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아리랑 전한 헐버트 선교사, 제1회 서울아리랑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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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아리랑 전한 헐버트 선교사, 제1회 서울아리랑상 수상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5.09.1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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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리랑페스티벌조직위원회, 서울아리랑상 첫 수상자로 헐버트 박사 합의 추대
▲ 헐버트 선교사

우리 민족의 노래 ‘아리랑’을 국내 최초로 서양식 음계로 채보해 세계에 알린 호머 B. 헐버트 선교사(1863~1949)가 (사)서울아리랑페스티벌조직위원회(위원장:윤영달) 제정 제1회 서울아리랑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 14일 조직위원회는 “아리랑의 가치 공유와 확산을 위해 서울아리랑상을 제정했다”며 “129년 전인 1886년 한국에 온 헐버트 선교사가 우리 소리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 구전으로 전해지던 아리랑 가락을 서양식 음계로 채보해 우리 음악사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이 ‘서울아리랑상’의 제정 취지에 잘 부합해 첫 수상자로 합의 추대했다”고 밝혔다.

미국 명문 다트머스대학 출신인 선교사 헐버트 박사는 구한말 고종이 육영학교를 설립한 후 미국에 요청해 1886년 한국에 온 교육자 겸 선교사다. 헐버트 선교사는 1896년 영문잡지 ‘Korean Repository’ 2월호에 논문 ‘Korean Vocal Music’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한국의 고전음악과 대중음악 등을 분석하는 등 서양식 음계로 채보한 ‘아리랑’을 비중 있게 다뤄 전 세계에 ‘아리랑’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논문에는 “대략 782마디 정도 되는 아리랑은 한국인에게 쌀과 같은 존재다. 다른 노래들은 말하자면 반찬에 불과하다”라며 헐버트 선교사는 한국 음악 중 아리랑을 상당히 높게 평가했다. 아리랑뿐만 아니라 시조, 민요들도 악보와 함께 다수 소개하기도 했다. 이후 아리랑과 한국 민요 악보집을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또한 선교사 헐버트 박사는 논문에 앞서 한국에 처음 온 1886년 10월 17일, 미국에 있는 누이동생에게 보낸 편지에 옆집 꼬마들이 부르는 아리랑 가락을 오선보를 직접 그려 옮기고, 가사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도 써넣었다. 이 편지는 천안독립기념관에 마이크로필름으로만 보관되어 있으며 원본의 행방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서울아리랑페스티벌 김연갑 조직위원과 아리랑연구가들의 노력으로 서울 소재 대학교에 친필편지 원본이 보관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선교사 헐버트 박사는 논문에 앞서 한국에 처음 온 1886년 10월 17일, 미국에 있는 누이동생에게 보낸 편지에 옆집 꼬마들이 부르는 아리랑 가락을 오선보를 직접 그려 옮기고, 가사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도 써넣었다.

이 원본은 1993년 해외 한국학 자료조사 프로젝트를 진행한 팀이 유족으로부터 받아 보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헐버트 선교사가 생전에 쓴 편지 400여통 등이 근대문화유물로 지정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선교사 헐버트 박사는 주시경 선생과 함께 한글 맞춤법, 띄어쓰기, 점찍기 등을 도입했고, 최초의 한글 교과서 ‘사민필지’를 만드는 등 교육사업에도 큰 업적을 남겼다. 도산 안창호 선생 등과 함께 독립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러한 공로로 1949년 별세 당시 국내 최초로 외국인 사회장으로 장례가 치러졌고, 이듬해 건국공로훈장 태극장(독립장)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한글연구와 교육에 심혈을 기울여온 공로로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됐다

윤영달 조직위원장은 “서울아리랑상 첫 수상자로 아리랑을 세계에 알린 선교사 헐버트 박사가 선정되어 기쁘다”며 “앞으로 아리랑 관련 자료의 수집 발굴, 새로운 예술양식 창조를 통한 음악적 가치 확산, 독보적 학술연구 성과 등을 거둔 개인 또는 단체를 대상으로 추천과 심의 과정을 거쳐 수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아리랑상 시상식은 오는 10월 7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KT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열린다.

한편, 서울아리랑페스티벌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로 문화적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받은 ‘아리랑’을 비롯한 한국 대표 문화 콘텐츠로 꾸미는 문화예술축제다. 올해로 3회를 맞는 2015서울아리랑페스티벌은 10월 10~11일 이틀간 광화문광장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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