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으로 만나는] 대한민국의 시작은 하나님께 감사해야 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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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으로 만나는] 대한민국의 시작은 하나님께 감사해야 할 것 입니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5.08.19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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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국회 속기록 1호, ‘제헌의회’ 기도문

“이 우주와 만물을 창조하시고 인간의 역사를 선림하시는 하나님이시여, 이 민족을 도라보시고 이 땅에 축복하셔서 감사에 넘치는 오날이 있게 하심을 주님께 저희들은 성심으로 감사하나이다.

오랜 시일 동안 이 민족의 고통과 호소를 들으시사 정의의 칼을 빼서 일제의 폭력을 굽피시사 하나님은 이제 세계만방의 양심을 움지기시고 또한 우리 민족의 염원을 들으심으로 이 기쁜 역사적 환희의 날을 이 시간에 우리에게 오게 하심을 하나님의 선림이 세계만방에 정시(正視)하신 것으로 저희들은 믿나이다.

하나님이시여, 이로부터 남북이 둘로 갈리여진 이 민족이 어려운 고통과 수치를 심원하야 주시고 우리 민족 우리 동포가 손을 같이 잡고 웃으며 노래 부르는 날이 우리 앞에 속히 오기를 기도하나이다. … (중략) … 역사의 첫걸음을 걷는 오날의 우리의 환희와 우리의 감격에 넘치는 이 민족적 기쁨을 다 하나님에게 영광과 감사를 올리나이다. 이 모든 말씀을 주 예수 크리스도 이름을 받드러 기도하나이다. 아멘.”

광복 70주년을 보내며, 다시 떠올리는 기도문이다. 이 기도문은 우리나라 국회 속기록 1호에 등재된 것으로, 1948년 5월 31일 제헌국회를 개회하며 감리교 출신 목사였던 이윤형 의원이 연단에 올라 드렸던 대표기도다.

속기록이다보니 간간히 표기법이 틀리거나 ‘섭리’를 ‘선림’으로 쓰는 등 오기도 볼 수 있지만, 이 기도문은 해방 이후 새롭게 출발하는 대한민국의 안녕을 하나님께 구했다는 점에서 기독교적 의미는 상당하다.

감신대 이덕주 교수는 “헌법을 세우기에 앞서 먼저 지혜를 구했던 이 의원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한 크리스천의 모범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당시 제헌국회 임시의장은 나중에 초대 대통령이 된 이승만 박사가 최연장자 자격으로 맡았다. 이승만 박사는 개회사에서 “대한민국 독립민주국 제1차 회의를 여기서 열게 된 것을 우리가 하나님께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종교 사상 무엇을 가지고 있든지 누구나 오늘을 당해 사람의 힘만으로 된 것이라고 우리는 자랑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에게 기도 드디리 않을 수 없습니다”고 전했다.

이승만 박사가 의원들의 동의 제청을 묻고는 다시 “우리가 다 성심으로 일어서 하나님에게 감사를 드릴 터인데 이윤영 의원 나오셔서 간단한 말씀으로 기도를 올려 주시기를 바랍니다”고 했고, 이 의원은 모든 의원들이 기립한 가운데 이 기도문을 낭독했다.

이렇게 개원한 제헌국회는 같은 해 7월 17일 헌법을 공포했고 곧이어 8월 15일 남한 단독 정부를 수립했다. 북한 공산화로 반쪽이 될 수밖에 없었지만, 헌법 전문에 나온 것처럼 대한민국은 자유 민주주의를 숭모하고, 3.1운동 정신을 계승한 정부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역사의 시작에 기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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