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부모가 자녀의 바른 인성교육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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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부모가 자녀의 바른 인성교육 이끈다”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5.09.2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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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네이버스-열린부모교육학회, ‘부모의 인성이 자녀의 인성이다’ 학술대회 개최

자녀가 가정의 ‘희생양’ 되지 않도록 해야
심판적 태도 아닌, 공감적 수용적 태도가 중요
‘가정-사회-학교’ 협력 시스템 구축 필요해

‘한 아이를 기르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의 속담처럼 한 사람의 성장을 위해서는 가정과 사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가정은 자녀의 출생과 성장이 시작되는 곳으로 부모는 자녀의 인격 형성과 발달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 학교폭력, 사이버 따돌림을 비롯한 아동 청소년 문제행동이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근본적 해결방안으로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지난 2012년 한국교육개발원이 전국 성인 18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정부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교육문제’로 38.5%가 “학생의 인성·도덕성 약화”를 꼽아 인성교육 강화가 중요한 교육 과제임을 드러냈다.

특히 아동이 가정 안에서 부모와 어떠한 관계를 맺고 양육되는 지에 따라 아동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인식, 관계를 가지는 방식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부모와 자녀들과의 관계는 건전한 인성 교육에 핵심 역할을 한다. 이에 굿네이버스(회장:이일하)와 열린부모교육학회(회장:김수영)는 지난 1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부모의 인성이 자녀의 인성이다’를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자녀의 인성교육을 위한 바람직한 부모 역할을 모색했다.

#자녀 인성교육의 시작점, ‘가정’

최근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한 정부는 다양한 제도적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국회는 ‘인성교육진흥법’을 발의했으며 올해 7월 2일부터 교육현장에서 시행되고 있다. 올바른 인성교육을 위한 첫 제도적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인성교육의 가장 중요한 시작점이 ‘가정’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연문희 교수(성산효대학원대학교)는 “OECD 국가 중 이혼율이 매우 높은 우리나라의 가정에서 부모간의 가짜 친밀성이나 불행한 결혼생활에서 자녀들이 희생양이 되기 쉽다”며, “결손가정, 충성경쟁, 홀부모 가정 등 불안한 가정생활을 통해 청소년은 학교와 거리에서 문제행동을 일으키게 된다”고 말했다.

성장과정 중 가정 내에서 돈독한 관계 형성에 실패한 아동 청소년들은 불안, 두려움, 실망, 좌절, 초조, 열등의식, 소외감으로 건전한 인성을 형성하지 못하고 각종 문제행동을 유발하게 된다.

특히 부모와 신뢰와 사랑의 관계 안에서 성장해야 할 아동 청소년들이 사무적, 형식적 관계로 인해 채우지 못한 결핍 욕구 충족을 위해 몸부림 치다보면 다양한 개인적,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연 교수는 “한 인간은 부모와의 관계에서 자아정체감이 형성되고, 사람됨과 자기개념이 형성된다”며 “문제행동을 하는 아동 청소년들은 가정에서 그 문제의 원인을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자녀 ‘있는 모습 그대로’ 포용해야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의 인성교육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정서적으로 건강하고 성숙해야 한다. 심리적으로 안정된 건강관계를 가진 부모가 자녀와도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

연 교수는 “부모와 교사들이 함께 인성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자녀의 인성교육이 성공할 수 있지만, 가정에서조차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지식교육에 지나치게 치중하고 인성교육은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우려했다.

바른 자녀교육을 위해 부모가 자녀의 통제의 대상으로 여길 것이 아닌, 개개인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존중함으로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일 것을 요청했다. 그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어른의 뜻대로 좌지우지 할 수 있는,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타고난 자기실현 경향성을 존중받고, 그 길로 가도록 안내되어야 할 존재”라며, “자녀의 타고난 실현경향성이 자랄 수 있도록 돕는 부모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인성교육을 위한 바른 부모의 태도로 그는 △자녀들 앞에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 △자녀들을 조건 없이 수용하고 존중해야 한다 △자녀에게 공감하고 이를 언어적 비언어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등을 제시했다.

연 교수는 “자녀들의 말과 행동을 부모의 판단기준에 따라 일방적으로 심판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며 “비지시적, 수용적, 공감적 태도가 부모의 지시적, 주도적인 태도보다 더 의미심장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녀의 인성교육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모르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는 전문적인 ‘부모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가정-사회-학교’ 협력 시스템 구축 필요

자녀의 인성교육에 있어 부모가 큰 영향력을 미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모에게만 모든 책임을 지우기는 어렵다. 맞벌이 부부 증가에 따른 자녀 양육기능의 감소로 가정, 사회, 학교의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상황.

김은영 교수(서울대 학부모정책연구센터)는 “가족구조가 핵가족 형태로 단순화되고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면서 이 시대의 부모는 자녀와 함께 할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 가족이 함께 보내는 절대적 시간이 감소는 구성원 간 영향력의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렇기에 가정이 원래의 교육적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자녀의 직접적 양육과 교육을 담당하는 부모의 역량을 강화시킬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며, 학교와 사회의 협력이 강조된다. 특히 부모-학교 간 협력은 ‘학부모 학교 참여’로 구현될 수 있다.

‘학부모 학교 참여’는 부모들의 재능기부나 진로지도를 통해 부모와 자녀, 학교 모두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교육 참여 방법이다. 자녀의 학업성취, 학교 출석률, 교육에 대한 태도 등의 교육적 태도를 향상시킬 수 있으며 자녀의 사회적 행동, 또래 간의 관계와 같은 정서발달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밖에 종교계 교육시설 및 프로그램의 연계가 제안됐다. 김 교수는 “종교계는 각종 종교시설을 개방해 아동·청소년의 활동을 지원하고 여름성경학교 등의 프로그램에 인성교육 내용을 강화함으로써 종교계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도록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학교나 교육 현장뿐 아니라 가정, 사회, 정부 차원에서 인성발달과 학업 성취가 균형을 이루는 교육 패러다임이 강조될 때 아동 청소년의 인성을 함양할 수 있다”고 덧붙었다. 

▲ 굿네이버스와 열린부모교육학회는 지난 1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부모의 인성이 자녀의 인성이다’를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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