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경호원에서 ‘하나님의 경호원’으로 거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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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경호원에서 ‘하나님의 경호원’으로 거듭나다
  • 이성원 기자
  • 승인 2015.08.25 2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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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기독병원 회장 김규현 장로

국내외 500회 인기 간증 강사의 고백

국내외로 간증집회를 500여회 이상 다니고 있는 충북기독병원 회장 김규현 장로(하남교회)는, 처음부터 이렇게 인기 간증 강사가 될 줄 몰랐다. 우연한 기회에 아는 목사님이 교회에 와서 한번 간증해달라는 부탁해 응했을 뿐인데, 뜻밖의 호응에 그 자신도 놀랐다고 한다. 사실 그럴만한 ‘이야기보따리’가 그에겐 많았다.

10.26이란 역사적 격랑을 넘나들며 박정희 대통령을 비롯한 세 명의 대통령을 경호한 전력에, 4성급 관광호텔 경영자로 잘나가다가 영등포 구치소를 거쳐 충북 괴산의 ‘브라가’ 골짜기까지 떨어졌다. 기적처럼 병원을 세우며 재기한 드라마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여기 풀어놓은 간증 맛보기 몇 개.

▲ 대통령 경호원 출신으로 역사적 현장에서 경험한 체험을 바탕으로 생생한 간증을 통해 많은 교회에 유익을 전하는 김규현 장로는 자신이 섬기는 병원에 더 많은 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자가용 대신에 전철을 다니며 오늘도 전도자의 길을 가고 있다.

청와대 예배당을 처음 세워

“저는 할머니 신앙을 물려받아 반드시 주일성수를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 경호원이다 보니 그럴 수 없을 때가 가장 괴로웠죠. 박정희 대통령은 골프를 좋아했습니다. 육영수 여사 사후에는 더더욱 그랬죠. 어느 주일날 국무위원들과 골프를 치러 가셨는데, 11시가 가까이 오자 여기저기서 교회 종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당장 교회로 달려가고픈 충동에, 가까운 소나무 아래로 뛰어가서 엉거주춤한 자세로 기도를 드렸습니다.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인데, 뒤에서 누가 ‘경호원’하고 부르는 거예요. 돌아보니, 박 대통령이 거기 서계신 겁니다.”

“어디 아픈가?”하고 묻는 박 대통령에게 그는 “기도 드렸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무슨 기도냐”고 재차 묻자 “이 나라와 민족을 축복해주시고 대통령을 오늘도 안전하게 지켜 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곁에 있던 차지철 경호실장에게 물었다. “임자, 우리 청와대에 기도하는 곳이 있나?” “없습니다.” 그날은 그렇게 끝났다. 그 다음 주, 대통령 지시가 경호실에 내려왔다.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강당에서 예배를 드리라는 것. 모두들 깜짝 놀랐다.

“역사적인 날이죠. 청와대에 처음 교회가 세워진 겁니다. 차지철 실장이 기독교인이니까 모두 다 예배 드리러 왔죠. 그런데 그 후 대통령이 바뀌면서 없어졌어요. 그러더니 이 종교, 저 종교가 다 청와대에 들어오게 된 겁니다. 참 섭섭했어요.”

10.26 당시 원래 근무대로라면 그도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대통령 시해 현장에 경호원으로 있었어야 했다. 그러나 그날 박 대통령의 마지막 삽교천 행사를 경호한 후에 근무가 바뀌었다. 그날 거기 있던 경호실 동료들은 거의 사살됐다. 만약 그때 근무가 바뀌지 않고 그가 현장에 있었더라면, “하나님은 나를 살리시기 위해서라도 그 사건이 미수에 그치도록 했을 것”이라고 그는 믿는다.

이렇듯 역사적 현장에서 대통령 경호원으로 일하며 피부로 깨달은 교회 부흥의 원리가 몇가지 있다. 그 첫 번째가 ‘총알받이 신앙’이다. 그의 체험적인 주장은 이렇다. 경호원은 대통령의 총알받이다. 대통령이 해를 입으면 나라 전체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성도들 역시 교회에서 목회자의 총알받이가 되어야 한다. 교회가 부흥하면 반드시 ‘총알’이 날아온다. 사실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더 무섭다. 박 대통령이 누구의 총을 맞았나? 목회자가 ‘총’을 맞았는데 잘되는 교회를 60 평생 한 번도 못봤다. 결국 분열하다가 다 뿔뿔이 흩어지더라.

 

영등포구치소 ‘선교사’된 은혜

경호원들 중에서도 ‘일등 경호원’이 있다. 총도 잘 쏘고, 무술도 잘하고, 용모도 좋고, 사명감도 갖춘 경호원은 훌륭한 경호원이다. 그러나 ‘일등 경호원’은 아니다. 일등 경호원은 대통령이 국정을 잘 감당하도록 마음까지 경호하는 것이다. 이걸 ‘심기경호’라고 한다. 교인도 주일성수, 십일조 잘하면 훌륭한 교인이지만 목회자가 목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마음까지 편안하도록 신경 써야 ‘일등경호원’이 된다는 것이다.

‘평신도가 목회자에게 절대 넘지 말아야 할 선’도 있다. 27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목회자의 설교는 절대로 건들어선 안 된다는 것. 설교는 목회자의 최후의 보루고 자존심이다. 설교 후 남전도회원들이 모여 ‘설교 평가회’를 갖는 교회치고 성장한 교회를 못 봤다. 그는 이렇게 덧붙인다.

“직분자는 허리 역할을 해야 합니다. 제가 김삼환 목사님과 함께 명성교회를 개척했을 때에 우리 안수집사들이 모두 허리 역할을 했습니다. 제가 유도선수입니다. 허리가 약하면 유도 못합니다. 허리치기, 허리 후리기, 매치기, 엎어치기, 이게 다 허리에서 나옵니다. 아무리 목사님이 목회를 잘해도 교인들이 허리로 받쳐주지 못하면 힘듭니다.”

새벽기도회와 십일조 역시 그가 간증 때마다 강조하는 대목이다. “명성교회의 부흥을 통해 새벽기도회의 능력은 더 이상 입증할 필요가 없다”는 그는 “보통 크게 망한 사람은 폐인이 되어버리고 말지만 저는 다시 회복시켜주셨다. 그 비결이 바로 십일조”라고 고백한다.

IMF 때 부도로 몇 백억 짜리 호텔을 날렸다. ‘부정수표단속법’ 위반으로 영등포구치소에서 10개월을 지냈다. 당시 충북 괴산에서 기도원을 하고 있던 아내 이명희 목사와 아이들은 개구리를 팔아 몇 백 원씩 벌어먹고 살았다. 청와대에서 구치소까지 낙상한 수치심 때문에 한동안 힘들었다. 그러나 구치소에서 새로운 소명을 발견했다. 그건 사도 바울의 길이었다.

“제가 그때 영등포구치소에서 예배 인도자였어요. 깡패 오야지, 조폭 두목 등 별별 사람들을 다 전도했습니다. 500명까지 전도해봤어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하나님께서 저를 미워서 여기 보내신 게 아니라 선교사로 보내셨더라고요. 때가 되니까 하나님께서 다시 저를 회복시켜주시더라고요. 그때 깨달았어요. 예수 믿는 사람은 그 당시에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시점에서 반드시 표가 납니다. 똑같이 망하고 실패도 하지만 반드시 회복이 됩니다.”

▲ 충북기독병원

마음과 영혼까지 살리는 병원

처음 충북 괴산에 세웠던 ‘브라가기도원’은 정신과 환자들이 치유된 후 재활을 하며 공동체 생활을 할 수 있는 ‘닛시복지마을’로 발전됐다. 여기서 더 나아가 충북기독병원이 설립됐다. 충북기독병원은 정신질환 문제가 있는 이들을 치유하는 정신과 병원이다. 전국 각처에서 환자들이 몰려오는데, 그 이유가 있다.

“우리 병원은 의사에 목사님까지 계셔서 영혼을 살리는 사역을 합니다. 하루 세 번씩 모든 환자들이 꼭 예배를 드립니다. 또 환자들을 가두지 않아요. 성한 사람도 한 달 갇히면 환자가 됩니다. 이건 고쳐져야 해요. 우리 병원은 다 개방합니다. 성한 사람도 물 좋고 산 좋아 요양하러 오는 이곳에서 환자들이 산책하고, 축구하고, 배구하고 지냅니다. 저희는 환자들에게 환자복도 안 입혀요. 누가 의사인지 환자인지 모를 정도죠. 이러면 사고 난다는 분도 있는데, 20년 동안 한 번도 사고가 없었어요.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는 거죠.”

김 장로는 현재 차가 없다. 그래서 간증을 하러 갈 때마다 가까운 전철역을 물어보면 교회 측에서 당황해 한다. 15년 전쯤이다. 병원을 하다 보니 빈부격차를 여실히 체감할 수 있었다. 가족 중에 정신질환자, 알콜중독자 한 사람 있으면 ‘지옥’이 따로 없다. 그런데 병원에 보낼 돈이 없다.

“그때 생각했어요. 내가 차 한대 굴리면 기사까지 해서 한 달에 4백 만 원이예요. 그거 절약하면 열 가정 대납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러면 그 가정들 천국 되는 거 아닙니까. 그때부터 내 소유를 안 가지겠다고 결심했죠. 내 차, 내 집, 그래서 아직 없어요.”

친구들이 처음엔 비웃었다고 한다. 청와대에서 제미니 자동차부터 탔던 네가 차를 안타면 장을 지진다고. 지금 장 지질 친구들이 많다고 한다. 아직까지 차가 없어서 간증하러 국내외로 못가본데도 없고 무시당한 적도 없다. 오늘도 그는 “하나님이 내게 주신 자가용, 가장 큰 차인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게 너무 감사하다”며 전도자의 길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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