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사역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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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사역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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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8.1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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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모 목사 / 인천 내일을여는집

얼마 전 독일교회와 파트너십 관계로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방문한 적이 있다. 독일의 선진 사회복지 프로그램과의 교류를 통해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에서 좀 더 나은 사회복지 선교를 펼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 중 내게 가장 충격적인 독일 사회상은 다문화에 관한 것이었다. 프랑크푸르트의 다문화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부시장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부시장은 이란 출신의 젊은 여성이었다. 그녀는 18세 때 이란에서 여성과 종교문제로 갖은 억압과 어려움을 겪다가 탈출하여 프랑크푸르트에 정착하게 되었고, 이후 녹색당의 지지를 얻어 부시장으로 당선돼 다문화 정책 전반을 총괄지휘하고 있었다. 그녀는 시민운동 활동가 출신답게 시민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다문화에 대한 인식개선 문제와 실제적인 주민생활의 불편함을 해결해 나가고 있었다.


우리 사회도 이제는 단일민족국가가 아니라 다양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이 함께 살아가는 다문화사회라고 할 수 있다. 학자마다 주장하는 바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외국인들이 그 사회의 10% 이상이 될 때 다문화사회라고 말할 수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외국인의 수가 늘기 시작하면서 최근에 와서는 무려 외국인 주민이 175만명에 이르게 되었다. 충복도민이 157만명 정도 되니 충북도민보다는 많고, 이제는 전북도민 187만명 거의 육박하고 있다. 우리의 자녀들과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매일 일상같이 만나는 그들의 자녀들만도 20만명이 넘는다. 전국 시군구 인구대비 외국인 비율이 10%가 넘는 곳은 서울 영등포구, 금천구, 구로구, 중구, 경기 안산시, 시흥시, 포천시, 전남 영암군, 충북 음성군, 진천시이다. 그 분포도 점차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인구수는 10년 전과 비교해 볼 때 무려 3배나 될 정도로 급상승하고 있다. 이런 추세로 본다면 곧 몇 년 안에 외국인 주민이 200만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다문화 사회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교회 역시 다문화 가족에 대한 선교정책은 한낮 특수목회를 하는 교회나 일부 목회자의 사명에 따른 사역에 불과한 것쯤으로 취급한다. 그러나 주민 수 대비 10%가 넘는다는 것은 더 이상 전국의 모든 교회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단계까지 왔다는 것을 뜻한다. 


더 심각한 것은 학교 교과서를 통해 단일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교육받아온 많은 국민들이 아시아계나 아프리카 출신 외국인을 대하는 태도가 병적인 공포로 나타나고 있다. 특별히 우리 사회의 다문화 양상은 노동력의 문제나 결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부분이 크기 때문에, 이런 영향으로 외국인에 대한 경멸과 갈등의 모습도 보이고 있다. 교인들까지도 가치관의 혼란 속에 다문화 가정에 대한 반감이나 경계가 교회 안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그 결과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학교에서 일탈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이 학생들의 진학률에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의 학업 중단율이 초등학교에서는 3.3%에 불과하지만, 사춘기를 접하는 중학교 때부터는 무려 35.5%로 급격하게 증가된 상태로 나타나고, 고등학교는 48.1%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한국교회가 더 이상 다문화 사회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교단 차원에서 목회자 교육에 필수주제로 삼아야 한다. 우리는 시급하게 각 노회마다 시군구의 도움을 받아 다문화 인구가 읍면동에 얼마나 분포하고 있는지, 어느 나라 출신의 다문화 인구가 어느 정도로 분포하고 있는지 등 다문화 사회에 대한 다각적인 준비를 함으로써, 새로운 사회에 대한 선교적 비전을 준비해야 한다.  이준모 목사 인천내일을여는집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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