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 대한 오해 '사울'과 '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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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 대한 오해 '사울'과 '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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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9.0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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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갑종 목사 / 백석대학교 총장

성경에는 두 가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아브람’과 ‘아브라함’, ‘사래’와 ‘사라’, ‘야곱’과 ‘이스라엘’, ‘게바’와 ‘베드로’, ‘사울’과 ‘야곱’ 등의 경우이다. 동일한 사람에 대한 두 가지 이름을 어떻게 이해하여야 하는가? 아브라함, 사라, 이스라엘의 경우 하나님께서 직접 당사자들에게 준 새 이름이다. ‘아브라함’과 ‘사라’는 하나님께서 아브람과 사래로 하여금 여러 민족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되도록 주신 축복의 이름이었다(창 17장). ‘이스라엘’의 경우도 하나님께서 야곱으로부터 이스라엘민족을 세우기 위해 주신 특별한 이름이다.(창 35장). ‘게바’와 ‘베드로’의 경우 특별한 의미는 없다, 전자는 아람어 이름이고, 후자는 헬라어 이름일 뿐이다. ‘사울’과’ ‘바울’의 경우는 어떤가?

적지 않은 사람들이 ‘사울’은 바울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 사용했던 이름이고, ‘바울’은 예수님을 만난 이후 자신을 낮추어 가진 이름으로 생각하고 있다. 즉 사울이 예수님을 만나 이름도 바꾸어 바울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것은 전혀 성경적, 역사적 근거도 없는 오해이다. ‘사울’은 ‘바울’의 유대적 이름이고, ‘바울’은 사울의 로마 이름이다. 오늘날 미국에 사는 교포들의 자녀들은 미국 이름과 한국 이름 두 가지를 가지고 있다. 가정에서는 한국어 이름을 사용하지만, 학교에서는 미국 이름을 사용한다. 마찬가지로 바울은 유대 본토 출신이 아니고, 디아스포라로 불리는 유대 이민자 가정에서 출생했기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로마 이름인 ‘바울’과 유대 이름인 ‘사울’을 가지고 있었다.

사도행전에 보면 바울은 교회의 핍박자로 있을 때만 사울이란 이름을 사용한 것이 아니다. 안디옥교회의 목회자로 있을 때도(행 11:25-27), 예루살렘 교회에 파송 되었을 때도(행 11:30; 12:25), 그리고 제 1차 선교여행을 떠날 때도 ‘사울’로 불렸다(행 13:1-3, 7,9). 그러다가 로마제국 내에서 본격적인 선교활동에 들어가면서 로마 이름인 ‘바울’을 사용하였다(행 13:13, 16). 이처럼 오늘날 교회 안에 전혀 성경적, 역사적 근거가 없는 것들이 공공연하게 사실인 것처럼 사용되고 있는 것들이 있다. 그러므로 어떤 유명한 사람이 말했다고 해서 무조건 따라갈 것이 아니라, 베뢰아 사람들처럼(행 17:11) 항상 성경을 통해서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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