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교, 우리 사회의 희망 로드맵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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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교, 우리 사회의 희망 로드맵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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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0.07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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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모 목사 / 인천 내일을여는집

무엇보다 우리는 그동안 한국교회가 구한말 개화기에 보여 주었던 민중의 교회로서 등불과 같은 존재였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오늘 이 시대에 드리워지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과 빛을 갈망하는 사람들을 생각해야 한다.

1905년 대한제국은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과 맺은 을사조약 이후 자주적 외교권을 박탈당하고 독립국으로서 갖추어야 할 주권을 서서히 빼앗기고 있었다. 당시의 민중들은 슬픔 속에 희망을 잃고 있었다. 그 가운데서도 1903년에 일어난 원산부흥운동에 이어 1907년 1월 14일과 15일 양일 간 장대현교회에서 열린 부흥사경회에서 촉발된 성령운동은 전국으로 번져 나갔다. 이것이 ‘평양대부흥운동’이다. 1906년까지 장로교단은 조직교회 123개에 교인 56,943명이었지만, 이 운동을 계기로 1909년에 ‘백만인’ 구령운동으로 전개된 것을 생각할 때 이 운동이 얼마나 강력하고, 그 이면에 이 땅의 민중들이 ‘새 하늘 새 땅’을 얼마나 갈망했는지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바로 이 점이다. 우리는 그 당시에 한국의 장로교단이 한국 사회에 희망을 주고, 민중의 열망을 담아 등불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 당시와 오늘의 시대는 분명 차이가 나지만, 그렇다고 그 당시의 일어난 성령의 역사가 오늘 이 시대에 일어나지 않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당시 교계 지도자들은 청빈하고, 오직 하나님만을 위해 생명을 바쳐 열정적인 기도와 말씀 전파를 했다는 사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성령은 지금도 여전히 일하시고 계신다. 당시의 암울했던 현실에 비해 오늘날의 풍요로움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편리의 진보를 이루긴 했어도, 오늘날 수없는 생명이 여전히 좌절과 절망으로 죽어간다.

최근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해 자살한 사람은 13,836명으로 시간당 1.6명, 매일 38명이 자살하고 있는 셈이다. 이 수치는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지난 11년간 변함없이 자살률 1위라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토대로 연구한 결과, 우리 사회는 소득불평등보다 자산불평등에서 오는 좌절과 절망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소득세는 올리고, 자산소득에 대한 조세제도는 완화함으로써 재산 되물림이 용이해져 빈부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탓이다. 아무리 일해도 부자가 될 수 없는 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 지난해에 자살률이 조금 줄기는 했지만, 오히려 20대의 자살률이 4%나 더 늘어난 것은 우리 사회의 양극화의 문제와 청년실업 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살을 한 번이라도 생각한 사람’ 가운데 가장 큰 이유는 37.4%가 경제적인 이유를 들고 있다. 풍요로움 속에 나타나는 ‘빈곤문제’는 최소한의 사회안전망과 더불어 ‘희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이다.

지난 9월 있었던 한국 장로교단들의 제100회 총회에서 이를 지적했어야 했다. 적어도 100회 총회는 자살을 막고 생명을 구하는 생명운동에 대한 실효적 대책을 세워야 했다. 각 노회마다 생명운동본부를 만들고, 생명운동 캠페인과 아울러 양극화의 문제를 해결하고 자본주의 병폐를 끊어내는 대안을 정부와 사회에 강력하게 촉구해야 했다.

한국교회는 우리 사회에 희망을 주는 등불이 되기 위해 희망에 장애가 되는 모든 것을 예시하고 뜯어 고치는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 100회 총회 결과 자료보고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주요 장로교단에서만 교인이 무려 15만명이 줄었다. 교회에 희망이 없고 고단한 민중의 갈증과 열망을 담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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