 시대다.

지금 우리 주변은 갖가지 언어들과 스크린으로 홍수를 이루고 있다. 정보나 지식이 부족한 시대가 아니다. 손가락 하나 만으로도 원하는 모든 것을 채울 수 있는 최첨단의 혜택을 누린다. 하지만 사람들의 삶의 질은 점점 더 바닥을 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왜 세상의 질은 점점 더 나아지는데 인간의 질은 더 바닥으로 치닫는 것일까? 사람이 떡으로 채울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질적 향상과 가치는 과학이 결정짓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임한 은혜가 결정한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은혜가 있어야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다. 하나님의 은혜가 있어야 변화도, 개혁도 할 수 있다. 하나님의 은혜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래서 설교자들의 희생과 몸부림의 필살기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대다.
자기를 살려야 한다.

설교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통하여 은혜를 공급하는 통로이다. 이 통로가 문제가 생기면 설교자도, 청중도 제대로 된 삶을 기대 할 수 없다. 반드시 설교자가 살아야 한다. 그럼 누가 설교자를 살리는가? 이 땅에 설교자를 가르치고 훈계할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다. 설교자를 살릴 수 있는 자는 오직 설교자 자신뿐이다. 그러기 위해서 설교자들의 처절한 몸부림이 절실하다.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살리고, 살아남기 위한 대가를 치르자는 것이다.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것은 내 것이 될 수 없다. 아무리 내 것처럼 사용해도 언젠가는 들통이 나고 만다. 이제 이 시대 하나님의 은혜의 통로가 되기 위해서 무슨 짓이라도 해보자. 제대로 된 설교자가 되기 위해서 무슨 짓이라도 하자. 지금 하지 않으면 영원히 다시 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자기를 살리는 설교자만이 청중을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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