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씻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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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씻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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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8.0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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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호 목사 (춘천동부교회)

비누로 깨끗이 손을 씻은 후 깔끔해 보이는 우리의 손, 하지만 1시간만 지나도 우리 손에는 4,000여 마리의 세균이 생겨납니다. 그리고 2시간이 지나면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20만 마리 이상이 됩니다. 그러니 손만 잘 씻어도 질병의 70%를 줄일 수 있다는 말이 빈말은 아닙니다.


2천여 년 전에도 손 씻는 것을 매우 중히 여기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입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원칙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른손을 먼저 씻고 왼손을 씻는다. 물이 손 전체, 손목에까지 닿도록 손가락을 모두 펴야 한다. 양손을 씻은 후에는 양손을 비빈다. 그리고 두 손을 뻔쩍 치켜든다.” 그런데 만일 여행 중인 사람이 씻을 물이 없을 경우, 진행방향 6.5킬로미터, 지나온 방향 1.6킬로미터 이내에서 물을 구할 수 있다면 손을 씻기 위해서 그곳까지 가야했습니다. 그러나 이 구간에서 물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면 천으로 손을 싸거나 장갑을 껴야지만 음식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이들이 왜 이렇게 손을 씻는 것에 집착하게 되었을까요? 그 본래의 의미는 ‘청결’이 아니라 ‘정결’이었습니다. 제사장들이 성소에 들어갈 때 물두멍에 손을 담그고 씻는 것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부정’하면 성전에 들어갈 수 없으니 손을 씻는 절차를 통해서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정결하게 가다듬는 것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서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부정’을 살피기보다 눈에 보이는 현상들, 즉 손을 어떻게 씻느냐와 같은 외적인 것에 더 관심을 두었습니다.


우리들의 신앙의 자리에도 종종 외적인 것에 지나치게 의존할 때가 있습니다. 새벽기도를 열심히 참석하면, 봉사를 많이 하면 그 사람의 신앙은 물론이거니와 인품 역시도 좋을 것이라 평가합니다.


간증만 했다하면 사람들의 눈물 콧물 쏙 빼놓던 성도가 여러 성도 분들과 돈 거래를 하더니 하루아침에 자취를 감춰버리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많은 이들이 예배에 열심히 참석하는 그의 모습과 간증을 들으며 그를 신뢰했지만 실상은 신뢰할만한 사람이 못되었던 것입니다.


또는 새로 모임에 들어온 성도가 무엇을 제안하면 오랜 시간 자신의 방식에만 익숙한 분들의 판단으로 새로 온 성도의 제안이 묵살당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신앙생활을 오래 한 사람일수록 조심해야 할 것이 바로 이런 부분입니다. 자기만의 경험과 전통에 기댄 평가 기준이 그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사람의 전통과 경험에 기댄 판단은 결코 평가의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 기준은 언제나 하나님이어야 합니다.


이사야가 살았던 시대의 예배 형태는 완벽했습니다. 겉보기에는 흠잡을 데 없는 최고의 예배였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최고의 예배를 드리는 것 같았지만 속으로는 가나안의 신앙을 받아들이고 금송아지를 섬기고 있었습니다. 입술로만 하나님을 공경할 뿐 마음은 하나님과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사람의 눈에는 안 보일지 몰라도 하나님은 아십니다.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전통을 따라 그들의 손을 절차대로 정확히 씻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겉에 보이는 손은 씻었을지 모르나 속에 보이지 않는 마음까지 씻지는 못했습니다. 이런 그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가 교훈삼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청결보다는 정결입니다. 손 씻기보다는 마음 씻기입니다.


지금껏 하나님의 기준이 아니라 저마다의 전통에 기대어 자신만의 기준으로 살아왔다면 이제는 주님의 마음으로 살아갑시다. 우리의 더러운 마음을 씻고 정결한 마음으로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며 기도하고 봉사합시다. 이것이 마음을 씻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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