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성’ 확보로 교회 분쟁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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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성’ 확보로 교회 분쟁 극복해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5.10.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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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화해중재원 제9차 기독교 화해사역 세미나 개최

교회 분쟁이 사회적 신뢰도 저하의 큰 위험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피스메이커’로서 기독교인의 역할이 강조됐다. 사단법인 한국기독교화해중재원(이사장:피영민 목사)이 지난 16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제9차 기독교 화해사역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교회분쟁과 소송대안제도의 필요성이란 주제로 발제한 김유환 교수(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는 “오늘날 한국교회는 구조적 분쟁과 갈등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구조적 갈등 환경 속에 목회자의 도덕성만을 책망할 것이 아닌, 인간의 제어할 수 없는 욕망을 전제한 뒤에 교회 내 갈등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한국교회 안팎의 분쟁과 갈등 해결을 위해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화평하게 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예수님이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사이의 피스메이커(Peacemaker)로 이 땅에 오셨듯, 모든 그리스도인은 피스메이커로서의 사명이 있다”며 “세상 속에서 새로운 의사소통 방식을 훈련하고 평화를 매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상의 피스메이커로 살 뿐 아니라 교회 안에서도 분쟁을 예방하고 평화를 도모하는 것이 신자의 기본 의무”라며, “교회 안에서의 분쟁은 세상에서의 해결 원칙과 다르게 서로 양보하며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체계적인 교회 행정 구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교수는 “소송대안적 분쟁해결과 전문적 갈등관리를 위해 교회도 체계적 교회 행정을 구축해야하며, 바른 목회자의 역할을 정립하는 한편 교회 세습과 사유화 금지 등의 공공적 영역의 제도화를 이뤄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회 분쟁의 예방을 위한 방법으로는 ‘공공성’ 확립을 통한 투명한 재정관리와 민주적 의사소통이 강조됐다. 김 교수는 “교회가 정관을 가지고 분명한 재정원칙을 바탕으로, 재정에 대한 정보공개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 개인적 판단에 의해 교회의 의사결정이 좌우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교회는 가정과 직장에서의 갈등상황에서 교인들이 어떻게 대화와 타협을 통해 평화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교인들을 준비시켜야 한다”며, 교회 밖에서도 효과적인 갈등과 소통의 방법을 가르칠 것을 제안했다.

만약 불가피하게 교회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교단 권징이 아닌, 법적 권위를 갖춘 ‘ADR’을 권장했다. ADR(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는 법원 소송 절차 이외의 다양한 분쟁 해결 수단으로 중재‧조정 등을 의미한다.

김 교수는 “‘ADR’는 21세기 시민사회의 문화에 매우 적절한 방식”이라며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며, 이해하는 바탕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분쟁해결방식으로 국가적으로도 법적 효력을 인정받는 중재판정을 위한 중재합의로 분쟁을 해결하는 것이 더 실효적”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기독교화해중재원은 법조계와 교계가 함께 하는 기관으로써 법적 전문성과 종교적 신뢰성을 함께 갖춘 기관”이라며 “성경적 분쟁 해결을 위해 ADR운동의 싱크탱크역할을 잘 수행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미나에 앞서 열린 개회예배는 오준수 목사(운영위원)의 인도로 피영민 목사가 설교를 전했다. 설교에서 피영민 목사는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지만, 하나님의 은혜는 모든 것을 가능케 한다”며 “사람의 갈등과 화해를 풀어내는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에게 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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