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생명을 살리는 공동체가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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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생명을 살리는 공동체가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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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9.15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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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호프와 함께하는 ‘생명목회이야기’ (71)

지난 2015년 9월 14일 저녁 MBC 뉴스투데이는 아빠만 좋아해서 5세 아들을 살해한 비정한 엄마에 대한 기사를 전했다. 사연인즉, 우울증을 앓고 있던 30대 엄마가 5살 된 자기 아들이 아빠를 더 따른다는 이유로 욕조 속에 아이를 빠트려 익사 시킨 후에 마치 사고로 숨진 것처럼 위장을 했다가 12살 된 누나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수상히 여겨 추궁하자 자백을 했다는 것이다.

영유아 살해는 인간 사회의 수수께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어머니 된 여성들은 그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느냐고 반문하겠지만, 통계를 보면 의외로 이러한 가슴 아픈 일들이 우리 사회에서 종종 일어나고 있다.

영유아 살해가 왜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연구가 있었다. 원시부족의 경우에는 하나의 관행처럼 행해지기도 했는데, 거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기아나 전쟁과 같은 혼란한 때에 인구를 통제하기 위해서, 혹은 불구나 병든 아기와 같이 받아들여질 수 없다고 생각되는 아이를 제거하기 위해서 행해지기도 했다. 요즘도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자녀가 가정에 치욕스러운 일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아무런 법적 절차도 없이 아버지나 오빠들에 의해서 살해되는 경우가 일어나고 있다.

최근에 일어나는 대부분의 영유아 살해 사건들은 정신적 질병이 원인이 되어 일어난다고 본다. 앞에서 예로 든 기사처럼 엄마의 우울증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종종 보고되는 동반자살의 경우, 정확하게 말하자면 자녀 살해 후 부모 자신도 자살하는 경우들도 대부분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질환에 의해서 일어난다. 출산을 할 때 심한 고통을 경험한 아기 엄마들의 경우 산후 우울증을 겪을 수 있는데, 이때에 사리 판단이 흐려지고, 아기를 사랑의 대상으로 느끼기 보다는 고통을 준 대상으로 여기게 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제거하려는 시도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는 동물들에게도 가끔 나타난다. 몇 년 전 TV에도 소개가 되었었는데, 몽골의 초원에서 어미 낙타가 새끼를 돌보려고 하지 않고 젖을 물리지 않자, 치료사가 노래를 불러주고 쓰다듬어 주면서 한참을 위로하는 말을 해주자 낙타가 눈물을 흘리면서 새끼를 받아들이는 장면이 있었다. 난산을 겪은 어미 낙타가 새끼를 자신에게 고통을 준 대상으로 여겨 거부하다가 치료사에 의해 마음의 안정을 얻고 새끼를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결국 사랑과 관심과 위로가 치료의 관건이었다.

우리 사회는 겉보기에는 정말로 잘 사는 나라이다. 먹을 것과 입을 것이 풍족하다. 거주 환경도 예전에 비하면 너무나 좋아졌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물질적인 풍요를 위해 너무나 많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는 것이다. 가족의 해체, 초경쟁적인 사회, 타인과의 끊임없는 비교와 그로 인한 스트레스, 남보다 더 노력하지 않으면 언제 뒤처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결과적으로 경험되는 극심한 인간 소외 현상... 이러다 보니 한 가족일지라도 가족 구성원 서로가 감정적 소통이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부부간이나 형제간에도 경쟁하고 비교하는 친밀감이 결여된 삭막한 처지에 내몰리게 되는 것이다. “아들이 아빠를 나보다 더 좋아해서” 아들을 살해했다는 비정한 어머니의 말 속에는 우리 사회와 가정의 역기능이 독버섯처럼 숨어 자라고 있다는 반증이다.

무엇을 해야 할까? 생명운동이다. 교회가 먼저 물량주의, 물질적 성공주의를 벗어버리고 진정한 생명과 평안을 추구해야 한다. 그야말로 생명공동체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주님은 말씀하셨다.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요 10:10).

노용찬 목사(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 빛고을나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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