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임대 개척, 100에 하나 정도 성장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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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임대 개척, 100에 하나 정도 성장 가능”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5.10.07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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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개척, 목회자와 신학자의 시선(1)

개척 이후 목회자-교인 모두에게 부담

목회자 생활 유지되면 교회 존립 가능


급성장은 이제 과거의 일이다. 오히려 정체 또는 후퇴의 시대. 이런 위기의 때에 교회 개척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이 현실을 목회자와 신학자들은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부산에서 로고스교회를 담임하는 김기현 목사와 영남대학교 기독교윤리학 김승호 교수(목회윤리소장)가 극히 현실적인 시각으로 교회 개척에 접근했다. 인식과 대화 모두 현실적이었고, ‘목회와 윤리’가 이 내용을 다루었다.

# 적극적 개념의 목회자 이중직 필요

김 목사는 주중에 강의를 하거나 책을 쓰는 자비량 사역자. “건물을 임대해서 개척하는 방식은 사역자에게 부담이 너무 크다”고 단언한다. 특정 공간을 마련해서 교회를 개척하는 전통적인 방식은 재정적인 부담이 크다는 현실적 접근이다. 김 목사의 대안은 집에서 개척을 시작하는 방식과 한 달에 약 100만 원 정도 벌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이중직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집에서의 개척, 가정교회에 대해 긍정적이다. 김 목사는 “목회자의 집과 예배당 홀을 둘로 분산시켜 놓으면 생활과 재정 모두 힘들어지는 것은 물론 교인들에게도 부담이 된다”면서, 두 공간을 하나로 줄일 필요성을 강조한다. 교회가 목회자 생활비만 유지할 수 있으면 교회는 존립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 건물 임대 방식의 교회 개척이 아직 강세이기는 하지만, 현실적 상황과 성장 가능성에 있어서는 부정적 의견이 강하다. 대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집에서의 개척을 주장하는 이유는 절박성. 어쨌든 목회자가 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 교회는 초대 교회의 상황에 강제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교회가 이래야 되는 것은 아니고, 많은 교회가 이렇게 안 하면 살아날 수 없는 그런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완전히 벼랑 위에 서 있는, 죽느냐 사느냐의 상황인데 그만큼 절박하다는 것이다. 옵션이 아니라 강제적이다.”

김 목사 또한 약 10년 동안 예배당 목회를 한 전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가정교회로 돌린 지 5년째. 10명에서 출발한 인원이 30명으로 늘었고, 이제 교인들이 건물을 얻어서 나가자고 하는 상황이다.

# 가정교회 유형 점차 늘어날 것

김승호 교수는 현재 한국교회와 신학생 수급 현황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가정교회 유형이 점점 더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목사도 100에 하나 정도 건물을 임대해서 성장하는 교회가 있겠지만, 나머지 99개를 위해서는 집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동조한다. 그리고 “가정집 교회를 셀이나 가정교회, 목장 등 교회의 한 형태로 보면 좋겠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예비 목회자나 기존의 교회를 담임하던 목회자가 그 교회를 접고 가정교회로 돌릴 경우 전략적인 면이나 시작하는 면에서의 가능성이나 준비의 필요성”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김 목사는 바울을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가정에서 개척하고 다른 일을 하다가 교인이 어느 정도 늘어나고 안정이 되면 사례비를 받는 방식. 김 목사는 “가정집 교회를 한 지 4년이 지난 작년 7월부터 사례비를 받았고, 점차 올려서 올 7월부터 100만 원씩 받기로 했다. 그러나 외부에서 일하는 것이 있으니까 더 이상은 올리지 말자고 했다”고 말한다.

선교단체 간사나 NGO 간사는 추천할 만한 이중직. 김 목사는 후배들에게 “주중에 사역을 하고 주일은 교회사역을 하는데, 같이 할 수 있으면 가장 좋고, 그렇지 않으면 학부 때의 전공을 살려 전문성을 갖고 뭔가 할 수 있는 방향을 찾으라”고 말한다. 그리고 “목회 이외에 다른 일을 하나씩 준비하라고 권면한다. 어쩔 수 없다. 자동차 정비가 됐든 정수기 관리가 됐든 간에 그런 직업은 하나씩 가져야 된다”고 강조한다. 교단이 최저 생활비를 안정적으로 보장해주기 않는 한 어렵기 때문이다.

후배들에 대한 김 목사의 이런 충고는 목회자들의 가혹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택배 물류창고, 택시기사 외에 최근에는 정수기 관련 직종에서 일하는 목회자들이 증가하는 추세. 하루 종일 일하는 게 아니라 맡겨진 곳만 처리하면 나머지 시간에 심방도 가고 일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매월 최저 3백~5백만 원 들어가는 개척 자금을 감당할 수 있는 사역자가 흔치 않다. 그리고 개척을 해서 최소한 3년 정도는 버텨야 하는데, 그런 교회에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김 교수 또한 “미국에서는 목회자 사모들이 정수기 일을 많이 한다고 들었는데, 국내에서는 택시기사에 이어 정수기 일까지 영역이 확장됐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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